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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눈, 그리고 군대

이젠 완연한 겨울이죠?? *^^*
이 추운 겨울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겨울하면 생각나는 것을 열거하면, 크리스마스, 눈, 겨울방학, 눈사람,
설날, 스키, 목도리, 장갑 등등이 떠오릅니다.

겨울에 눈 정말 아름답죠.
특히 화이트크리스마스 하면 정말 아름다움 세상이 연상됩니다.

그런데 군대에 갓 다녀온 제 동생과 눈 내리는 날의 제 대화입니다.
“와! 눈 온다. 정말 예쁘다.”
“앗, 지긋지긋해, 하얀 색만 보면 경기 날 것 같아.
눈만 보면 군대에서 하루 종일 눈 쓸었던 악몽이 떠올라.
쓸고 나면 또 쓸고, 쓸고 나면 또 쓸고.~”

제 동생에게 악몽을 남겨 준 눈.
군대 그리고 눈은 무엇인지 한번 군대에 다녀온 멋진 대한민국 남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김은기 남 61세, 토목업 종사, 1974년 1군번, 춘천 쌍용 부대, 보급병

군대 다녀오신지 한참 되셔서요. 그래도 기억이 생생하시나요? 그러면 군
대에서 눈과 관련된 추억이 있으시면 이야기 해 주세요.

▶다들 힘들던 그 때 군대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보급부대에서 일을 했었죠. 그 당시는 길도 너무 안 좋은 때라서 눈만 오면 물품이 안 오는 것입니다.
비품을 맞춰 놓아야 하는데, 눈만 오면 제때 안 오니 위에서는 뭐라고 하
고, 애가 많이 탔던 기억이 납니다.
군대에서 제가 키우던 개가 한 마리 있는데, 눈만 오면 밤새 짖더라고요.
고참들이 너무너무 화를 내면서 “저 개 좀 어떻게 해.”라고 저를 보고 뭐라
고 했습니다. 계속 그렇게 짖으면 선임들이 그 개를 혼낼까봐 밤새 달랬습
니다. 아마 눈이 오면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어느 날은 눈이 온다고 또 짖
어서 묶인 줄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도망을 막 가는 것이에요.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그 개 잡으러 막 달려갔죠. 막 달리다 보니 군대 뒤 산으
로 막 들어갔습니다. 그 때문에 군대에서는 제가 탈영한줄 알고, 난리가 났
었습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산에 가서 개랑 놀다가 왔죠.  

이서룡 남 34세,리쿠르팅업 종사,1998년 4군번,철원백골부대, 행정병

겨울 좋아하세요? 눈은 좋아하시나요? 군대에서 눈과 관련된 추억이 있으시면 이야기 해 주세요.

▶최전방에 들어갔을 때 일입니다. 강원도 산골에서 근무를 해서 정말 항
상 눈을 보고 살았습니다. 교대로 산에 들어가서 근무를 하는 일을 했습니
다. 어느 날 산에 들어갔는데, 강원도 산골에 폭설이 내렸고, 식량 배급차
가 들어 올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주린 배를 움켜쥐면서 배급차가 오기를
기다렸는데, 며칠 동안 폭설 때문에 못 들어오더라고요. 정말 물도 없고,
건빵만 먹으면서 며칠을 기다렸습니다. 그 때 굶주린 배에 먹던 건빵이 그
렇게 맛있을 수도 없습니다. 또, 물이 부족해서 눈을 녹여서 먹었습니다.
그때 눈 녹인 물맛이 너무 맛있어서, 서울에 와서도 그 경험을 살려 눈을
받아보았는데, 그때의 그 하얀 물이 아니라 지저분한 물이더라고요. 그때
는 악몽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추억이네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눈 오면 눈 쓸어야 한다고 해서 싫다고 하는데, 전
훈련 안 받으니까 좋았어요. 최전방이라서 어차피 눈은 항상 있었기 때문
에 저희는 제설작업을 심하게 안 했거든요. 눈 안 오면 훈련해야 하는데,
눈 오면 훈련 안하고, 산에 박혀 있으니까 좋더라고요.^^ 그래서 전 지금도 눈 오는 날 좋아해요. 어디서 근무 하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김지성 남 29세, 유통업 종사, 2000년 7군번, 파주 백마부대, 운전

겨울 좋아하세요? 눈은 좋아하시나요? 군대에서 눈과 관련된 추억이 있으
시면 이야기 해 주세요.

▶전 정말 눈 싫어해요, 지긋지긋해요.
그래서 전 스키도 안타요. 노래 중에도 조하문의 ‘눈 오는 밤’(우리들 사랑
이 담긴 조그만 집에 옹기종기 모여 정다운 이야기 서로의 즐거움 슬픔을
나누던 밤….) 예전에는 좋아했는데, 지금은 듣지도 않아요.
군대에서 많은 작업을 했죠. 그런데 작업 중의 작업인 ‘작업의 제왕’ 제설작
업이 압권입니다. 전 특히 운전병이라 운전을 하다가도 눈 많이 오는 곳 가
면 막 쓸어야 해요. 윗사람들 차가 못 지나가면 큰일 나거든요. 특히 눈이
많이 오면 순찰차가 오는데, 진입로를 치우지 않으면 그분들이 못 오니까
후딱 치워야 합니다.
하지만 치우면 뭐 합니까? 다시 금방 쌓이는걸요. 판초우의에 담아 퍼내도
퍼내도 끝이 없이 쌓이던 그 눈. 그건 눈이 아니라 하얀 똥입니다.

