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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생생한 안보현장, 제 2땅굴(坑道)

  지난 4월 13일, 소대원과 함께 강원도 철원, 군사분계선 지역의 제 2땅굴을 다녀왔습니다. 부대원들이 땅굴을 견학하면서 북한의 끔찍한 만행을 목격하고 그들의 대남침략의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 또한 군사분계선 인근에 기습남침을 위하여 북한이 땅굴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가 본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실제 땅굴에 대한 브리핑을 들으며 북한의 만행을 목격하니 충격으로 인해 말문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땅굴의 발견과 시추과정 그리고 북한의 반응을 보면서 근래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천안함, 연평도 폭격사건-을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북한군부는 1971년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속전속결 대남전략의 발판으로 땅굴 공사를 시작합니다. 전쟁 발발시 신속하게 남한 지역 내로 병력 및 물자를 수송하여 전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7.4 남북공동성명'이 이루어짐에 따라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평화 무드가 조성되었지만, 한편으로 여전히 대남침략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1973년 이기태 상병과 김효섭 일병에 의해 최초 폭음을 청취한 이후 민·관·군은 땅굴을 발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제 2땅굴은 시추작업에 의해 발견되었고 귀순자의 증언과 과학적인 조사로 인해 북한의 대남침략용 땅굴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다이너마이트 장전공 방향, 갱도 배수로, 그리고 사용된 굴착공법 등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땅굴 입구에는 북한의 소행이 확실한 증거를 설명한 안내판이 붙어있습니다. 친북 및 종북세력들에 의해 선배 군인들이 발견한 제 2땅굴의 진실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해 놓은 것입니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 천안함 사건으로 인하여 국론이 분열되고 국가안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제 2땅굴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강력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땅굴의 모습이 머릿속에 남습니다. 만일 이 땅굴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니 끔찍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선배 전우의 피로 이루어진 소중한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땅굴 발견 중 산화하신 선배전우 김호영 중사등 8명의 명복을 빕니다.

By 한철희 기자(cp161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