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 감동 Story 공모전'의
감동적인 수상작 - 최우수상편
2012년 하반기에 방송통신위원회에서 ' 스마트폰 감동 Story 공모전'을 실시하여 우수작품들을 시상하였는데,우수작품들을 연재하여 함께 감동을 느낄려고 합니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내용의 수상작품들을 함께 감상하실까요~~
[최우수상]
부녀지간의 벽, 스마트하게 허물다.
수상자 : 서해나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우리 부모님은 이혼하셨다. 나와 동생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더 친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경제력이 없으셨고, 이혼 후 우리의 양육권은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없는 아버지와의 시간이 부담스럽고 어려웠다. 용돈이 필요할 때 필요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고 함께 해야 하는 저녁 식사 시간도 불편했다. 그래서 학생 신분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저녁은 주로 친구들이랑 먹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에 있는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들어갔다. 자율학습 때문에, 아르바이트 때문에,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를 댔지만 사실 절반은 핑계였다. 당시 내게 있어 집은 가족과 함께하는 포근한 공간이 아니었다. 다만, 아버지가 귀가 시간에 대해서는 엄격하셨기 때문에 통금 시간에 맞춰 들어가 잠을 자는 공간이었을 뿐이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간 아버지와 함께 저녁을 먹은 적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나는 힘든 일이 있어서 털어놓고 싶거나 의지할 사람이 필요할 때에도 함께 사는 아버지가 아닌 먼 곳에서 따로 살고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곤 했다. 아버지와의 의견차로 다툼이 생기면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울면서 삭혔다. 어머니와 함께 살 때에 비해 성적이 터무니없이 떨어졌지만 아버지는 내 성적에 대해 아무 말 없으셨다. 나는 아버지가 내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 이유가 내게 관심이 없어서라고 생각했고, 아버지와의 소통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커갈수록 아버지와 나 사이의 벽도 함께 높아져만 갔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롭고 싶어 하는 나와, 여전히 귀가 시간에 엄격하신 아버지와의 골은 더 깊어져만 갔다. 아버지와 어머니 중 누가 더 좋으냐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당연히 엄마가 좋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버지와 서먹한 사이는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2010년 초 겨울, 아버지가 스마트폰을 장만하셨다. 하지만 예전부터 아버지와 문자는커녕 통화를 하는 경우도 드물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실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나와 동생을 모바일 메신저 대화창에 초대하셨다. 그리고는 지리산 정상에 가서 찍은 사진을 몇 장 보내시면서, 공기가 아주 맑고 좋다고 다음에는 함께 오자는 이야기를 꺼내셨다. 그 때 아버지의 행동은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지만, 흔들리고 초점이 나간 사진 몇 장을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밥 먹었냐, 집에 언제 오냐는 형식적인 안부가 아닌 진정 가족애가 묻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아버지에게서 처음으로 들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야 문득, 지금껏 이런 얘기를 안 하신 게 아니라 못하셨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내가 경치가 참 좋다고, 사진도 멋있다고 이모티콘을 잔뜩 섞어서 답장을 보낸 이후로 아버지와 나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는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당시 나는 2G폰을 사용 중이었지만 와이파이가 있는 곳에서는 스마트폰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MP3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했었다. 그래서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는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할 수 없었는데, 내가 답장이 늦는 경우 무슨 일이 생겼냐며 아버지가 전화를 거시는 일이 처음으로 생겨났다. 이전에는 귀가 시간이 늦어질 때 빼고는 전화를 거신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결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을 사주셨고, 그 이후로 2년이 지난 지금은 아버지와 나 사이에 있던 벽은 더 이상 없다.
이제 아버지는 외식을 하고 싶으실 땐 카카오톡을 통해서 저녁 같이 먹자고 이야기 하시고 심지어는 뭐 먹고 싶은지도 물어보신다. 성적이 뜨면 나보다 먼저 확인하시고는 카카오톡으로 성적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시고, 등산 일정이 잡히면 같이 갈 수 있는지도 꼭 확인하신다. 혹시나 인터넷을 하시다가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글귀를 보면 꼭 공유 기능을 통해서 나에게 보여주신다. 몇 주 전부터는 소셜 게임을 하시면서 하트도 보내주시고, 한 번은 하트 좀 보내달라는 말씀을 하신 적도 있다. 현재 아버지의 스마트폰 배경화면은 나와 내 동생 사진이다.
최근에는 얼굴 표정을 재미있게 만드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내 얼굴을 웃기게 만들어서 아버지에게 보낸 적이 있다. 처음에는 할 일도 없냐고, 시간 많으면 공부 좀 하라는 잔소리를 하시더니, 한참 후에 ‘부모님이 예쁘게 만들어 준 것을 훼손하면 무슨 죄?’하고 농담 섞인 답장이 왔다. 내가 법대생인 것을 고려해서 십 몇 분을 고민하신 후에야 던진 농담이라는 생각을 하니, 길지 않은 아버지의 그 한마디가 너무나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었다.
사실 아직까지는 마주보고 대화할 때 어색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 동안 무심하셨던 것이 정말로 나와 동생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시라 마주보고 이야기 하는 것이 쑥스러우셨을 법도 했는데, 왜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나 역시 애교 많은 딸이 아니라서 먼저 살갑게 굴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그렇지만 이제는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모티콘 가득한 애교 많은 딸과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누는 대화가 우리 두 사람의 본심인 것을 알았다. 면대면 의사소통은 어색해도 좋다. 내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만큼, 아버지도 나를 생각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만약 지금 누군가 내게 아버지와 어머니 중 누가 더 좋으냐고 물으면,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당연히 똑같이 좋다고 대답할 거다.
앞으로는 아버지와 어색했던 지난 시간들은 기억도 나지 않도록,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이좋은 부녀지간이 되어 많은 시간을 아버지와 공유하고 싶다.
아빠, 사랑합니다!
이어서 우수상편이 이어집니다.*^0^*
'지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음 엄마’에서 ‘김소연’으로 다시 태어나기 (0) | 2013.01.24 |
---|---|
사랑의 노둣돌 (0) | 2013.01.24 |
기부·적금에서 자기계발까지 내꿈도 20% 더 커졌다 (0) | 2013.01.24 |
육군훈련소 ‘스마트 해졌다’ 유비쿼터스 환경 기반 (0) | 2013.01.24 |
국방홍보원, 여수엑스포 지원 공로 ‘대통령 기관 표창' (1) | 2013.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