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동향/국외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국방홍보원 2015. 7. 10. 07:30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1960년대까지 북한은 전체적인 국력에서 남한을 압도했으나, 70년대 중반 이후 상황이 역전되면서 북한은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다. 특히 1980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게 되었고, 국력의 수준이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게 되자, 북한은 통상적인 재래식 전력으로는 도저히 무력통일을 이룰 수 없음을 깨달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의 군사력에 역전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부터 북한은 재래식 전력강화 대신에 꾸준히 비대칭 전력의 증강을 꾀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3차에 걸친 핵 실험등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북한의 향후 군사적 전략 의도는 명백해졌다. 현재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장에 의한 군사적 위협은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국내외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북한은 20094월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로켓 발사와 이를 규탄하는 UN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 이후, 영변 핵시설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들을 추방하면서 6자회담 참가도 거부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개발 무장 능력은 국제사회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따라서 필자는 북한의 현 재래식 전력을 점검해, 왜 북한이 비대칭전력에 힘을 쏟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지난 2012년 공개된 북한의 최신 탄도탄 KN-08. 사거리 약 5,000km로 추정된다. 거의 ICBM 수준에 도달해있다. 

 

북한의 재래식 전력(육군을 중심으로)
북한이 왜 비대칭전략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재 북한이 보유한 재래식 전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육군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하는데, 해군과 공군은 쌍방 간의 전력 차가 뚜렷하기 때문에 북한의 해·공군전력을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따라서 필자는 가장 위협적인 북한육군의 전력을 주요 무기체계를 바탕으로 짚어볼까 한다. 아래 표는 2014 국방백서에 발췌한 우리나라와 북한의 육군전력 비교표 이다.

 

육군전력비교(201410월 기준)

남한

북한

총 병력

495,000여명

102만 여명

장 비

전 차

2,400여대

4,300여대

장갑차

2,700여대

2,500여대

야 포

5,600여문

8,600여문

다련장/방사포

200여문

5,500여문

지대지유도무기

60여기(발사대)

100여기(발사대)

 <출처 : 2014국방백서>

 

일단 수치상으로 비교해 봤을 때 북한은 우리나라의 1.8배에 달하는 전차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략 1,900대 이상 차이가 나는데, 위의 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보면 우리는 현재 약 1,060여대의 M-48계열의 전차와 1,027대의 K-1전차, 그리고 300여대의 K1A1전차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4,300여대의 전차를 보유한 전차보유대국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전차강국과 거리가 좀 있다.

 

북한 전차 전력의 허와 실
북한이 보유한 전차들 중 비교적 최신형인 폭풍호와 선군호는 T-62를 최대한 T-72전차에 가깝게 개량한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평양방위에 쓰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1,800대의 T-62전차가 있는데 양과 질적인 면에서 북한의 주력 전차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1,800여대의 전차는? 주로 50년대에 만들어진 소련제 T-54/55T-55의 중국제 카피인 59식 전차, 심지어 2차 대전 때 쓰던 T-34/85도 예비전력으로 포함되어 있다 

우선 북한의 주력인 T-62시리즈에 대해 살펴보자. T-62 1,800대 중 북한이 자랑하는 T-62의 개량형인 천마호 전차는 400여대 정도이다. T-62전차는 1960년대 초에 소련이 개발한 2세대급 전차인데, 출현당시에는 비교적 고성능의 전차였으나 현재 우리가 보유한 K-1이나 K-1A1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례로 우리의 K-1, K-1A1전차는 첨단 FCS(Firement Controling System : 사격통제장치)를 장착해 전투기동간 및 야간에 원거리에서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나, 북한의 천마호등의 T-62전차는 전투기동간 사격이 불가능하며(움직이면서 주포를 발사할 수 있으나 FCS의 부실로 명중을 기대하기는 어려움) 야간전투능력 역시 단순 적외선 서치라이트를 이용해 조준을 하는 등 우리와는 성능차이가 크다. 야간에 적외선서치라이트를 사용할 경우 탐지거리가 800m 이하로 떨어지며 적에게 역탐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리의 K1K1A1전차는 열영상식 조준기를 쓰기 때문에 주간과 동일한 조건에서 교전이 가능하고 피탐 될 염려도 없다. 그나마 우리가 보유한 M-48시리즈와 대등한 교전이 가능한 수준인데, 이 경우도 우리 쪽의 FCS가 더 우수하므로 북한의 T-62로써는 매우 괴로운 전투를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북한군의 실질적인 주력 천마호. 그냥 T-62라고 봐도 무방하다. 증가장갑을 추가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했으나 우리의 ‘K’시리즈 전차에는 역부족이다.
 

