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따라 3800km 안보대장정

수도·서해의 수호자… 국토방위 향해 뛴다 <1> 경인선



[우리나라 철도의 탄생역이자 경인선 전철의 종착역인 인천역. 

역사 맞은편은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붙은 지역으로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패루(牌樓)가 서 있다. 양동욱 기자]




한국철도의 효시... 118년 역사 싣고 달린다 

 

 #1 역사와 문화

 

현재의 경인선은 서울시 구로구 구로역과 인천시 중구 인천역을 연결하는 총 길이 27㎞의 철도 노선이다. 한국 최초의 철도 노선으로 지금의 기점은 구로역이지만 개통 당시는 노량진역이 기점이었다. 초기에는 서울역과 인천역을 연결하는 철도였지만 경부선이 개통되고 구로역에서 분기하게 되면서 구로역 이북 구간은 경부선이 되고 나머지 구간만 경인선으로 남았다.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를 연 경인선은 1899년 9월 18일 제물포(현 인천)~노량진의 33.8㎞ 구간에서 개통됐다. 1897년 3월 22일 인천 우각동역터(현 도원역)에서 주한미국전권공사 겸 기업가 제임스 모스에 의해 기공된 지 2년6개월여 만이었다. 


개통 당시 노선은 인천역∼축현역∼우각동역∼부평역∼소사역∼오류동역∼노량진역이었다. 이후 한강철교 완공과 함께 용산역을 지나 경성역까지 가는 노선이 완공됐다. 개통 당시 인천역에서 노량진역까지 소요 시간은 1시간40분. 당시 인천에서 서울까지 도보로 12시간 이상 걸렸다고 하니 가히 초고속 운송 수단이라 할 수 있었다.


당시 운임은 상등석 1원 50전, 중등석 80전, 하등석 40전이었다.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상등석이 6만 원, 중등석은 3만2000원, 하등석은 1만6000원 정도가 된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아니었다. 이렇게 출발한 경인선은 1965년에 복선화됐고,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과 동시에 1호선에 연결된 수도권 전철로 변경되면서 일반열차는 운행하지 않게 됐다.


오늘날 경인선은 서울 통근권을 인천까지 확대시켜 놓는 등 서울과 인천을 잇는 중요한 운송수단이 됐다. 경인선 철도가 놓인 지 118년 만에 우리나라 철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인선 철길에는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인천역에는 개통 당시 운행하던 증기기관차 형상을 한 '한국철도 탄생역' 기념석상이 세워져 있다. 조금 더 서울 쪽으로 이동하면 도원역 인근에는 '한국철도 최초 기공지' 기념비가, 서울에 진입해 노량진역 구내에는 '철도시발지' 기념비가 각각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경인선 철도의 종착역인 인천역 인근에는 짜장면의 발상지 차이나타운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자유공원, 개항기 일본 문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인천 개항 누리길 등 개항 이후 근대 인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혹한기 훈련 중인 육군52사단 독수리연대 장병들이 '철길을 따라 힘차게 달리는 열차처럼, 과녁을 향해 힘차게 날아가는 화살처럼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임무 완수에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구로역 탐색격멸작전을 펼치고 있다. 양동욱 기자]


 

 

 #2  안보지킴이


구로역에서 인천역까지 이어지는 경인선 철길을 따라 가다 보면 국토 방위의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안보지킴이 육·해·공군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시작은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을 지키는 진짜 사나이들, 육군52사단 독수리연대다. 구로역은 경인선이 출발하는 곳이자 구로공단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다. 이곳을 책임지역으로 하는 독수리연대는 1984년 1월 1일 창설됐다. 연대는 창설 이후 지금까지 민·관·군·경·소방이 하나 되는 총력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서울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매년 6만여 명의 예비군을 대상으로 실전적인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예비전력 정예화를 선도하고,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병영문화를 조성하며, 지역 주민들과의 다양한 교류 협력으로 시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부대상을 구현하고 있다. 이런 장병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연대는 지난해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선봉연대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내역에 다다르면 인천 지역의 대표부대 육군17사단을 만날 수 있다. 전군 유일의 해·강안 동시 경계부대이자 인천·부천·김포 3개의 시를 아우르는 통합방위 작전부대인 17사단은 한미연합작전,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중요시설 방호 및 예비전력 관리, 주요 국가행사 경계 지원 등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는 수도권 서측 방위의 핵심전력이다. '선승이후구전(先勝而後求戰)의 완승(完勝)하는 명품 정예 번개부대 육성'을 지휘목표로 공세적 군인정신과 야전성을 함양해 전장에서 승리하는 대비태세를 완비하며 더 빠르고 더 강하게 행동하는 동사형 부대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어 부평역에 이르면 경인선 본선에서 갈라져 나온 지선 철길로 이어진 육군3군수지원사령부(3군지사)를 만날 수 있다. 3군지사는 수도방위의 핵심 지역과 전략적 요충지인 서북도서 일대 등 13개 사·여단 278개 부대가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보급·정비·수송·탄약·급양·의무 등 다양하고 핵심적인 분야에서 군수지원을 하고 있다. 군수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투부대의 임무 수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3군지사 장병들은 오늘도 함께 싸우고 승리를 뒷받침한다는 각오로 완벽한 군수지원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인천 우각동역터(현 도원역)에서 열린 경인선 철도 기공식. 철도박물관 제공]

