혹한에도 그들이 있기에… “서울의 안보, 오늘도 맑음”
- KBS 인기 기상 캐스터 3인,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을 가다
2017년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 ‘좌충우돌 병영체험’이 앞으로 매월 국방일보 지면을 통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군인이 아닌 다양한 직군의 사람이 군부대를 찾아가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한다. 대중에게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군대 생활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동시에 강한 훈련으로 조국을 지키는 늠름한 우리 군 장병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병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한편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한다. 군과 사회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이 코너의 기획 의도다. 첫 회의 문은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전달력으로 장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기상 캐스터 3인방이 열었다.
1. 도전
KBS 간판 기상 캐스터 헌병단 훈련에 도전하다
대부분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날씨를 확인한다. 군대의 아침 역시 다르지 않다. 군대에서 날씨는 작전·훈련 등을 계획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날씨 정보를 전해주는 기상 캐스터가 국민, 그리고 우리 장병들과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KBS 간판 기상 캐스터 장주희·김지효·강아랑은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며 장병들은 물론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이 지난 10일 수도방위사령부(이하 수방사) 헌병단을 찾아 장병들을 응원하는 한편 특임대 훈련을 직접 체험하며 헌병단 고유의 임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방사 헌병단의 즉각 출동 훈련에 일일 특임대원으로 참가한 KBS 기상 캐스터들이 기동대 MC 뒷좌석에 탑승해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2. 설렘
설렘 안고 수방사로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이날 오전 11시. 기상 캐스터 3인은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수방사로 향했다. 새벽 방송을 마친 뒤라 피로가 쌓였을 법도 한데 미지의 세계인 군부대를 방문한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푼 모습이었다.
“우와~ 서울에 이렇게 큰 군부대가 있는지 몰랐어요.” “우리 오늘 진짜 총도 쏘나요?” 이들은 군과 관련된 모든 것이 다 신기해 보였는지 동행한 기자에게 끊임없이 질문 세례를 퍼부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화기애애했던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출입문을 막아선 헌병 대원의 삼엄한 신분 확인 절차가 이어졌기 때문.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군부대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실감한 이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3. 변신
액션 영화 주인공처럼
“먼저 여기 준비된 복장을 하고 훈련에 참가해 주세요.” 출입 절차를 마치고 안내 장교를 따라 수방사 헌병단 안으로 들어온 이들을 특임대장 주호진 대위가 맞았다. 이들이 주 대위로부터 받은 복장은 특임대원이 착용하는 흑복. 상·하의와 헬멧, 작전조끼, 장갑에 이르기까지 온통 검은색이었다. 흑복을 처음 본 캐스터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때요?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특수요원 같나요?” 특임대원 복장을 갖추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검정 명찰을 오른쪽 가슴에 부착한 장주희 캐스터가 손으로 사격 자세를 취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날 이들이 체험할 훈련은 즉각 출동 훈련과 권총 사격 훈련.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주 대위는 훈련 진행 절차를 설명하고 이론과 장비 교육을 진행했다. 주 대위는 교육을 통해 ‘안전’을 강조하는 한편 비록 일일체험이지만 실제 임무를 수행한다는 각오로 진지하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4. 출동
기동대와 호흡 맞춘 즉각 출동 훈련
할리 데이비드슨의 우렁찬 엔진 소리가 훈련장에 울려 퍼졌다. 캐스터들과 훈련을 함께할 기동대원들이 모터사이클(MC)을 운행해보며 사전 점검을 하는 것이었다. 특임대는 일반적으로 상황이 발생하면 버스에 탑승해 현장으로 출동하지만 복잡한 서울 도심의 교통환경을 고려해 기동대 MC에 탑승해 출동하기도 한다. 이날 캐스터들의 즉각 출동 훈련은 기동대와 함께 진행됐다.
“상황 발생! 현 시각 ○○건물에서 실탄을 소지하고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테러범 3명 발생, 특별경호중대 출동!”
