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1960년대까지 북한은 전체적인 국력에서 남한을 압도했으나, 70년대 중반 이후 상황이 역전되면서 북한은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다. 특히 1980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게 되었고, 국력의 수준이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게 되자, 북한은 통상적인 재래식 전력으로는 도저히 무력통일을 이룰 수 없음을 깨달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의 군사력에 역전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부터 북한은 재래식 전력강화 대신에 꾸준히 비대칭 전력의 증강을 꾀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3차에 걸친 핵 실험등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북한의 향후 군사적 전략 의도는 명백해졌다. 현재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장에 의한 군사적 위협은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국내외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북한은 2009년 4월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로켓 발사와 이를 규탄하는 UN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 이후, 영변 핵시설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들을 추방하면서 6자회담 참가도 거부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개발 무장 능력은 국제사회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따라서 필자는 북한의 현 재래식 전력을 점검해, 왜 북한이 비대칭전력에 힘을 쏟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육군전력비교(2014년 10월 기준) 남한 북한 총 병력 49만 5,000여명 102만 여명 장 비 전 차 2,400여대 4,300여대 장갑차 2,700여대 2,500여대 야 포 5,600여문 8,600여문 다련장/방사포 200여문 5,500여문 지대지유도무기 60여기(발사대) 100여기(발사대)
<출처 : 2014국방백서>
우선 북한의 주력인 T-62시리즈에 대해 살펴보자. T-62 1,800대 중 북한이 자랑하는 T-62의 개량형인 천마호 전차는 400여대 정도이다. T-62전차는 1960년대 초에 소련이 개발한 2세대급 전차인데, 출현당시에는 비교적 고성능의 전차였으나 현재 우리가 보유한 K-1이나 K-1A1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례로 우리의 K-1, K-1A1전차는 첨단 FCS(Firement Controling System : 사격통제장치)를 장착해 전투기동간 및 야간에 원거리에서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나, 북한의 천마호등의 T-62전차는 전투기동간 사격이 불가능하며(움직이면서 주포를 발사할 수 있으나 FCS의 부실로 명중을 기대하기는 어려움) 야간전투능력 역시 단순 적외선 서치라이트를 이용해 조준을 하는 등 우리와는 성능차이가 크다. 야간에 적외선서치라이트를 사용할 경우 탐지거리가 800m 이하로 떨어지며 적에게 역탐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리의 K1과 K1A1전차는 열영상식 조준기를 쓰기 때문에 주간과 동일한 조건에서 교전이 가능하고 피탐 될 염려도 없다. 그나마 우리가 보유한 M-48시리즈와 대등한 교전이 가능한 수준인데, 이 경우도 우리 쪽의 FCS가 더 우수하므로 북한의 T-62로써는 매우 괴로운 전투를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선군호 전차는 125mm 주포를 장착한 강력한 전차로 생각되었지만, 이보다 성능이 뛰어난 러시아의 T-72 전차가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의 M1전차(우리의 K1에 비해 방어력이 다소 앞설 뿐 성능상의 큰 차이는 없음)와 심지어 M-60전차(1970년대에 실전 배치된 2세대급 전차)에게도 일방적인 패배를 한 바 있다. T-72와 T-62가 이럴 진데 이들보다 더욱 구형인 T-54/55나 T-34/85는 숫자상의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군다나 러시아제 전차의 치명적인 약점은(비록 T-80시리즈 이후부터는 좀 나아졌지만) 사정거리가 1,500m를 넘어가면 명중률이 50% 이하로 뚝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차세대 전차인 흑표가 예정대로 배치된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지난 30년간 우리는 1,500여대의 전차를 신규 도입했다. 세계무대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든 K-1과 K-1A1전차가 그것들이다. 반면 북한은 폭풍호와 선군호 등 신형 전차 약 900대 정도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형 전차의 생산대수를 보면 1.7:1, 남한이 우위에 있다. 특히 우리의 질적 우위는 현저하다. 북한의 현재 전차 전력은 단지 숫자상의 우위일 뿐, 한국군 전차세력에 대적하기엔 너무나도 분명한 한계가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