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터(Raptor)? 사전상으로는 ‘맹금(猛禽)’라고 뜻풀이가 나온다. 한자부터 읽기 어려운 이 맹금이 무엇인지, 어떤 종류가 있는지 다시 찾아봐야 한다. 그럼 오스프리(Osprey)는? 호넷(Hornet)은? 최근 키리졸브(KR: Key Resolve)/독수리(FE: Foal Eagle)연습 중에 첨단 혹은 강력한 무기체계로 모델명과 함께 소개되는 애칭(상징명칭)들이다. 영문이름인 탓에 알기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 말 이름을 알려준다 해도 그 모습을, 그 위용을 상상하기가 쉽지는 않다. 국내외 항공기에 쓰이는 애칭과 그의 실물 사진 그리고 상징 이미지를 모아보았다.

 


 

 

F-22는 현존하는 지상 최강의 전투기. 따라서 이름도 하늘이라는 임무 공간, 그리고 무적·최강에 부합하는 그 위용에 부합하는 생태계 최상위에 있는 동물을 나타내는 이름을 붙였다. 랩터가 그것이다. 그런데 랩터는 수릿과나 맷과의 새와 같이 성질이 사납고 육식을 하는 종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독수리나 매, 올빼미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어느 한 종류의 새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F-22 랩터는 주로 이글(eagle)을 뜻한다고 한다. 그것도 미국의 국조(國鳥)로 상징되는 흰머리독수리(bald eagle). 몸길이 약 90cm이며, 온몸이 갈색이고 머리와 꽁지는 흰색이나 어린새는 온몸이 갈색이다. 랩터의 로고(logo)를 보면 영문 RAPTER 사이에 미 공군을 나타내는 ‘별’ 모양이 디자인되어 있고 강한 부리(beak)가 전투기의 매서운 공격력을 표현해주고 있다. 

이글처럼 맹금류의 조류들로 항공기에 붙은 이름으로 오스프리가 눈에 띈다. 이번 KR연습에 참가한 강습상륙함 복서(Boxer)함에 탑재된 MV-22 오스프리는 수직이착륙 (VTOL)이 가능한 항공기. 헬리콥터와 고정익 항공기 모양을 함께 갖추고 있다. 오스프리는 물수리를 뜻한다. 몸길이는 수컷 54cm, 암컷 64cm이다. 몸의 윗면은 검은 갈색이고, 아랫면은 흰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1급 조류로서 보호받고 있다. 물고기를 낚아채는 모습이 매우 과감한데, 속도가 워낙 빨라 사진작가들도 촬영에 애를 먹는 새로 유명하다.

 

전투기 이름으로 또 많이 쓰이는 조류가 매이다. 매는 호크(hawk)가 일반적으로 쓰이지만 전투기에는 F-16에 명명된 팰콘(Falcon)이 유명하다. 공식 애칭은 ‘파이팅(Fighting) 팰콘’이며, 야간 저고도 항법장치인랜턴(LANTIRN, Low Altitude Navigation and Targeting Infrared for Night)이 장착된 경우 나이트팰콘(Night Falcon)이라고도 불렀다. 비공식적으로는 독사라는 뜻의 ‘바이퍼(viper)’가 쓰이기도 한다. 바이퍼는 제너럴 다이나믹스(현 록히드마틴)사가 F-16을 개발할 당시 불린 프로젝트 코드네임이었다. 동체와 주익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지는 외형이 매력적이다. 초창기 F-16 전투기는 경(輕)전투기 성격이었지만, 이후 다목적 중(中)형 전투기로 개량되었다. 이스라엘 공군은 1982년 베카계곡 상공에서 시리아 공군과 대규모 공중전을 벌이면서 F-16으로 MiG-21/23 전투기등 시리아군의 전투기를 44대 격추하는 전과를 거둔 바 있다.

항공기에서 ‘이글’은 대체로 F-15전투기를 나타낸다. 개량형 버전에 따라 F-15E는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15K는 ‘강타하다’, ‘전승을 거두다’는 뜻에서 슬램이글(Slam Eagle)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한 전투기 중에서는 ‘최강’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수릿과 새로 ‘해리어’(Harrier)도 널리 알려져 있다. V-22에 앞서 강습상륙함에 탑재된 수직이착륙(VTOL)하는 AV-8의 애칭이다. 우리 말로 ‘개구리매’라고 한다. 국제적으로 협약을 마련해 보호할 정도로 매우 희귀한 새다. 날개를 폈을 때의 폭은 113~137㎝에 이른다. 영국이 개발한 해리어 전투기는 길이 13.91m. 너비 7.7m. 무게 5.5t이다. 포클랜드 전쟁에서 크게 활약했다.