50년대 러시아제 T-55의 중국제 데드카피인 59식 전차. 아직도 만만치 않은 숫자가 현역이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선군호 전차는 125mm 주포를 장착한 강력한 전차로 생각되었지만, 이보다 성능이 뛰어난 러시아의 T-72 전차가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의 M1전차(우리의 K1에 비해 방어력이 다소 앞설 뿐 성능상의 큰 차이는 없음)와 심지어 M-60전차(1970년대에 실전 배치된 2세대급 전차)에게도 일방적인 패배를 한 바 있다. T-72T-62가 이럴 진데 이들보다 더욱 구형인 T-54/55T-34/85는 숫자상의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군다나 러시아제 전차의 치명적인 약점은(비록 T-80시리즈 이후부터는 좀 나아졌지만) 사정거리가 1,500m를 넘어가면 명중률이 50% 이하로 뚝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차세대 전차인 흑표가 예정대로 배치된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지난 30년간 우리는 1,500여대의 전차를 신규 도입했다. 세계무대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든 K-1K-1A1전차가 그것들이다. 반면 북한은 폭풍호와 선군호 등 신형 전차 약 900대 정도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형 전차의 생산대수를 보면 1.7:1, 남한이 우위에 있다. 특히 우리의 질적 우위는 현저하다. 북한의 현재 전차 전력은 단지 숫자상의 우위일 뿐, 한국군 전차세력에 대적하기엔 너무나도 분명한 한계가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북한의 선군호 전자. 전차 위에 대공미사일을 장착하는 등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아무리 꽃단장을 해도 결국엔 T-62 이다.


한국의 흑표전차. 도하용 타워를 설치 한 모습이다. 3.5세대 전차중 탑클래스급인 흑표는 거의 일방적으로 북한의 모든 전차를 학살할 수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전력
먼저 확실히 해 둘 것이 있다. 북한이 보유한 14,000여문의 야포와 방사포(다련장 로켓)가 모두 장사정포는 아니다. 이중에는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야포들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북한에 비해 약 40%정도의 포병화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의 세력은 얼마나 될까? 우선 장사정포에 대해 알아보면 북한은 현재 122mm부터 180mm까지 6종류의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중 서울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곡산이라고 불리는 170mm 자주포이다. 1978년에 생산된 곡산은 대략 50km의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고, 최대발사속도는 5분당 1~2이며, 500여문 미만이 생산되어 그중 300여문 정도가 전방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곡산 자주포. 자동화되고 자주화된 우리 자주포와는 비교가 힘들다.


방사포의 경우 북한은 무려 5,500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11,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북한은 방사포를 사용한 바 있다. 과거 소련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은 예외 없이 방사포에 대한 집착이 강한데, 북한의 경우는 일반 보병수송 장갑차에도 소구경의 방사포를 장착시킬 만큼 거의 광적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방사포들 중 역시 서울을 타격할 능력이 있는 것이 240mm 방사포이다. 대략 430문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곡산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전방 배치되어있다. 2013년 북한은 최신형의 300mm 방사포를 공개했다. 북한은 이 방사포가 유도기능이 있고, 사거리가 30Km에서 무려 400Km까지 된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주장을 단순히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방사포의 특성상 비교적 장거리를 짧은 시간 안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은 분명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이들 외에도 엄청난 숫자의 다양한 화포들을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들 중 상당수는 휴전선은 물론 수도권 북부지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으므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개전과 동시에 압도적인 포병화력(1분 안에 1만발 이상)을 남한에 퍼부어 전방부대의 전투수행능력을 괴멸시키고, 후방의 민간인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함으로써 궁극적인 전쟁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보며, 이러한 점에서 북한의 포병전력, 특히 장사정포가 갖는 전략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분명 틀리지 않은 주장이며 북한의 포병전력이 그만큼 무서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6·25때처럼 북한의 공격의도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기습을 당한다는 조건이다.

북한의 정찰용 장갑차에 설치된 방사포. 북한은 방사포에 이상하리만치 집착한다.

 

 북한의 신형 방사포. 만만치 않은 성능을 갖추었을 거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