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조종사 김정한 대위에게 들어본
레드플래그 훈련
- 10시간 논스톱 비행 시 음식물을 섭취하는지?
“비행 중에는 먹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제 비행 전 마지막 식사는 최대한 포만감 있게 많이 먹는다. 최소 비행 두 시간 전에는 식사를 해야 비행에 지장이 없어 위에 부담이 안 가는 음식을 먹는다. 수분이 많이 없고 열량을 낼 수 있으며 부피가 적은 것들로 준비해 먹는다. 소변 횟수 등을 체크해 최대한 수분이 없으면서 개인 기호에 맞는 음식을 골라 실제 비행 시 섭취한다.”
- 산소마스크를 쓰는데 어떻게 먹나?
“잠시 산소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비행 중에는 급유를 받으며 와야 하므로 먹을 시간이 많이 없다. 급유를 하는 순간도 집중을 요구하지만 급유를 받기 위해서는 다른 전투기들과 계속 일정한 대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잠시라도 쉴 수 없다. 특히 한국에서 알래스카로 갈 때처럼 계속 야간 비행을 할 때에는 대형 유지가 어려워 정말 힘들다. 그래서 실제로 음식물을 먹을 시간이 많지는 않다.”
레드 플레그 알래스카 17-1 훈련중, 출격전 택싱 준비를 위해 두 정비병과 F-15K. 사진출처 : 美 DMA
- 논스톱 10시간 비행 시간 내내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평소에도 2시간 정도 임무를 하기 때문에 초반 3시간은 집중이 잘된다. 3시간이 지나는 순간과 7시간 이후가 가장 힘들다. 중간에 너무 힘들면 후방석 조종사와 5~10분간 조종간을 교대하고 잠시 눈 운동을 하거나 목을 움직이며 긴장을 푼다. 또 간식을 먹거나 수분을 섭취하며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잠을 자지는 않는다.”
- 개인적으로 10시간 비행 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사실 시차 적응은 며칠이면 되는데 장시간 비행과 공중급유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공중급유 시 날씨가 좋지 않으면 비행이 어렵다. 급유는 몇 시간 동안 대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또한 이런 장시간 비행은 무조건 한 번만 이착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나 급유기 중 한 대만 결함이 생기거나 기타 문제가 생겨도 중간 기착지에 내려야 하므로 비행 구간마다 해당 기지를 계속 염두에 두고 비행하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 중 하나다.”
- 생리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소변은 피들백이라는 도구를 챙긴다. 좌석이 좁아도 조종복 앞에 달린 지퍼가 위아래로 모두 움직여 옷을 벗지 않아도 소변은 해결할 수 있다. 비닐 주머니 안에 분말이 들어 있는데 소변이 들어가면 이게 굳는다. 대변은 해결할 수 없으므로 급할 땐 지사제 일종의 약을 복용한다. 효과가 강력해서 24시간 정도 배변 욕구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훈련에선 사용하지 않았다.”
- 10시간이라는 장시간 비행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만큼 우리 전투기의 행동반경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작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이는 필요시 더 멀리까지 우리 F-15K가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어디든 출격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 그 밖에 이번 RF-A 훈련을 위해 별도로 준비한 것이 있는지?
“비행과 직접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동일한 이착륙 시간 및 급유 횟수를 적용해서 장시간 체공훈련을 했고 그 전에는 시뮬레이터로 동일한 환경하에 장시간 체공훈련을 했다. 출발 전 일주일 정도는 개인적으로 페리 시간에 맞춰 취침과 기상을 잘하기 위해 숙면을 위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다.”
우리 실력 객관적 평가 미국 조종사들도 극찬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은 다국적 훈련이다. 따라서 우리 조종사들의 전투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 대위는 이번 훈련에서 우리 조종사들의 우수성을 직접 보고 느끼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김 대위는 미 조종사들의 평가를 전하며 “비행 준비단계부터 상당히 체계적이란 평가를 들었고 우리의 시스템을 부럽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보통 미국 측 조종사는 임무를 계획할 때 미션커맨더(총괄 임무편대장)가 있고 그 아래 패키지커맨더(각 임무를 담당하는 리더)가 세부 임무를 계획하는데 보통 1명씩이 수행한다. 하지만 우리 한국 조종사들은 패키지커맨더 예하의 세부임무를 참가 조종사들이 나눠서 더 자세히 분석하고 임무를 준비하고 각자 연구한 내용을 다시 공유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더 원만하게 작전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고 성과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훈련 성과와 관련해선 “국내와는 확연히 다른 기상여건 속에서도 우리 조종사들은 그 어떤 참가전력보다 뛰어난 임무수행능력을 발휘하며, 유사시 연합전력으로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실전적 공중전투 기량을 연마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이어 “특히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하는 실사격 훈련에서 항공기와 건물을 비롯한 주요 표적이 입체적으로 설치돼 있어 임무 조종사들의 작전수행능력을 한 단계 높이는 효과적인 훈련이 실시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국방일보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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