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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사] 가을 숲 복병, 얕봤다간 치명타

의무사, ‘가을철 발열성 질환·곤충 교상 예방활동’ 전군에 시달

 

9월 벌 쏘임 특히 요주의…말벌, 꿀벌보다 독 15배나 많아

쓰쓰가무시증·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도 곤충이 원인

풀밭에 눕지 않기·긴소매 옷 입기 등 개인 방호 철저 권고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청명한 가을이 다가오면서 우리 군 역시 야외활동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수풀·삼림지역에서 활동하는 일이 많은 군의 특성상 이에 따른 각종 질병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가을을 맞아 육군25사단 장병들이 7일 중부전선 최전방 철책 주변에서 제초작업을 벌였다. 이와 함께 민간인 출입 통제선 이북 지역에 방치된 무연고 묘지를 벌초하기도 했다. 연천=한재호

 

 “곤충에게 물림 방지는 방역보다 개인 방호가 매우 중요합니다.”

 국군의무사령부가 ‘가을철 발열성 질환 예방활동 강조 공문’을 전군에 시달했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의무사는 최근 장병들에게 말벌 등 곤충에 의한 교상(咬傷·짐승, 벌레 등에 물려 생긴 상처) 방지와 교상 발생 시 대응요령에 대해서도 전파했다.

 최근 3년간 통계에 따르면 군 병원 진료가 필요했던 심각한 곤충 교상은 연평균 1330여 건으로, 5월부터 급격히 증가해 7~8월에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에는 생명에 위협이 되는 ‘과민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벌 쏘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무사 예방의학장교 정재훈 대위는 “장병들이 많이 활동하는 수풀·삼림지역은 말벌 등 곤충의 공격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봐야 한다”며 “벌집을 건드리거나 말벌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면 쏘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성은 꿀벌 침이 말벌 침보다 강하나, 말벌에게 한 번 쏘였을 때 주입되는 독의 양이 꿀벌의 15배에 달해 더 위험하다. 또 꿀벌은 벌침을 한 번 놓은 후 죽는 반면, 말벌은 죽지 않고 연속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의할 사항.

 의무사는 ‘곤충 교상 증가에 따른 예방활동 강화 지시’를 통해 벌에 쏘였을 경우 세척과 소독, 벌침의 제거, 호흡곤란과 심한 부종 등 급성면역반응 발생 시 군의관 진료 또는 인접 의료기관으로 즉시 이송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더불어 된장과 소변을 바르는 등 민간요법 시행은 금하고 있다.

 정 대위는 “꿀벌의 독은 산성이라 소변의 주성분인 암모니아로 중화할 수 있으나, 말벌 독은 반대로 알칼리성이라 같은 방법을 사용할 경우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신속하게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알레르기 반응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말벌에 쏘여서 곧바로 정신을 잃는 경우도 3~4%에 이르며, 정신을 잃지 않더라도 쏘인 부위가 크게 붓고 호흡이 가빠지면 바로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벌 쏘임 외에도 3대 가을철 발열성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쓰쓰가무시증과 ‘살인진드기’라는 악명을 얻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곤충에 의한 교상이 발병 원인이다.

 의무사에서는 긴소매 옷 착용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에 눕는 행위 금지, 곤충 기피제 활용, 개인위생 등 철저한 개인 방호 노력이 곤충의 공격으로 인한 비전투손실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 밖에 곤충 외의 발병 원인을 가진 가을철 발열성 질환인 렙토스피라증·신증후군출혈열 예방요령으로 ▲들쥐의 배설물에 오염되지 않도록 잔디 위에 침구나 옷가지를 말리지 말 것 ▲논과 같은 고인 물에서 벼 베기, 벼 세우기 등의 대민지원 시 고무장갑과 장화를 반드시 착용하고 팔다리 등 노출된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 작업을 제한할 것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 대상부대는 예방접종 지속 시행 등을 전군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