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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육상무기

[이세환 기자의 밀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⑦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친해지기]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⑦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④편 '베트남전과 특수부대의 총기(2)' 읽

http://demaclub.tistory.com/2456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⑤편 1970년대 이후의 특수부대 총기(1):'새로운 위협,테러' 읽기

http://demaclub.tistory.com/2460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⑥편 1970년대 이후의 특수부대 총기(2):'MP5, 테러리스트의 피를 먹고 자라다.'읽기

http://demaclub.tistory.com/2468

 

 

 

1990년대까지 특수부대 총기 : MP5, 시장을 평정하다.

 

 

뮌헨과 런던에서의 대 성공은 단숨에 MP5를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물론 터키나 파키스탄 등 제3세계 국가의 특수부대 및 경찰들도 MP5를 앞 다투어 채용했다. MP5는 이제 대테러 특수부대의 표준 제식 장비가 되었다. H&K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MP5 바리에이션(변형모델)을 내놓으면서 특수부대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 시켰다.

 

다양한 종류의 MP5 시리즈들. 이 사진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MP5 변형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MP5를 쥐어보면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 무엇인가가 있다. 일단 내 몸의 한 부분인 것 마냥 딱 붙는다. 조준도 이보다 더 편할 수는 없으며, 그립의 각도에서부터 장전손잡이의 위치, 전체적으로 가벼운 무게까지 인체공학적인 배려가 매우 돋보이는 디자인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총기 반동 역시 예상대로 조금만 숙달되면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다.
아무튼 MP5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대 테러부대의 SMG는 CBF(Closed Bolt Firing)방식이라는 공식이 성립 되었고 몇몇 총기메이커에서도 CBF방식의 SMG로 MP5에 도전장을 냈다. 미국 COLT사의 M635, 오스트리아 Steyr의 9Para와 TMP(TMP는 현재 스위스 B&T사에 판권이 넘어간 상태), 심지어 우리나라도 K7이라는 특수부대 전용 소음 SMG를 MP5의 대항마로 내놓았다. 하지만 결국 이들 역시 MP5의 아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단지 자국의 특수부대에 소수가 채용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COLT사의 M635. M16을 9mm SMG로 바꾼 설계이다.

미국시장에서 M16에 익숙한 특수부대 요원들의 대량채용을 기대했으나 현재는 미국 마약단속구(DEA)만이 사용하고 있다.

 

역시 기존의 AUG 소총을 9mm SMG로 바꾼 설계이다. 불펍식인 덕분에 탄창교환이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명중률은 우수한 편.

 

 

역시 기존의 K-1 소총을 변형 한 모습이다. 소음기가 기본으로 장착 되어있기 때문에 은밀한 침투 작전에 어울린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TMP. 작아진 크기가 매력적이지만 SMG 시장에서 그리 재미를 보지 못 했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MP5의 위치도 1990년대 중반 이후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고질적인 위력 부족에 그 이유가 있었다. 냉전이 끝나자 대량의 방산물자가 민간시장에 풀리게 되었고, 그 중에는 방탄복도 있었다. 싼 값에 대량으로 방탄복이 민간시장에 흘러들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범죄자들이 방탄복을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MP5가 우수하다고는 하나 결국에는 권총탄을 발사하는 SMG이다. 따라서 방탄복을 착용한 범죄자들에게 MP5가 이빨도 안 먹히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기 시작했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노스 할리우드에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생긴다. 검은색 스키 마스크와 매우 두꺼운 상하의를 입은 185cm 이상의 거대한 체구를 가진 두 명의 괴한이 공수부대용 개머리판과 75발 드럼탄창으로 개조한 AK-47과 마찬가지로 드럼탄창으로 개조한 HK-91 자동소총을 들고 은행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곧 경찰이 도착했으나 범인들의 화력에 경찰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더군다나 이들은 전신에 방탄복을 입은 상태였다. 경찰의 화기는 이들에게 결국 전혀 피해를 주지 못 했고, 많은 부상자를 낸 후 출동한 SWAT팀에 의해 겨우 진압되었다. 당시 SWAT팀은 MP5의 9mm 권총탄은 전혀 효과가 없음을 인지하고 인근 총포상에서 M-16A2소총을 빌려 겨우 범인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MP5의 한계가 들어나는 순간이었다. 이제 SMG 위력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범인이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의 드럼탄창형 AK-47. 이정도 중무장한 범인에게 경찰들은 전혀 손 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