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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주한미군 사드 배치 전문가 긴급 좌담

주한미군 사드 배치 전문가 긴급 좌담

북핵·미사일 포기하면 주한미군 사드 배치도 없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북 위협은 실종된 채 사드만 쟁점화…국가안보 본질 흐려져

사드는 최소한의 방어무기…다중방어체계 태세 갖춰야

북 SLBM 대응 위해 ‘수상·수중 킬체인 체계’ 마련 필요

북한에 대한 방호력 제고·강력한 한미동맹 발전에 의미

목함지뢰 도발 사건때 보여준 ‘온 국민의 단합된 힘’ 절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우리 정부가 해야할 일

1. 지역주민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

2. 북 선전선동에 대한 억제와 응징 노력

3. 중국·러시아 등 국가들과의 오해 불식 미국과의 대북제재 공조 강화

4. 긴밀한 실무협의로 사드 효용성 극대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사드 배치의 진실

1. 100m 벗어난 주변지역에는 전자파 영향 전혀 없어

2.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 적어

3. 추가적인 주한미군 부담금 적어


<문성묵(왼쪽)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과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이 

18일 서울 용산 국방홍보원에서 국방일보 주최로 열린 사드 관련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재호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에 배치될 예정인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사드)의 부지로 경상북도 성주가 결정되면서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이 논란에는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논의가 빠져 있다. 이에 국방일보는 사드 논쟁이 보다 건설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돼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과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이 참석한 좌담은 18일 오전 본사 인터뷰실에서 유호상 취재팀장의 사회로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사회= 바쁘신 와중에도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의견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란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문성묵 센터장= 최근 사드 배치 문제가 ‘국가안보’라는 본질이 흐려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 결정을 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올해 1월 김정은은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에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사드 배치 문제는 2014년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 직후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과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드 배치를 본국에 건의하겠다고 하면서 제기된 것이었죠. 그동안 우리 정부는 중국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올 초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코앞까지 닥쳐온 상황에서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필수적인 가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실종된 채 사드만 쟁점화하고 비화돼 국론을 분열시키는 현재 상황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근식 국장=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대통령이었던 드골은 “핵무기를 갖지 못한 나라는 진정으로 독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개발해 핵추진 잠수함에 탑재함으로써 ‘최소의 핵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는 현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국제사회의 공조체제 방향을 따져보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대비책은 고사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 등을 방어하기 위한 요격무기를 설치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창을 들고 공격하는 강도는 두둔하면서 오히려 왜 방패를 가지고 막느냐’고 논쟁하고 있는 꼴이고 이 모습은 북한 김정은이 제일 좋아할 것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 공격한다면 우리는 핵무기를 발사하지 못하게 하든지 아니면 발사한 핵무기를 100% 요격하든지 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저지에 실패한다면 최소한의 방어 무기인 사드라도 배치해야 하는데 중국이 반대하고 사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은 용인하면서 남한의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들의 국익에만 매달리는 속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방어용무기인 사드 레이더의 특성을 모를 리 없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사회 = 근본 문제인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문성묵 센터장=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근본 의도는 분단 이후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대남적화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대남 군사력 우위를 달성하고, 전쟁 시 이를 사용하여 한반도에 미군의 증원을 차단하고 조기에 승전을 달성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우리는 우선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하에 강력한 대북제재로 김정은이 가진 셈법을 바꾸도록 강요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킬체인, 한국형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등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만일 발사할 경우 다층방어체계를 통해 요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문근식 국장= 육상의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체인(Kill Chain) 같은 ‘수상·수중 킬체인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잠수함의 적은 바로 잠수함입니다. 현재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물속 잠수함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 발사할지 모르기에 기존 유도탄 방어 체계로는 사실상 방어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추가로 SLBM을 발사하면 이지스 구축함이 SLBM을 해상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SM-3 도입도 추진해야만 합니다. 우리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체계와 결합되는 SM-3 요격체계는 SLBM을 포함한 북한의 핵 탄도탄 공격 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억제전력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인 찰스 퍼거슨 미과학자연맹(FAT) 전 회장이 ‘한국의 핵무장 능력’에 대한 보고서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퍼거슨 전 회장은 ‘외교적 핵폭탄’을 언급했는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거나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국도 핵을 만들 능력이 충분한 만큼 핵을 개발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는 것입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사회=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문성묵 센터장= 사드의 배치는 미국이 요청하고 대한민국이 이를 수용해 주한미군에 미국이 배치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약 10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85% 이상이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하면 대한민국 전역의 1/2에서 2/3 범위까지 북한의 스커드·노동·무수단 미사일 등과 같은 단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현재 한미의 패트리어트와 함께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해 최소 2회 이상의 추가 요격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요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 동맹국인 대한민국이 당연히 동의해야 하는 사안이나 그동안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결정함으로써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호력이 제고된 것은 물론, 더욱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발전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사회= 사드의 효용성에 대해 이야기들이 많은데 사드는 어떤 무기체계입니까? 


문근식 국장= 북한 미사일이 창이라면, 사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한 방패입니다. 사드는 공격무기가 아니라 방어무기입니다. 사드는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입니다. 즉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중 사거리 3000km 이하의 단거리 또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하강할 때 고도 40~150㎞에서 직접 맞혀 파괴하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입니다. 사드 1개 포대는 포대통제소, 사격통제레이더 1대, 발사대 6기, 요격미사일 48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드는 지금까지 총 11차례 요격시험을 모두 성공해 3000㎞급 이하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사회=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한 쟁점 사안들이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입니까?


문성묵 센터장=사드와 관련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한 쟁점들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현재 나도는 쟁점의 첫째는 전자파 문제인데, 사드 레이더는 지면과 5도 이상 위쪽으로 운영돼 100m를 벗어난 주변 지역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둘째, 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실제 중국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실제 보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보복한다면 중국도 상응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주한미군 부담금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데 사드는 미국이 배치하고 우리는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부지와 부대시설을 제공하도록 돼 있어 큰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주한미군 분담금은 2018년에 재협상할 예정인데 매번 인상 상한선이 4%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추가부담은 염려 대상이 아닙니다.


사회= 그렇다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입니까?


문근식 국장= 우선 대내적으로는 사드 배치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당면한 것으로는 성주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의사소통을 지속해 나가야 합니다. 사드 배치가 화가 아니라 복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북한이 강력 반발하면서 근거 없는 선전선동을 하고 있고 물리적 조치 등 협박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억제와 응징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외교적 영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국가들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특히 이로 인해 대북제재 공조 전선에 균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과의 공조가 중요합니다. 끝으로 군사적 차원에서는 긴밀한 실무협의를 통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원만하게 사드가 배치되도록 하는 동시에,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만반의 조치를 갖춰야 합니다.




사회=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전문가 입장에서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문성묵 센터장= 우리에게 가장 큰 안보위협은 북한의 핵·미사일입니다. 김정은은 1인지배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명분으로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면서 우리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합니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는 바로 그 일환입니다. 김정은의 셈법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핵 문제 해결도, 우리가 바라는 평화와 통일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안보를 위해 온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입니다. 작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시 하나로 단합돼 김정은을 굴복시켰던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문근식 국장=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는 한 사드를 포함한 방어 무기체계의 배치는 불가피합니다. 북한은 핵 개발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가 제주민군복합항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 때 보여준 ‘온 국민의 단합된 힘’을 이번 사드 배치에서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