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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항공작전 온몸으로 느끼고 배운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1. 12. 09:31

공군 항공작전 온몸으로 느끼고 배운다
공사생도 해외항법훈련 동행 취재(상)


공군사관학교 4학년(62기) 생도들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을 수송기를 타고 가면서 장거리 항법 훈련을 체험했다. 4박 5일간의 체험 일정을 통해 생도들은 대한민국 공군의 항공작전 일부를 피부로 배우고 우방의 군사력를 이해하며 군사우호를 증진하는 기회를 가졌다. 덤으로 현지 전ㆍ사적지 문화탐방을 통해 견문을 넓혔다. 기간은 짧았지만 예비 보라매로서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깊이 깨달았고, 빡빡하고 지리한 비행과 현지 일정을 통해 조국 대한민국 공군의 현주소와 위상, 그리고 향후 갖춰야 할 자질과 능력 등을 생도생활 4년여 가운데 가장 길고 확실하게 체득하는 소중한 시간을 맛봤다. 공사생도들의 길지 않은 해외항법 훈련 일지를 2회에 걸쳐 지면으로 옮기면서 이번 훈련일정을 살펴봤다.

 

<1‘2013-2차 공군사관생도 해외항법훈련’에 참가할 훈련단이 지난 4일 청주 기지 활주로에서 훈련 출발 전 단체로 C-130기 수송기 앞에서 사진촬영하며 훈련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공군사관학교 변태웅 하사 제공>

 

<공사생도들이 비행 중인 C-130 수송기 조종실에서 부조종사에게 항법의 기초사항 등을 물으며 항법훈련을 체험하고 있다.>

 

 

생도·인솔단, 승무원 등 121명 출발 

 

 지난 4일 오전 7시 공군청주기지 활주로.

 ‘2013-2차 공군사관생도 해외항법훈련’을 위해 공사 1대대 4학년 생도 72명과 인솔단장 김인택 대령(교수부장) 등 인솔단 22명, 그리고 승무원 27명 등 모두 121명의 훈련단 일행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공군15특수비행단 소속 2대의 C-130 수송기에 나눠 타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방문하는 항법 훈련차 같은 자리에 모인 것이다.

 생도들은 전반기에 제주도 항법훈련을 마쳤고 이번에 해외항법에 나선 셈이다.

 생도들은 통상 4학년 때 전ㆍ후반기에 각 대대별로 나뉘어 해외항법훈련과 국내항법훈련을 한다. 이에 따라 이날 새벽 공군사관학교를 떠날 때 전반기에 괌ㆍ사이판 해외항법훈련을 마친 2대대 생도들은 제주도 항법훈련에 나섰다.

 1대대 생도들은 각각의 나라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수송기 안에서 2인 1조로 36개조 항법을 체험한다는 계획이다. 

 1호기에는 인솔단ㆍ생도 35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47명이, 2호기에는 인솔단ㆍ생도 59명 승무원 15명 등 74명이 탔다.

 그러나 짙은 안개가 공항 활주로를 덮어 시작부터 공사생도들의 해외항법훈련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계획은 오전 9시 출발이었지만 2시간가량이 지연돼 11시께에야 공항을 이륙했다.

 결코 녹록지 않은 훈련이라는 것은 수송기가 이륙하면서부터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워밍업하듯 활주로를 서서히 달리면서 엄청난 프로펠러 굉음(?)으로 잔뜩 겁 주기를 10여 분-. 갑자기 폭발음에 가까운 엄청난 굉음을 토해내며 활주로를 힘차게 박차 올랐고 순간 울렁거림에 멀미 기운까지 느끼게 했다.

 귀마개로 귓속을 꼭꼭 틀어막아봤자 온몸으로 느끼는 공포의 소음 등은 별반 소용이 없었다.

 “안전벨트를 매 주시고, 전원을 꺼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마닐라까지 약 6시간을 비행할 예정입니다….”

 항공기장의 안내방송에 비로소 해외 훈련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었다.

 

비행간 각종 항법훈련 체험

 

 이륙한 지 20여 분이 지나자 마자 생도들의 항법훈련은 시작됐다.

 소속 중대장과 함께 조종실인 칵핏(cockpit)에 오른 생도들은 조종 계기판을 눈으로 확인하고 부조종사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필요한 답변을 들었다.

 “현재 고도는 2만2000여 피트에 시속 400여 km다. 전반기 때 제주도 비행은 고도 1만 피트였다. 고도의 차이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비행원리는 자동항법 장치를 이용한다. 그리고….”

 조종실 안에는 장거리 비행의 피로도를 덜어주기 위한 공간도 작게 마련돼 있었다. 조종석 바로 뒤에 대기 좌석과 간이침대 공간 비슷한 칸이 위ㆍ아래로 배치돼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승무원과 생도 간의 질문과 답변은 필리핀의 빌라모아 공군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 비행시간이 워낙 많이 걸리는 관계로 기내에서 간단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수송기 안은 생각보다 비좁고 빈 공간이 거의 없었다. 앉은 자세로 거의 6시간 가깝게 비행하다 보니 좀이 쑤시고 온몸이 굳는 듯했다. 누구나가 마찬가지의 심정이겠지만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비몽사몽으로 수송기 비행에 적응해 갈 무렵, 안내방송이 다시 흘러 나왔다.

 “잠시 후 30분 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청주를 출발한 지 5시간40여 분 만에 급유를 위해 공항에 도착, 잠시나마 저렸던 오금을 펼 수 있었다.

 잠시 짬이 난 시간을 빌려 이번 훈련을 함께한 15비 부단장인 유방우 대령에게 몇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비행고도 제한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 서쪽으로 갈 때는 ‘짝수 고도’로, 동쪽인 경우는 ‘홀수 고도’로 갑니다. 일종의 하늘 교통인 셈입니다. 생도들이 나란히 앉아 고생이 많지만 훈련의 일환이라고 보면 됩니다.”

 

청주서 족자카르타까지 12시간 비행

 

 30여 분을 공항에서 쉰 뒤 다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를 향한 비행에 올랐다.

 기내에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청주에서 필리핀까지 온 시간만큼을 비행한 끝에 밤 11시 45분쯤 공항에 도착했다.

 숙소(쉐라톤 호텔)까지는 대략 15분 거리로 자정 무렵에야 도착했지만 현지 여행사와의 계약 관계로 12시 넘어서 다시 ‘우리만의 저녁식사’를 했다.

 훈련 첫날 일정은 그렇게 12시간가량 비행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첫날임에도 항법훈련이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느낀 그런 날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4박 5일간의 항법훈련간 비행한 시간은 왕복을 포함해 중간에 들른 반둥지역 비행까지 무려 22시간을 넘게 수송기 안에서 보냈다고 보면 된다.


유호상 기자 < hosang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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