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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위대한 군사사상가들

향후 미래 21세기의 전쟁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9.11테러 이후 미국이 벌인 전쟁 -아프가니스칸, 이라크 전쟁- 은 수많은 학자로 하여금 향후 전쟁의 모습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사이버전, C4I전, NCW전, 우주전쟁 등등 미래 전쟁의 모습을 예측하는 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이에 대한 예측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활약하는 정밀무기나 자동화 무기, 로봇들은 우리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명제 입니다. 무기체계가 아무리 발달한들,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는 결국 인간입니다. 판단하고 결정하는 절차가 네트워크에 의해 간소화 되고 거의 자동화 되었다고 할지라도 결심하고 판단하는 문제는 인간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무기체계의 발달과 더불어 전쟁의 속성을 판단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군사전략을 수립하는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에 있어서 군사사상은 전략 수립, 군사력의 건설, 군사교리의 정립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어울림 독자들에게 동·서양 군사사상의 큰 족적을 남긴 군사사상가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들의 위대한 군사업적은 전쟁의 위력만큼이나 세계를 변화시켜 왔습니다. 그들이 남긴 유산들을 설명하려면 막대한 분량과 심오한 내용이 필요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표면적인 군사사상을 소개하겠습니다.

1. 손자(孫子, BC 6세기)

중국의 춘추시대 말기, 제(齊)나라 출신으로 오(吳)나라에서 활약했던 손무(孫武)에 의해 저술 된 『손자병법』은 수많은 정치가와 군인들에 의해 최고의 군사고전으로 칭송되어 왔습니다. 한(漢)나라 통일전쟁의 명장 한신(韓信)이나 촉(蜀)나라의 제갈공명 등은 손자병법을 널리 활용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역시 손자병법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손자병법』은 13편으로 되어있는데 그 편명은 제 1계(計), 제 2 작전(作戰), 제 3 모공(謀攻), 제 4 형(形), 제 5 세(勢), 제 6 허실(虛實), 제 7 군쟁(軍爭) 제 8 구변(九變), 제 9 행군(行軍), 제 10 지형(地形), 제 11 구지(九地), 제 12화공(火攻), 제 13 용간(用間)으로 되어 있습니다.『손자병법』은 약 6000여자로 되어있는데, 이는 독자마다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많은 여지가 있습니다. 저 역시 손자병법의 주석을 달아놓은 책을 많이 보았는데, 흐름은 대부분 일치하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주석자의 견해가 다른 부분도 존재합니다.

『손자병법』은 단순히 용병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국가의 전략수립, 군사력 건설 등의 전략적 개념을 포괄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손자병법이 고전으로 남는 명저인 이유는 아마 전쟁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것에 있을 것입니다. 손자의 전승(全勝)개념이나 기정(奇正), 피실격허(避實擊虛), 우직지계(迂直之計) 등은 어느 시대, 어떤 군대가 사용해도 유효한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z, 1780-181)

전쟁이란 무엇인가? 라고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저서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사생도시절,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은 생도대장 뿐만 아니라 교수님과 훈육관들에 의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군사사상면에서 『전쟁론』은 막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외국 사관학교에서도 그의 저서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은 변증법이라는 이론전개방법으로 전쟁의 원리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절대전쟁과 제한전쟁, 3요소(폭력성, 우연성, 정치적 성격)로부터 전쟁의 속성을 파악합니다. 전쟁은 우연성과 가변성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러한 '마찰'을 극복해야 한다거나 군사적 '천재'라는 개념은 전쟁에 대하여 독특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군사사상가와는 다르게 전쟁을 이기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용병술적 측면의 접근이 아닌, 현상학의 측면에서 연구했다는 면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3. 마한(Alfred Thayer Mahan, 1840-1914)

혹시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이란 책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약 100년 전에 출간된 이 책의 제목이 생소한 어울림 독자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두 사람 보다는 유명하지 않지만 해군에서 복무 하고 있는 군인에게는 정말로 유명한 군사사상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3년 전, 해군사관학교를 친선방문 했을 때, 모든 해사생도의 책장에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이란 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한의 책들은 세계의 해군사관학교와 해군대학에서 필수교재로 채택되어 사용될 만큼 전 세계 해군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1859) 마한은 그가 해군 대령으로 전역할 때까지(1896) 20여권의 책과 137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해군의 발전과 전략사상 및 이론정립에 뚜렷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그의 업적이 인정되어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대학과 미국의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였고 미국 역사학회는 그를 학회장으로 추대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특히 그가 출간한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과 『프랑스 혁명과 제국에 미친 영향』은 영국에서 극찬을 받았고, 그의 책들은 전 세계의 해군 군비경쟁을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마한은 1688년부터 나폴레옹의 몰락까지 해양력이 국가의 번영과 몰락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였습니다. 특히 그 시대 해양 강국이었던 영국의 업적을 역사적으로 분석하여 제해권 장악이 영국의 번영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나폴레옹 전쟁을 분석하며 강한 해군력으로 뒷받침된 영국의 해양력이 프랑스와의 대결에서 영국에게 승리를 가져다준 요인이라고 보았습니다.

위의 3명의 군사사상가 외에도 유명한 사상가들이 많습니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 독일 통일의 주역 몰트케, 전격전의 구데리안 등등 여기에 전부 적어놓기엔 너무나도 양이 많고 심오한 내용이 있습니다.

서론에서 말했듯이,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 오늘날에도 전쟁을 수행한 주체는 인간입니다. 오늘날 전쟁의 모습이 그려지기 까지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쟁 수행에 대한 전략적 사고와 전쟁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는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대한 관점을 바꾸지 못해 2차 세계대전에 결국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군사사상은 우리가 전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이 아니라 미래 전쟁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by 홀든 콜필드(
cp16131@hanmail.net)
                                                 참조 : 손자병법(책세상, 1999)  
                                                          전쟁론(책세상, 1998)
                                                          현대 해양 전략사상가(해양전략연구소,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