 

종착역인 인천역 인근에서는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인방사)와 마주친다. 인방사는 우리 바다를 지키는 수도권 유일의 해군 전투부대이자 완벽한 영해 수호를 위한 최정예부대이면서 수도권 서측 해역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인방사는 해방병단 인천기지를 모체로 5해역사령부 항만방어대, 항만방어전대를 거쳐 1999년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책임해역은 수도권 서측 해역 약 2200㎢로 여의도 면적의 약 260배에 달한다. 또 140여 개의 유·무인도가 있고 썰물 시 책임해역의 40% 이상이 갯벌로 변하는 특수한 작전환경 속에서도 완벽한 책임해역 사수를 목표로 수도권의 적 해상침투 거부 및 격멸, 인천항만 등 국가중요시설 방호, 인천특정경비해역 통합방위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인선 철길을 따라가다 보면 최강의 검은베레 육군9공수특전여단, 해외 파병 장병들의 요람 국제평화지원단, 지역 대공방어를 담당하는 공군방공유도탄부대 등도 만날 수 있다.

 

 

 118년 철길 역사 이곳에서 한눈에 '경인선-철도박물관'


[박효진 철도박물관 학예팀장이 전시된 증기기관차를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철도는 1899년 9월 18일 경인선이 첫 기적을 울린 후 지난 118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이런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철도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철도박물관은 서울 용산 철도고등학교에 있던 철도기념관이 1988년 경기도 의왕으로 이전, 개관한 것이다.



 

[6·25전쟁 당시 철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물.]



20여 대 실물 기차와 관련 유물 등 1만여 점 자료 ‘풍성’


철도박물관은 1935년 10월 1일 서울 용산 철도종사원양성소 안에 개관했었다. 이후 1981년 10월 15일 철도고등학교 실습장 내의 철도기념관으로 이어졌고, 1988년 1월 26일 현재의 위치인 경기도 의왕시 2만8000여㎡ 부지에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꾸며졌다.


철도박물관은 과거에 운행했던 증기기관차·대통령 전용열차 등 20여 대의 실물 기차가 전시된 야외전시장과 철도의 역사·문화, 철도 관련 유물 등 1만여 점의 자료를 모아 놓은 실내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야외전시장을 대표하는 전시물은 역대 대통령들이 쓰던 열차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 전용 객차는 등록문화재 제419호다. 열차 내부에는 봉황 문장이 선명한 대통령 전용 의자와 책상, 침실, 식당 등 각종 시설과 설비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비록 낡았지만 전직 대통령 관련 유물로 역사적·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게 박효진 철도박물관 학예팀장의 설명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용하던 대통령 특별동차 ‘메기’.]



32년간 사용했던 대통령 특별동차 ‘메기’ 눈길 


박 전 대통령이 도입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용했던 대통령 특별동차 ‘메기’는 웅장한 규모가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1969년부터 2001년까지 32년간 운행됐고 전면부가 메기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메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1942년 일본에서 제작된 것을 들여와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파시형 증기기관차 23호(등록문화재 제417호), 1951년 6·25전쟁 당시 미군이 도입한 디젤전기기관차, 부산~신의주를 비롯해 전국 주요 철로를 운행했던 대표 열차 미카3 화물용 증기기관차, 수인선 등 협궤에서 운행했던 협궤증기기관차 13호(등록문화재 제418호)도 볼 수 있다.


실내전시장 1층에 들어서면 1897년 3월 22일 경인선 우각동역터에서 열린 경인선 기공식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상황이 명성황후 시해 직후여서 상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철도가 품고 있는 아픈 역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 사진 한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철도 모형 디오라마.]



KTX 열차 직접 운전하는 듯한 열차운전 체험실 인기


철도역사실에 들어서면 경인선 철도에서 운행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 모갈탱크형 증기기관차 모형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철도 개통 연대기, 경인선 철도 설계도면 등 우리나라 철도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이어진다. 그중에는 6·25전쟁 당시 연락이 끊긴 미 육군24사단장 윌리엄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미 특공대원 33명을 태우고 적진을 뚫고 들어갔던 미카3 129 증기기관차 모형과 김재현 기관사의 유물도 있다.


전시는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열차운전 체험실과 철도 모형 디오라마실로 이어진다. 열차를 축소·제작해 운행하는 철도 모형 디오라마실에서는 증기기관차·디젤기관차·전동차 등 13개 열차 126량이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보며 비둘기호에서부터 통일호·무궁화호·새마을호·KTX 등 우리나라 열차의 변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열차운전 체험실에서는 기관사가 돼 비록 시뮬레이터이긴 하지만 KTX 열차를 직접 운전해볼 수도 있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사진 < 양동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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