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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육상무기

[이세환 기자의 밀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⑨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친해지기]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⑨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⑤편 1970년대 이후의 특수부대 총기(1):'새로운 위협,테러' 읽기

http://demaclub.tistory.com/2468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⑥편 1970년대 이후의 특수부대 총기(2):'MP5, 테러리스트의 피를 먹고 자라다.'읽기

http://demaclub.tistory.com/2472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⑦편 '1990년대까지 특수부대 총기:MP5, 시장을 평정하다' 읽

http://demaclub.tistory.com/2481

 


21세기 특수부대 총기(2) : 신개념 고속탄환의 등장

 

2000년대에 들어서 MAR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화기가 대테러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바로 고속탄환을 쓰는 FN의 P90과 H&K의 MP7이 그것들이다.
냉전이 한창인 시기, NATO는 한 가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금까지 전투 시 직접 총을 잡고 싸우지 않는 포병, 취사병, 통신병, 행정병, 수송병 및 전차 승무원 등에게 소총 대신 휴대가 간편한 권총이나 SMG등을 지급했어왔다. 특히 수송병이나 전차승무원처럼 좁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인원들은 더욱 그러했는데, 당시 NATO군 후방요원들에게는 소련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다. 따라서 후방요원들에게는 권총이나 SMG보다 한수 위의 전투력이 필요한 화기가 필요했고, 이른바 PDW(Personal Defence Weapon)의 개념으로 개발된 총이 FN의 P90이다.

 

 

P90의 개념을 잘 보여주는 사진.

P90을 착용 한 채로 운전이나 통신기기를 사용하는데 별 지장이 없을 정도 이다.

 

 

P90은 5.7mm, MP7은 4.6mm 고속탄을 사용하는데, 고속탄이란 권총탄환 크기의 탄피에 원추형 모양의 탄자를 결합해서 탄자의 비행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개념의 탄환이다. 보통 권총탄의 탄자는 둥근모양의 형태로 되어있어 대인 저지력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지만 관통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고속탄의 탄자는 원추형의 탄자로써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200m 밖에서 케블러 방탄복과 헬멧을 관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경미한 반동과 탄의 비행속도가 빠른 덕분에 우수한 명중률이라는 부가적인 장점도 가지고 있다. 다만, 관통력은 우수하나 저지력은 약한 편이어서 P90의 경우 이를 보완할 목적으로 50연발 탄창을 장착하고 있다.

 

 

탄환의 크기를 비교해볼 수 있는 사진이다.

위부터 5.56mm 소총탄, 5.7mm 고속탄, 38 스페셜 권총탄 순서이다.

고속탄은 오히려 권총탄 보다 부피가 작다.

 

 

특히 P90은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특수부대 작전에서 화려한 데뷔를 했다. 1996년 12월 17일 아키히토 일본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던 리마의 페루 주재 일본대사관에 극좌파인 투팍아마루 해방운동(MRTA) 소속 게릴라 14명이 수류탄과 총으로 무장하고 난입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테러범들은 일본대사 등 72명을 계속 억류하고 요구조건의 이행을 강요하며 위협을 가하였다. 페루 정부는 1997년 4월 22일 150여 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대사관에 전격 투입시켜 인질구출작전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범인들은 전원 사살되고 인질 71명이 사건 발생 126일 만에 풀려났으나 인질 1명과 페루군 2명이 사망하였다. 그런데 진압과정에서 페루군 특수부대원이 P90을 쓰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히면서 P90에 대한관심이 집중 되었다. P90을 사용한 최초의 인질구출작전 이었다.

 

 

페루 일본대사관 인질구출 작전 당시 장면이다.

오른쪽 특수요원은 엎드린 자세에서 P90을 조준하고 있고,

왼쪽의 요원은 소음기가 장착된 MICRO UZI를 들고 있다.

 

 

FN의 P90이 원래 목적이었던 비전투원의 호신용이라는 목적과는 달리 대테러부대용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MP5의 아성까지 위협해오자, H&K는 서둘러 비슷한 개념의 PDW를 개발하게 된다. 불과 몇 년 만에 개발된 H&K의 PDW는 독일군에 채용되면서 MP7이라는 제식명칭을 얻었다. MP7은 5.7mm보다 더 작은 4.6mm 고속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콤팩트하다. 신축식 스토크와 보조손잡이를 접으면 거의 권총크기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옷 속에 감추고 다니다가 위급상황에서 사용하는 용도라면 P90뿐 만 아니라 MP5도 압도한다. 현재 MP7은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방측 대통령 경호대에서 애용되고 있다.

 

 

MP7의 가장 큰 장점은 콤팩트함이다.

스토크를 접으면 권총과 같이 한손으로 다루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청와대 경호팀의 훈련장면. 오른쪽 대원이 MP7을 사용하고 있다.

MP7은 경호원들이 옷 속에 숨기기에 안성맞춤인 자동화기이다.

이정도 크기의 고성능 자동화기를 찾기란 사실상 MP7을 제외하고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