입대 전과 입대 후 눈의 추억이 변한 것인가요? 입대 전 눈과 관련된 추억이 있나요?

▶당연하죠.

입대 전에는 그래도 로맨틱 가이라고 통했습니다. 그래서 여자 친구랑 “첫
눈 오면 만나자.”란 약속까지 하고 눈이 오면 “와~ 눈이다.”라고 설레면서
여자 친구 만나러 나갔습니다.

어느 날 여자 친구랑 “눈 오면 보신각 앞에서 만나자.”라고 약속을 했었습
니다. 눈 오는 날 저녁은 꼭 ‘여자 친구와 함께’라고 약속을 해 놓았었어요.
그런데 제가 사는 강북구에는 눈이 왔는데, 그것도 많이 왔거든요. 제 여자 친구가 사는 금천구에는 눈이 안 온 것이에요. 당시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
라서 당연히 7시 저녁 시간에 만나기로 한 것을 기억해서 나갔어요. 그런
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는 것이에요. 집에 전화해도 안 받고~ 그렇게 바
람을 맞고,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 만나러 나갔다고 오해를 하고 씩씩대면
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가 사는 지역은 눈이 안 왔다는 것이에
요. 같은 서울에도 지역마다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네요.

그땐 정말 눈이 좋았는데~
눈처럼 군인과 민간인에게 공평하지 않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일반 상식! 눈 너는 뭐냐? 눈을 파헤쳐보자.

눈이란?
눈은 하늘에 있는 얼음조각이 녹지 않고 떨어지는 것입니다. 하늘에 떠 있
는 온도가 매우 낮은 상태의 구름 속에는 얼음 상태인 빙정과 과냉각 물방
울이 함께 존재합니다. 여기서 과냉각 물방울이란 빙점 이하로 온도가 내
려간 상태에서도 얼지 않은 물방울을 말합니다. 이 과냉각 물방울의 포화
수증기압은 고체인 빙정의 포화수증기압보다 커서 과냉각 물방울에서 증
발이 일어나게 되고 이 때 발생하는 수증기 가 빙정에 달라붙음으로써 덩
어리가 점차 더 커지고 무거워집니다. 덩어리가 무게를 견딜 수 없을 정도
로 커져 땅으로 떨어지면 이것이 바 로 눈이죠.

정말 많은 눈의 이름들.
가랑눈 · 가루눈 · 길눈 · 도둑눈 · 마른눈 · 만년눈 · 밤눈 · 복눈 · 봄눈 ·
소나기눈 ·
솜눈 · 숫눈 · 싸라기눈 · 자국눈 · 진눈 · 진눈깨비 · 찬눈 · 첫눈 · 함박눈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에서 눈을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도둑눈: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려 아침에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눈.

소나기눈: 소나기가 내리듯 별안간 많이 내리는 눈. '소낙눈'은 '소나기눈' 의 준말.

숫눈: 눈이 와서 쌓인 그대로의 눈. 곧 발자국이 나거나 녹거나 하지 않고 내려 쌓인 채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눈

한자어로도
광설 : 바람에 휘날리며 어지럽게 내리는 눈, 철 늦게 흩날리며 내리는 눈.
폭설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
모설 :해가 저물 무렵에 내리는 눈.
미설 :눈이 조금씩 내림. 또는 그렇게 내리는 눈.
백설 : 하얀 눈
분분설: 풀풀 날리는 눈.
비설: 바람에 흩날리며 내리는 눈
삭설: 북쪽 땅의 눈.
산설: 산에 쌓인 눈
서설: 상서로운 눈.
설이: 아주 많이 내리는 눈.
숙설: 작년에 내려 아직 녹지 아니한 눈. 또는 녹다 남은 눈.
옥설: 백옥같이 희고 깨끗한 눈.
홍설: 붉은 빛깔을 띤 눈. 화산재, 황사 따위가 눈에 섞인 것이다.
효설: 새벽에 내리는 눈.
등 정말 많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름이 있다는 것은 눈이 종류가 많고, 다양하다는 뜻이겠죠?

눈은 왜 하얀 색일까요?

아주 깨끗해 보이는 눈이라고 할지라도 컵에 담아서 녹이면 더러운 물이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공기가 아주 깨끗한 시골이라면 조금은 다르겠지만 아쉽게도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눈은 사실 더러운 얼음인 것이지요. 그렇지만 눈 그 자체는 순백을 띠고 있답니다. 왜 눈은 하얗게 보이는 것일까요? 그것은 반사'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즉, 빛이 눈의 표면에서 난반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랍니다. 이것은 투명한 유리를 가루로 내면 하얗게 보이는 현상과 동일한 것입니다.



김정아 기자 (국방홍보원 공식블로그 '어울림'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