 

조류사전과 같은 전문서적에 의하면, 독수리의 독(禿)은 대머리를 뜻한다. 독수리는 대머리 수리란 이야기다. 이 머리가 벗겨진 독수리는 사냥을 하지 않고 동물의 사체를 뜯어먹고 산다. 비행 속도보다 체공을 위해 다른 수리들 보다 넓고 긴 형태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두고 ‘이글’이 아닌 ‘벌처(Vulture)’라고 한다. 그런데 독수리를 이렇게 구분하기에는 오늘날 그 명칭과 수사가 일반화되어 있어 ‘하늘의 제왕 독수리’라고 해도 틀렸다고 탓할 수는 없게 되었다.
공군에서는 국산 고등훈련기 T-50에 ‘검독수리’라는 애칭을 부여했다. 골든이글(Golden Eagle)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용 넘치는 독수리가 바로 이 검독수리라고 한다. 머리와 목은 황금색을 띠었지만 몸 전체적으로는 짙은 암갈색이다. 몸길이는 1m에 체중은 7~9kg 정도 나간다. 날개를 펴면 그 길이가 2m에 이르러 시속 240km 이상의 속도로 먹이를 낚아챌 때의 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먹이로 토끼와 같은 연약한 동물뿐 아니라 늑대까지도 사냥해 먹기때문에 생태계의 정점에 자리해 있는 맹금이라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존 C 스테니스 등 항공모함은 ‘매의 눈’을 가지고 있다. ‘호크아이(hawkeye)’로 불리는 E-2C 조기경보기(위)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기체 상부에 부착된 직경 7.32m, 두께 0.76m의 회전식 레이돔이 눈의 역할을 한다. 새의 눈은 동물 중 가장 뛰어나다. 눈 크기는 머리 전체의 10~15% 정도 된다. 사람은 1%에 불과하다. 새의 눈에는 빛에 민감한 감각 세포가 많아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의 빛인 자외선 영역의 색까지 볼 수 있다. 더욱이 스치듯 보기만 해도 정확하게 생김새를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수리 등의 맹금류는 사람보다 4~8배까지 잘 볼 수 있어서 땅에서 1.6㎞ 정도 떨어진 하늘 위에서도 먹잇감을 발견할 수 있다. 움직이는 바다의 군사기지인 항공모함의 눈으로서 적절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공군의 공중통제기 E-737의 애칭은 평화의 눈(peace eye)인데 호주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E-737(왼쪽)은 웨지테일(wedgetail)로 불린다. 이글호크(eagle-hawk)라고도 하는데 검독수리의 일종이다.

 

스테니스 항공모함에 실려 우리나라에 온 FA-18 전투기는 호넷(Hornet)으로 불린다. F-14의 뒤를 이어 미 해군의 주력 함재기로 운용되고 있다. 호넷은 ‘말벌’이다. 말처럼 생긴 벌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말거머리, 말잠자리, 말고개 등에서 보듯 ‘말’은 ‘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접두어다. 말벌은 몸통 끝에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독침이다. 알을 낳는 관이었으나 독침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한다. 민감한 사람들은 말벌에 쏘이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몸길이가 5cm가 되는 아시아쪽의 말벌 즉 장수말벌의 경우 독성이 높아 한 두 마리에 쏘여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영화 ‘탑건(Top Gun)’에 나오는 전투기로 유명세를 떨친 전투기가 F-14이다. 항공모함 함재기로 운용된 F-14는 쌍발·2인승에 날개의 평면을 비행·착륙 등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가변익이 특징이다. 100km가 넘는 사거리를 가진 AIM-54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이 필살의 무기로 러시아 MIG-23, MIG-25전투기 등이 그 제물의 대상이다. 항공기에 그려진 카툰은 이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그림의 캐릭터는 공식은 아니다. 애칭은 와일드캣, 헬캣, 타이거캣 등 고양이를 항공기의 애칭으로 삼는 그루만(Grumman)의 전통에 따라 톰캣(Tom Cat)으로 명명되었다. 하지만 ‘탑건’ 제독으로 명성이 높은 토마스 코놀리(Thomas F Connolly 1996년 타계) 예비역 중장에게 경의를 나타내고자 하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개발사는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복싱 장갑을 끼고 트렁크를 입은, 그리고 6발의 권총벨트를 찬, 2개의 꼬리를 가진 톰캣을 그려줄 것을 요청했다. 강하면서 매끈하게 멋진, 자신감에 여유로움까지 보이며 ‘Anytime baby’라고 말하는 공식 캐릭터는 그렇게 태어났고 널리 사랑받았고 또 사랑받고 있다.

 

2014년에 퇴역한 RF-4C의 기체에는 대한민국 공군을 상징하는 태극마크와 ROKAF가 새겨진 우리나라 전통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채 경례를 하는 캐릭터(위)가 그려져 있다. 한국 공군이 운용해온 F-4C의 명예로운 퇴역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의 항공기 전문 사진가 마틴 패너가 디자인해 제공, 항공기에 도장한 것이다. 캐릭터 상단에 새겨진 숫자는 F-4C 도입 및 퇴역 연도를 의미한다. 이 캐릭터의 원캐릭터 이름은 스푸크(Spook·오른쪽), 즉 유령 혹은 도깨비이다. F-4의 애칭인 팬텀(Phantom)과 동의어인 셈이다. 스푸크는 F-4를 상징하는 캐릭터이다. 캐릭터의 얼굴이 뒤에서 바라본 F-4와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유령이나 도깨비는 사람의 힘을 초월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상대에게 두려움을 준다. F-4는 F-15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강의 전투기였다. 동북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보유했다. 북한 공군이 서해 5도에서 도발하기 위해 출격했지만 팬텀이 요격에 나섰다는 말을 듣고 붙어볼 생각도 없이 기수를 돌려 복귀했다가 김일성에게 크게 질책받았다는 일화가 있다.

 

 

 

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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