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부산 남동쪽 해상에서 열린 제64주년 대한해협 전승행사에 참석한 최영섭(87·예비역 해군대령) 한국해양소년단연맹 고문의 양복 상의에 달려 있는 훈장들.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이었던 최 고문은 대한해협해전 등의 전공을 인정받아 충무무공훈장과 화랑무공훈장 등 20여 개의 훈·포장을 받았다. 그러나 70명의 백두산함 전우 중에서 이제 남은 생존자는 15명. 최 고문은 ‘우리의 현대사가 잊히고 왜곡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어두운 밤바다를 깨운
백두산함의 붉은 섬광과 함께
적함은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았다.
영예로운 훈장들이
하나둘 내 가슴에 새겨졌지만
포연 자욱했던 그날을
기억하는 전우들은 훈장의 빛이 바래지듯
하나둘 내 곁을 떠나갔다.
낡은 역사로만 기억되는
모든 것이 안타깝다.
내 낡은 훈장 속에는
여전히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기품 있는 학이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른다.
이순신 장군의 ‘진격하라’ 일성 속에
거북선이 시뻘건 불을 뿜는다.
조용학 기자 < catcho@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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