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는 60만 국군의 길잡이···병사들 위한 'News for(뉴스 포)' 지향해야
국방일보 심층보도 토론회 지상 중계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국방일보(옛 전우신문)'가 오늘(11월 16일) 창간 53주년을 맞았습니다. 창간기념일을 맞아 국방일보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국방일보 심층보도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는 그동안 국방일보가 유지해왔던 보호 행태를 분석하고, 소통과 공감의 시대에 걸맞는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습니다. 토론회에는 심재철 고려대 교수, 양종훈 상명대 교수, 김귀근 연합뉴스 기자, 이진우 국방부 공보과장,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 권세원 해군 공보과장, 이상규 공군 공보과장, 이윤세 해병대 공보과장과 육군 공보과장을 대신해 공보계획장교 이승진 중령이 참석했습니다. 국방일보 발행인 이붕우 국방홍보원장과 편집인 최동철 국방일보부장, 김봉석 취재팀장, 유호상 편집팀장 등 정남철 디지털국방일보팀장의 사회로 약 2시간가량 진행된 토론회를 지상 중계합니다.
심재철 고려대 교수
양종훈 상명대 교수
김귀근 연합뉴스 기자
이진우 국방부 공보과장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
승진 육군 공보계획장교
권세원 해군 공보과장
이상규 공군 공보과장
이윤세 해병대 공보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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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6일은 국방일보 창간 5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최근 국방일보는 온라인 분야 강화를 통해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국방안보 콘텐츠 허브화를 목표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늘 토론회는 소통과 공감의 시대에 맞는 국방일보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우선 지금까지의 국방일보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부터 해주시기 바랍니다.
양종훈 상명대 교수= 국방일보를 매일 보면서 답은 나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방일보 역시 시대 흐름에 맞지 않으면 외면당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마 자신 있다면 어떤 문제라도 시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보도 사안에 대해서 비판이라기보다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정책대안과 앞을 내다보는 전망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건강한 국방일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방일보가 많이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기관지라는 측면이 걸림돌이 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세원 해군 공보과장= 토론회에 오기 전에 장병들의 의견을 수렴해 봤습니다. 해군 장병들은 지휘관에서부터 참모, 수병들까지 대부분이 국방일보를 읽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안보 이슈와 관련한 내용과 야전부대에서 일어나는 일 등이 보도되기 때문입니다. 지휘관과 참모 입장에서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병사들의 경우에도 국방일보를 통해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군의 국방일보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우호적입니다. 국방일보가 시대적 환경에 맞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대한 호응도 좋습니다. 하지만 국방일보의 고객이 국민인지 현역 장병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국방일보의 주 고객은 현역 장병들입니다. 이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고민해야 합니다.
김귀근 연합뉴스 기자= 저의 경우는 아들이 현역 상병으로 복무하고 있어서 공간은 다르지만 매일 아침 아들하고 같이 국방일보를 보고 있습니다. 아들에게 국방일보를 왜 보는지 물었더니 ‘각 부대로 흩어져 있는 동기들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본다’고 답을 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부대에선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매일 아침 국방일보를 보고 있습니다. 국방일보가 정보 전달의 기능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국방일보가 심층보도를 하려면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 장단점을 비교해가며 기사를 써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 부분을 기술적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 입을 통해 반대 입장도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국은 이걸 보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요. 사건·사고의 경우도 사건보다는 대책에 충실하게 보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제공해야 합니다.
사회= 소통과 공감을 중요시하는 사회의 변화에 맞춰 국방공보정책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국방공보정책의 변화는 국방일보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 부분을 포함해서 토론을 이어가겠습니다.
이승진 육군 공보계획장교= 어떤 조직이든 항상 존재 목적을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공보 조직의 존재 목적이나 국방홍보원의 존재 목적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공보의 존재 목적은 국민의 신뢰를 증진하는 역할입니다. 이런 근본 목적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고요. 국민의 신뢰 증진은 좋은 홍보 사안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좋은 것만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신뢰가 쌓이지 않습니다. 국민의 신뢰는 잘못한 것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대책을 마련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생기는 것입니다. 잘못을 숨기려고 하지 말고 이를 계기로 변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국방일보의 주 독자는 국군 장병입니다. 물론 장병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준다고 전투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잘못된 부분을 알려주고 이를 염두에 두고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진우 국방부 공보과장= 우리의 공보정책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객관적인 보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가급적 어두운 소식은 감추려고 한다는 인식은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현재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공보정책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국방일보를 더 건강하게 만들고 군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확대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합니다.
