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사동향/국내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 현장을 가다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최고의 항만’

 

안보 거점의 늠름한 위용과…관광 명소의 아름다운 자태

 

실내수영장·은행·도서관·노래방 등 복합문화센터 외관 마무리 공사 한창

천연 경관과 조화 이룬 건물들 위로 한라산부터 뻗은 무지개 바다로 첨벙

‘안보·국익’ 미래 청사진에 가슴 뿌듯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동에 건설중인 제주 민군복합항이 지난 25일 현재 전체 공정률 94%를 보이는 가운데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은 계류시험 중인 해군 함정이 제주 민군복합항으로 입항하는 장면.

 

 “11월 25일을 기준으로 계류부두와 방파제 등을 건설하는 항만공사 공정률은 96.5%, 장병들이 사용할 건물과 복합문화센터 등 민·군 공동시설을 짓는 육상공사 공정률은 87%로 전체 공정률은 94%를 보이고 있습니다. 1993년 최초 소요제기 후 22년이라는 오랜 시간과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거쳐 완공되는 만큼 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민군복합항 건설을 위해 공사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25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동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현장 입구는 다소 어수선해 보였다.

 비가 내린 터라 땅은 질퍽거렸고 공사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면서 다소 혼란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대부분의 시설공사는 마무리된 상태이지만 막바지 공사 차량들이 드나들면서 도로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포장 공사를 맨 마지막에 하기 때문에 현장이 다소 어수선해 보인다”는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 들렸다.

 

 

 공사현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물은 민·군 복합시설로 사용될 복합문화센터였다.

 이곳에는 국제규격의 실내수영장과 체력단련장, 다목적 코트 등의 체육시설은 물론 은행·식당·매점·노래방 등의 편의시설과 도서관·정보화 교육장·어학실습실 등 교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물 외관 공사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고 내부도 건축공사를 마치고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3층 발코니에 나가 서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멀리 바다 위로 11층 아파트 1개 동 크기의 케이슨 57함으로 만들어진 남방파제가 보였다. 수면 아래로 20m, 수면 위로 19m 규모로 아무리 큰 태풍이 와도 파도가 넘지 못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방파제 안쪽 육상에는 바다의 파도 모양과 이 파도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군함의 형상을 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본관 건물은 거친 대양의 파도를 가르며 힘차게 항진하는 군함의 형상을 본떴고, 본관 주변으로 배치된 나머지 건물들은 부드럽게 일렁이는 제주 앞바다의 파도를 형상화하고 있다는 게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존의 군부대 건물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형상으로 주변의 멋진 제주 경관과 잘 어울렸다.

 복합문화센터 왼쪽으로는 지상 4층짜리 아담한 저층아파트 단지도 보였다. 이곳에 근무하는 독신 간부들이 사용할 숙소였다. 5개 동 72가구 규모인 독신자 숙소는 129억 원을 들여 제주지역 건설업체인 동남건설이 시공하고 있었다.

 공사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부두와 방파제를 보기 위해 이동하려는 순간 흩날리던 빗방울이 잠시 그치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면서 멀리 독신자 숙소 뒤쪽 한라산 중턱에서 서귀포 앞바다까지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깔이 선명한 커다란 반원이 그려지며 장관을 이뤘다.

 이 무지개를 따라 군용시설 내부 동쪽 끝 중소형·잠수함 부두에는 잠수함 두 척이 계류하고 있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계류 214급 잠수함 손원일함과 209급 잠수함 박위함이었다.

 새로 만든 항만에 함정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계류시험을 하는 중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해군 관계자는 “유형별 함정이 입항해 항만기능이 정상 발휘되는지 여부와 부두 안전성, 급전·급유·급수 설비 등 부두 지원시설의 적절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난 9월 16일 7600t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을 시작으로 11월 2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16개 유형의 함정 21척을 투입해 계류시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형함 부두에서는 이지스 구축함 서애류성룡함과 4400t급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이 계류시험을 하고 있었다.

 함정 계류시험을 위해 제주 민군복합항에 입항한 김성환(대령) 서애류성룡함장은 “이번 계류시험을 통해 함정 입·출항 및 계류, 항만 내에서의 선회, 부두 안전성 등을 세밀하게 점검하며 항만으로서의 정상적인 기능과 함정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기동전단의 모항이자 작전기지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용 부두를 지나 멀리 바다로 이어진 방파제는 상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약 2㎞에 이르는 방파제는 15만t급 크루즈가 접안해 관광객들이 타고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제주의 관광명소가 된 올레길이 강정포구에서부터 이어져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변남석(준장)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장은 “지난 10년여간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국민의 관심과 성원으로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며 “국가 해양안보와 국익보장에 기여하고 국가 미래를 위한 세계적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