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경은 전차나 장갑차 등 전투차량에 탑재돼 전방을 관측하고 목표물을 탐지·추적해 궁극적으로 운용자가 사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광학장치다.
 표적에 대한 각종 정보와 안정된 조준선(LOS: line-of-sight)을 제공하는 등 전차나 장갑차의 눈 역할을 한다.
조준경은 전차장이 사용하는 전차장조준경(CPS: Commander’s Panoramic Sight)과 포수가 사용하는 포수조준경(GPS: Gunner’s Primary Sight)이 있다.
 두 조준경의 기능은 유사하지만, 운용자의 용도에 따라 특정 기능을 강화해 개발된다.
조준경의 구성품은 안정된 조준선을 제공하는 안정화장치, 주·야간 전방을 관측하는 주간광학장치와 열상장치, 표적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레이저거리측정기로 구성된다.
M47이나 M48 전차와 같은 1~2세대 전차에서는 단순한 망원경이나 광학식 거리측정기 정도만 갖춘 형태였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 M1 전차나 K1 전차와 같은 3세대 전차가 개발되면서 이같이 다양한 센서로 구성된 복합 다기능 조준경으로 발전했다.

 

▲한국형포수조준경   ▶국방과학연구소가 국내 독자개발한한국형 포수조준경(원안)을 장착한 K1A1전차가 기동하고 있다.

  ●개발 배경
 국내에서 복합 다기능 조준경을 처음 접한 것은 1980년대 K1 전차가 개발되면서다.
K1 전차 포수조준경은 미국 휴즈(현 레이시언)의 모델을 채택했고 전차장조준경은 프랑스 SFIM(현 SAGEM)의 제품을 채택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K1 전차 시험을 끝내고 한국에서 전차생산이 시작될 당시, 초도생산 단계에서는 현대정공(현 현대로템)이 해외의 전문업체로부터 조준경을 비롯한 부시스템들을 직접 납품받아 전차를 조립 생산했다.
 이어 1단계 국산화 생산이 시작될 때부터는 국내 방산업체들이 해외 전문업체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생산을 시작했다.
 1단계 양산을 시작하면서 포수조준경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구성품은 처음 채택된 해외 전문업체의 부시스템을 그대로 기술도입해 생산했다.
 포수조준경이 제외된 것은 국내 생산을 위한 가격 협상에서 최초 채택된 휴즈가 가격을 2배 이상 올렸기 때문이다.
 결국 TI(현 레이시언)의 포수조준경 GPTTS(Gunner’s Primary Tank Thermal Sight)로 바꿔 기술도입생산을 하게 됐다.
하지만 1987년 1단계 국산화 제품의 납품 시점에 TI의 조준경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레이저거리측정이 되지 않는 등 도저히 전차에 장착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GPTTS의 납품이 중단되고 문제점 해결 작업이 진행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국방부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했고 1년여의 노력 끝에 1991년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ADD는 미국의 포수조준경 기술을 파악할 수 있었고 독자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1992년 K1 전차의 부시스템 중 최초로 포수조준경에 대한 국내 독자개발이 시작됐고 1996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이렇게 개발된 포수조준경은 K1A1 전차에 장착해 사용하고 있다.
전차 포수조준경이 국내에서 개발됨에 따라 포수조준경과 기술적으로 유사한 전차장조준경과 탄도계산기 등 대부분의 사격통제장치들이 국내에서 개발돼 K1A1 전차에 탑재 운용되고 있다.
또 K1A1 전차 조준경 기술을 바탕으로 이후 개발된 K2 전차와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의 모든 조준경은 국내 개발됐다.
 
 ●CO₂레이저 vs Raman-Shifted 레이저
 조준경 개발 중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레이저거리측정기 방식이었다. 당시 세계적으로 전차에 사용하는 레이저거리측정기는 두 가지 유형이 있었다. Nd-YAG 레이저와 CO₂레이저인데 Nd-YAG 레이저는 당시 미국의 모든 M1계열 전차에 장착돼 있었다.
 이 레이저의 단점은 레이저가 눈에 맞으면 실명되는 등 눈에 해로운 것이었고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개발된 것이 CO₂레이저였다.
 그러나 CO₂레이저는 부품이 많고 무거우며 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었다.
 ADD는 눈에 안전하고 간단하며 가격이 저렴한 Raman-Shifted 레이저를 개발하기로 했다.
당시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고 있었지만, 전차용으로 사용된 경우가 없었기에 군은 CO₂레이저를 선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ADD 개발자들은 기술적으로 세계적인 흐름은 Raman-Shifted 레이저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성능 좋고 간단하고 가볍고 저렴한 장비 개발을 추진했다.
 개발이 끝나가던 1995년 유럽에서 전차에 Raman-Shifted 레이저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뒤 이어 미국도 같은 정책이 결정됐다.
 이를 근거로 군과 국방부의 정책결정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고 군 운용시험을 위한 예산도 획득할 수 있었다.
개발자의 혜안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개발 효과
 한국형전차포수조준경 개발의 가장 큰 효과는 도입품이나 기술도입품에 비해 가격을 60% 이하로 절감하게 된 것이다. KIA1 전차에 장착해 막대한 국고 절약 효과를 가져온 것은 물론 국산화를 통해 이후 군의 운용 및 정비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됐다.
 특히 K1 전차 CO₂레이저 거리측정기가 부품이 단종돼 정비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비교하면 국내 개발의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또 국산화 성공은 전차장조준경 및 탄도계산기의 국산화로 이어졌고 이후에 개발된 K2 전차 및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모든 전자장비를 국산화하는 시발점이 됐다.
 이외에도 이후 국내에서 개발된 수리온 헬기의 임무탑재장비를 국산화하는 등 지상 장비는 물론이고 항공기의 전자장비도 국산화하는 초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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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Trackback 0 :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