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폭파, 폭파!… 꽝!”
2일 오후 3시, 엄청난 폭발음이 경기도 포천시 국방과학연구소 다락대 시험장에 울려 퍼졌다.
육군중앙수사단이 폭발물 현장감식 전문화를 위해 마련한 군경합동 폭발실험 중 승용차 폭탄 테러를 가정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었다.
폭발음과 함께 순간적으로 30여m 높이의 불기둥이 솟아올랐고 뒤이어 시커먼 연기가 피어났다.
연기가 걷힌 자리엔 원래 있었던 승용차 한 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있었다. 이 승용차의 파편은 폭발지점을 중심으로 사방 200여m 이상 날아가며 넓은 지역으로 흩어졌다.
폭발 직후 육군중앙수사단과 경찰로 구성된 군경합동 현장감식 요원들이 현장에 투입됐다. ‘폭발 후 현장조사팀(PBI: Post Blast Investigation)’이라고 불리는, 하얀색 부직포로 된 감식복과 마스크를 쓴 군경합동 현장감식 요원들은 3명씩 조를 이뤄 현장감식에 들어갔다.
우선 통로 개척팀이 조심스럽게 폭발원점까지 접근하는 통로를 만들자 군 폭발물 처리반(EOD) 요원과 군경합동 PBI 요원들이 현장에 들어가 감식작업을 펼쳤다.
군경합동 PBI 요원들은 팀별로 정해진 구역을 따라 꼼꼼하게 현장을 확인하며 증거물들을 수집해 나갔다.
폭파장치의 부속이나 테러용의자가 남긴 지문과 DNA 등 주로 폭발 원인과 용의자 관련 증거들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발견된 증거물들은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 투명한 플라스틱 컵으로 덮어 놓았다.
현장에 있던 육군중앙수사단 5지구 수사대장 최정환 소령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장감식 요원들에게 실제 폭발현장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시간 이상 계속된 PBI 요원들의 현장감식 활동이 마무리되자 3차원 입체 스캐너로 현장을 촬영한 후 발견한 증거물들을 모아 종류별로 분류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은 종료됐다.
육군중앙수사단은 폭발물질 이용 테러 사건 발생 시 긴급대응을 위한 PBI를 우리나라 최초로 구성하고 폭발물질 확인 및 재구성 등 폭발물 현장감식 능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이번 실험을 마련했다. 국내에서 실제 폭발실험과 연계한 현장감식 훈련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군과 국방부, 경찰, 대통령 경호실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실험은 테러방지법 제정 등 국내 대테러 활동 관련 수사환경 변화에 따른 폭발물 감식분야 전문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육군중앙수사단이 준비했다. 차량 3대 등을 폭파하며 진행된 이번 실험에서는 폭발 후 고열에 노출된 지문과 DNA 검출 여부를 확인하고 폭발물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는 등 실질적인 폭발물 현장감식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육군중앙수사단은 폭발물 현장감식 요원들이 실제 폭발현장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감식기법을 모색한 것은 물론 경찰·대통령 경호실 등 유관기관과의 관련 정보교류, 협업관계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번 실험 결과를 군 단독 PBI 운영방안 수립이나 대테러 및 폭발물 감식기법 매뉴얼 작성 등 앞으로 군 내 폭발물 현장감식 능력 강화를 위한 로드맵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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