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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행복 바이러스 함께 만들어요”

후임위해 전역 연기, 휴가 반납 훈련참가

 

아버지와 자신을 도와 준 부대원들을 위해 전역을 5개월이나 미룬 육군3군수지원사령부 이진수(왼쪽 사진) 상병과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1주일을 더 복무한 육군7사단 김세헌·최원준·이준상 중위(왼쪽부터)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 놔도 돌아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만큼 군인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바로 전역과 휴가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 군에서 전역과 휴가까지 자진 반납하고 훈련과 군 복무를 하는 장병들이 ‘유행’처럼 늘고 있습니다. 이젠 국방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전역 연기 ‘행복 바이러스’가 우리 병영에 퍼지고 있습니다.

 

육군3군수지원사령부 이진수(24·보급병) 상병은 지난 4월 조기 전역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자신의 투병생활 중 도움을 준 부대와 전우들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남은 복무 기간을 다 채우고 9월 전역하기로 했습니다.

 

이 상병은 지난 1월 만성 간경변으로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였는데,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오랜 입원 치료비와 많은 수술비를 낼 엄두도 내지 못하였습니다. 안타까운 사정이 알려지자 부대에서는 십시일반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540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지난 4월 부대로 복귀한 이 상병은 부대원들에게 직접 감사의 편지를 띄웠습니다. 편지에서 “3군지사 병사라는 점이 큰 행운이고 이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다”면서 “땀 흘리며 함께 훈련을 받았던 전우들과 마지막까지 임무를 완수하고 전역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장교들의 전역 연기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육군7사단 이준상(27)·최원준(26)·김세헌(30) 중위는 학군48기 동기로 지난달 30일부로 전역 명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최전방 GOP 소초장으로 근무한 이·최 중위는 초군반을 마치고 배치된 후임자 적응을 위해 지난 6일까지 전역을 미뤘습니다.

 

사단 포병부대 교육장교인 김 중위는 후임자와 함께 부대 훈련에 참가하면서 실질적인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4일까지 전역을 연기했습니다. 취업과 진로 고민으로 단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가고 싶지만 자신보다 나라와 부대를 먼저 생각하는 투철한 군인정신과 책임감을 보여 줬습니다.

 

나라와 부대가 먼저… “생애 멋진 추억 될 것”

 

육군11사단 현무대대 이대신(23)·정성기(25) 병장은 지난 5월 대대 집중전술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포상휴가까지 내놓고 전역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강성완(20)·김학민(21) 일병 후임들은 선임병을 본받아 휴가 중 조기 복귀해 장갑차를 몰았습니다.

 

육군30사단 독수리여단 폭풍대대 이준수(23) 병장은 지난 5월 말 중대 전술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1주일이나 군대 밥을 더 먹었습니다. 육군27사단 웅비 포병대대 송성민(25)·하슬기(23)·조성식(22)·임요섭(22) 병장도 지난달 연대 전술훈련 평가에 참가하기 위해 6일이나 더 복무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군생활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방일보 : 김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