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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박근혜 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성과


 

북핵외교 - ‘대북압박’ 미·중·일 공조 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6박8일간의 해외 순방 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한다. 박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한국·멕시코 정상회담’과 ‘양국 비즈니스 포럼’을 마지막으로 짧았던 여정을 마무리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올해 첫 해외 순방이자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번 순방은 쏠리는 관심만큼 성과도 많았다.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동안 미·일·중 정상들과의 연쇄 정상회담과 ‘핵안보정상회의’를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또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나가 기업들의 대외영역 확대를 지원했다.

비록 기간은 짧았지만 박 대통령은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정상외교’의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아베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한반도비핵화

표면상 이번 방미의 주요 목적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의 실질적 목적을 단순히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에 국한하지 않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안보가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북의 핵 야욕을 꺾기 위한 국제공조 강화의 기회로 활용했다.

미·일·중 정상들과 연쇄적 회담

이런 측면에서 핵안보정상회의 전날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가들의 지도자들과 연쇄적으로 가졌던 양자 및 3자 회담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박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시작으로 이후 한·미·일 3자 회담, 아베 총리 및 시진핑 주석과의 한·일, 한·중 정상회담을 별도로 갖고 북핵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대통령께서 하루 만에 미·일·중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적인 양자 및 3자 협의를 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는 한반도는 물론, 지역 및 세계적 무대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한 주요국들의 관심과 기대, 그리고 그간 우리와 주요국들과의 양자 관계 발전의 견실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 대한 방위공약 의지 재확인

그만큼 성과도 확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확고한 대한 방위공약과 안보리 대북결의의 철저한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한·미·일 3국 정상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바탕으로 하는 강력한 대북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서)한국과 미국, 일본이 굳건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상 차원에서 안보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북핵 대응 오해 풀어

특히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북핵 대응에 다소 엇박자를 내는 듯하던 중국과의 오해를 풀고 한·중 간의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주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소장은 “한국과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우호 관계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에 상당한 메시지를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부원장도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도 뼈있는 말을 하며 원칙을 밝힌 듯한데 이는 끌려다니는 외교에서 끌고 가는 외교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박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주요한 무대가 됐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전날 열린 ‘정상 업무 만찬’을 적극 활용하여 각국 정상들에게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의 중요성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올해 초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우려에도 4번째 핵실험을 감행했고 오직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위해 핵 비확산, 핵 안보, 원자력 안전에 관한 모든 국제 규범을 무시하면서 20년 넘게 무기급 핵물질 생산과 축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핵무기 없는 세상은 한반도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저의 생각은 확고하며 북한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 핵 안보 증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강조함으로써 대북 제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세일즈외교 - 한-멕시코 FTA 불씨 살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 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시장 확대

  

이번 순방외교로 얻은 경제적 효과도 크다. 박 대통령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하며 ‘경제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이번 순방에 동행한 140여 명의 경제사절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FTA 실무협의체 개최에 합의

이 같은 노력으로 한국과 멕시코는 올해 안으로 양국 간 FTA 실무협의체 개최에 합의하는 쾌거를 이뤘다. 멕시코는 2008년 FTA 협상 중단 이후 주요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양자 및 다자 FTA 논의가 없는 국가로 남아 있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열게 됐다. 더불어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참여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34건 MOU 체결…사상 최대 경제 협력 구축

멕시코와의 직접적 교역 확대도 이번 정상외교로 얻은 성과다.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계기로 멕시코와 경제부문 총 34건의 MOU를 체결함으로써 양국 간에 사상 최대의 경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17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교통, 수자원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도록 추진하게 된 것은 물론 보건의료, 에너지 신산업, 문화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 지평을 확대했다”면서 “멕시코는 우리에게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북미시장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중남미 최고의 교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와 중남미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순방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이 멕시코시티에서 일대 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한 결과, 양국 합계 우리 기업 119개사, 바이어 289개사가 참가해 790건 상담을 통해 총 50건 약 2930억 원의 실질 성과를 창출했다.

경제사절단, 미국 LA에서 1억6800만 달러 성과

정상외교의 경제효과는 멕시코 방문에 앞선 지난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확실하게 나타났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은 LA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열린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약 1935억 원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상담회에는 우리 기업 58개사와 바이어 108개사가 참여해 소비재, 기계 및 자동차 부품 등 분야에서 총 324건 상담을 진행했고 그 결과 17건, 총 1억6800만 달러의 실질적인 성과를 얻었다.

상담회에 참가한 중소·중견기업 56개사는 이번 순방을 통해 해외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과 크라우드펀딩으로 성장한 친환경 해양바이오기업도 포함돼 그 의미를 더했다. 업종도 소비재를 중심으로 자동차부품, 기계장비, 신재생에너지, ICT, 보건의료 등으로 다양했다.

 

원격의료·제약 수출 물꼬... 멕시코 보건시장 공략 초석

 

이번 멕시코 방문에서 얻은 보건복지 분야의 성과도 눈부시다. 이번 방문 기간 중 멕시코 정부와 맺은 34건의 MOU에는 제약·의료 등 보건분야 협력 약정 및 양해각서 8건이 포함됐다.

한국과 멕시코 보건부는 원격의료, 병원정보시스템, 건강정보 교류 등 e-헬스(e-Health)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확대하자는 내용의 협력 약정(CA)을 체결했다.

복지부는 e-Health 분야 관리·운영·실행 관련 교육, 경험 공유 등을 통해 멕시코의 원격의료 시장에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병원·기업이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과 멕시코의 의료기관 및 보건청 간 원격의료 협력 약정도 3건 체결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 종합병원, 멕시코 국립의료원, 케레타로 주립종합병원 등 13개 병원 및 보건소에서 이뤄지는 원격의료 사업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민간 분야에서는 한국과 멕시코 제약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3자 간 MOU,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과 멕시코 의료기기 제삼자 인증기관 간 MOU도 이뤄졌다.

또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 분야 MOU를 통해 멕시코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제약사는 GMP 현지 실사를 5년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