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사동향/국내

해군1함대 동해항 통합 항만방호훈련 현장 취재

해군1함대 동해항 통합 항만방호훈련 현장 취재

[2016UFG연습] “적 항공기 마지막 한 대까지 격추”


‘적 해상·공중 전력 기습’ 첩보 입수

소형 무인기 포착 즉시 ‘신궁’ 발사

적 전술기 대거 남하…모두 무력화

 

‘군항 부두 미사일 피폭’ 상황 발생

화생방 오염 제독…시설 복구 총력

야간 침투 적 특작부대도 완전 제압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나흘째인 25일 강원도 동해항 일대에서 실시된 관·군 통합 항만방호훈련에서 

해군1함대 장병들이 대공 무기 신궁으로 적 무인기 역할을 맡은 육군 헬기의 비행 궤적을 좇고 있다.  동해=조용학 기자




동해항의 부두는 여름의 끝자락을 아쉬워하는 태양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끓어오르는 듯한 더위만 뺀다면 항구는 여전히 평온한 풍경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느긋함도 잠시. 항구를 위협하는 적의 항공기가 접근한다는 소식에 금세 긴장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동해 최전방을 수호하는 해군1함대사령부가 적 해상·공중 전력이 동해항을 노리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은 25일 오전 10시쯤. 1함대는 즉시 대공·화생방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임무형 보호태세를 상향했다. 30여 분 뒤 적이 정찰을 위해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가 동해 군항 근처에서 포착됐다. 헌병대대는 대공 무기인 신궁을 동원해 즉각 격추에 나섰다.


“사수 위치 전환! 조준 상태 보고!” “조준 상태 좋아!” “조준 좋으면 BCU(배터리 냉각장치) 발동 후 발사!”


무인기 위치를 보고받은 조장이 사수에게 발사 명령을 내리자 사수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이어진 명중 보고. 소형 무인기는 그대로 추락했지만, 상황은 이제 시작이었다.


1함대는 이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일환으로 동해항 일대에서 관·군 통합 항만방호훈련을 실시했다. 소형 무인기 침투 상황으로 시작된 이번 훈련에는 1함대 소속 해·육상 전력과 육군57연대 등 군은 물론 동해지방해양수산청·동해해양경비안전서 등 유관기관도 함께 참가해 동해의 주요 거점인 동해항을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소형 무인기는 격추됐지만, 동해항을 노리는 적의 공격은 그치지 않았다. 1함대가 육·공군 방공부대와 정보를 교환하던 중 적 전술기가 대거 남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비·제박 함정이 레이더를 동원해 군항으로 향하는 전술기의 위치를 보고하자 전투대기태세를 유지하던 신궁이 다시 불을 뿜었다.


유도탄과 발사대로 구성된 신궁은 장비가 간단하고 이동이 쉬워 적 항공기에 대응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대공 무기다. 또 7㎞에 달하는 최대 사거리와 높은 명중률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쉴 새 없이 날아오는 적 항공기를 격추하느라 분주했던 장용준 병장은 “적기를 하나라도 놓치면 함대 전체가 큰 위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멈출 수 없다”며 “내가 맞혀야 기지를 지킬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적 공중전력을 무력화했지만 위기는 계속됐다. 오후에는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스커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적 미사일 공격으로 군항 부두가 피폭된 상황. 함대의 생명과 다를 바 없는 부두를 원상 복구하기 위해 화생방지원대와 시설대대, 구조작전대가 나섰다. 화생방지원대는 즉시 공격지역 인근을 확인하고 화학오염 탐지 및 시료 수집에 나섰다. 이어 발견된 오염 지역에 대해 제독작전을 펼쳤다. 응급환자 이송도 함께 진행됐다. 시설대대는 중장비를 동원해 부두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훈련은 야간에도 계속됐다. 저녁 늦게 군항 인근 추암해수욕장에서 적 특작부대가 침투한 흔적이 발견됐다. 함대는 즉각 경계태세 및 부대방호태세를 상향하고 주요 목진지 점령에 나섰다. 40여 분 뒤 동해지방해양수산청 청원경찰이 민항 쪽에서 한 무리의 거동수상자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곧바로 대응에 나선 1함대와 해양수산청·해경 등은 격렬히 저항하는 침투세력을 완전히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동해항 전반을 둘러싼 적의 각종 도발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1함대는 이번 훈련을 통해 함대의 실전적인 전비태세가 한층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적의 다양한 도발에 대응하는 합동성도 강화됐다는 게 1함대의 설명이다. 기지방호를 담당한 길현 대위는 "동해항은 우리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꼭 사수해야 하는 중요한 시설"이라며 "군항뿐만 아니라 민항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적의 침투를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훈련 전반을 주관한 김창빈(대령) 기지전대장은 "훈련을 통해 합동 작전부대 및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었다"며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춰 적의 어떤 도발에도 완벽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