심재철 고려대 교수= 국방일보 정체성이 오늘 토론의 핵심 사항일 것 같습니다. 국방일보는 군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을 담아내야 하는데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라는 언론의 속성과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행태를 지속하는 것 모두 고민해야 합니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일방적인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 일방 메시지는 효과가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이런 시대 변화를 어떻게 국방일보에 담느냐는 철학적인 문제입니다. 잘못하면 필화사건 같은 게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조직은 창조적인 비판 정신을 소화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 독자 입장에서 보면 다른 매체에서 다루는 사건·사고를 국방일보에서 보지 못한다면 신뢰도가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얼마 전 있었던 총기 오발과 같은 전방의 상황에 대해 합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매체에서 은폐 의혹을 제기할 경우 합참의 입장을 담은 기사가 국방일보를 통해 보도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합참의 공식 입장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정보·작전 분야에서는 국방일보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합니다. 지휘관의 경각심을 촉구하는 차원에서도 국방일보가 종합지가 다루는 국방 관련 기사는 같이 보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상규 공군 공보과장= 국방일보의 역할을 전환하기엔 예산이나 법적인 부분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비판보도와 심층보도를 다르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사고의 경우 대부분 국방일보도 기사를 다룹니다. 하지만 사건이 이후 그 부대가 어떻게 변했고 어떤 대책을 마련해서 추진하고 있는지를 다루는 것이 심층보도이고 필요한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지면이 부족하거나 기자들의 업무량이 과다해진다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비역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지금까지의 국방일보가 해온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국방일보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을 강화해 가면서 국방·안보 전문지로서 특화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이윤세 해병대 공보과장= 국방일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사회의 흐름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지나면 현장에서 답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한 걸음 늦춰서 가는 방향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해병대가 활용했던 것처럼 국방일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세원 과장= 국방일보의 정체성을 일반 언론의 저널리즘으로 확장해야 하는지에는 의문이 듭니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일반 언론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굳이 국방일보를 통해서까지 그런 것을 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일반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장병들이 국방일보에서 보지 못한다고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판적 기사는 예산권과 인사권이 독립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다만 심층보도는 적극적으로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가의 시각에서 현상을 심층 분석하는 칼럼 등을 확장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를 위해 논설위원회 같은 것을 구성해 보는 것도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김귀근 기자= 억지로 변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방일보의 정체성인 국방부의 기관지로 남되 사건 이후 뒷이야기나 교훈 등 국방부의 입장과 일반 언론이 반영하지 않는 내용 등을 실어줘야 합니다.
심재철 교수= 일반적으로 기자는 감시견·경호견·애완견같이 개에 많이 비유됩니다. 그중에서도 국방일보는 경호견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군의 이익에 부합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군의 실상을 알려주는 역할을 좀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잘못은 인정하고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죠. 과거 국방일보는 애완견의 역할을 많이 했다고 한다면 이제는 경호견의 위치로 바꿔야 합니다.
이진우 과장= 과연 국방일보가 비판보도 측면에서 일반매체와 같이 부정적 이슈를 따라가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기사의 경우 팩트가 잘못된 경우 많습니다. 따라서 성급하게 이슈를 매일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대한 조치 등을 우리 군의 입장에서 보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세원 과장= 긍정적인 이슈가 있다면 국방일보가 먼저 끌고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전략과 방위력 개선 등의 이슈는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사회= 오랜 시간 좋은 의견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내신 의견을 모아서 국방일보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주십시오.
이윤세 과장= 국방일보의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장병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신문이 국방일보입니다.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현역 장병들을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규 과장= 개인적으로는 국방일보 기자들에게 더욱 많은 자율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국방부나 각 군의 공보과와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국방일보는 최고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을 하려면 혁명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고 명분도 필요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이런 명분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권세원 과장= 국방일보는 현역 장병들이 가장 애독하는 신문입니다. 국방일보의 발전을 위해 3가지를 제안하겠습니다. 안보이슈에 대한 마침표를 찍을 사설, 안보이슈와 관련한 괴담들에 대한 진실을 가리는 사실확인 코너, 야전부대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지면의 확대 등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현장 취재 활동을 할 수 있는 취재 인력도 보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승진 공보계획장교= 국방일보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올바른 진실을 인도하는 등불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운 이슈도 과감하게 다뤄 줘야 합니다. 국방일보가 국방 분야에 있어 최고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포털이나 통신사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재천 실장= 지상군의 최대 이슈는 격오지 부대의 장병들에게 국방일보를 매일 전해주는 것입니다. 국방일보의 디지털화를 통해 이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추가해서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 제공되는 기사를 현재의 아웃링크 방식에서 인링크 방식으로 변경해서 접근성을 강화하면 소통의 좋은 자산이 될 것입니다.
김귀근 기자= 일차적으로는 국방일보가 변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국방부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국방부가 건설적으로 생각을 바꾼다면 국방일보의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국방일보에 주한미군의 소식을 좀 더 다양하게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심재철 교수= 국방일보의 기능 중 하나가 국군의 각 부대와 장병들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역할일 것입니다. 병사들이 군에서 국방일보를 보다 많이 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스트레이트 기사 비중이 높은데 설명력을 높이는 기사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병사들을 위해 국방일보는 ‘뉴스 오브(News of)’가 아니라 ‘뉴스 포(News for)’를 지향해야 합니다. |
정리=이석종 기자/사진=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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