드디어 가상의 훈련 상황이 부여됐다. 기동대 MC 승무원들은 무게 380㎏에 달하는 MC를 신속하게 끌며 출동 준비를 마쳤다. 특임대 역할을 맡은 캐스터들도 미리 익힌 훈련 시나리오를 떠올리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장비를 갖춘 캐스터들이 MC 뒷좌석에 탑승한 것을 확인한 승무원은 오른손으로 액셀러레이터를 잡아당겼다. MC는 최대출력 85마력을 자랑하며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고속주행을 하다가도 좁은 도로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등 안정감 있는 주행을 선보였다. 특히 코너링이 부드러웠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뒷좌석에 탑승한 캐스터들의 양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그녀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훈련에 집중했다. 작전지역에 도착 후 은밀한 기동으로 목표지점에 접근한 뒤 경찰과 협조해 테러범을 제압하는 것으로 즉각 출동 훈련은 마무리됐다.
캐스터들은 MC의 빠른 속도와 MC 승무원의 능숙한 운전 솜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대단해요. 서로 말을 하지 않고도 호흡이 척척 맞는 걸 보면서 승무원분들이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해오셨는지 알 수 있었어요.” 강아랑 캐스터의 말이다.
기동대 MC 승무원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선발한다. 선발된 이후에도 5주에 걸쳐 진행되는 체계적인 헌병단 자체 양성과정을 모두 통과해야만 비로소 MC를 운행할 수 있다. 헌병단 기동대는 VIP 이동 시 기동경호를 수행하며 각종 의전 행사의 이동 경계를 담당한다. 또 매년 수학능력시험 때 수험생 수송 지원을 하고 있으며 국군의 날, 서울페스티벌 등 주요 행사에 참여해 퍼레이드를 한다.
5. 사격
백발백중 목표, 권총 사격
출동 훈련을 마친 캐스터들은 사격장으로 자리를 옮겨 권총 사격 훈련을 체험했다. 이날 훈련은 38구경 권총을 이용한 고무탄 사격으로 진행됐다. 비록 살상용 무기는 아니지만 고무탄 총 역시 경호작전에 사용되는 실전무기인 만큼 훈련은 안전에 중점을 두었다.
특임대원들에게 사격술 일대일 집중 과외(?)를 받은 캐스터들이 사로에 들어가 나란히 섰다. 실린더를 개방하고 고무탄을 넣는 것은 대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양손으로 권총을 잡고 표적지를 겨눈 뒤 엄지손가락으로 노리쇠를 뒤로 당겨 장전(칵킹·cocking)해 격발 대기 상태로 만들었다.
“탕! 탕! 탕!” 잠시 뒤 특임대장의 지시에 따라 사격이 이뤄졌다. 예상보다 심한 반동에 놀란 것도 잠시, 처음으로 사격했다는 사실에 이들의 얼굴은 금세 뿌듯함으로 가득 찼다. “생각보다 총이 무겁고 반동이 심해 무서웠어요. 헌병단 특임대원들의 사격 명중률은 99%에 달한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김지효 캐스터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단 하루로 캐스터들이 수방사 헌병단 특임대 체험을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훈련으로 비상 상황을 대비하는 장병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그녀들은 체험 소감을 통해 장병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3인3색 소감>
“군인 여러분께 관심과 애정을”
-KBS 장주희 캐스터-
장주희 KBS 기상 캐스터
“추운 날씨에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수방사 헌병단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가 마음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건 모두 헌병단 장병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인들이 사회적으로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오늘부터 제 주위 사람들이 군인 여러분께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설 생각입니다.(웃음) 언제나 헌병단 장병들을 응원할게요.”
“누나 생각하면서 힘내세요”
-KBS 강아랑 캐스터-
강아랑 KBS 기상 캐스터
“오늘 훈련 체험을 하면서 군 복무 중인 남동생(육군2군단 512방공대 발칸운용병)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된 훈련을 받고 있을 동생 생각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대한민국의 당당한 남자답게 잘 해내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강종진 상병! 누나가 꼭 면회 갈게. 아프지 말고 누나 생각하면서 힘내렴. 파이팅!”
“추운 소식 전할 땐 가장 먼저 생각날 것”
-KBS 김지효 캐스터-
김지효 KBS 기상 캐스터
“앞으로 추운 날씨 소식을 전하게 될 때면 수방사 헌병단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아요. 단 하루의 체험이었지만 너무 춥고 힘들었거든요. 그만큼 헌병단 대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커졌습니다. 추위 속에서도 끄떡도 하지 않고 훈련하시는 모습을 보니 든든했고요. 이제 곧 혹한기 훈련을 한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힘들까 벌써 걱정됩니다. 건강 유의해서 훈련 잘 마치시길 바랄게요. 항상 고맙습니다.”
기사 : 국방일보 안승회 기자
사진 : 국방일보 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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