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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기타

군인의 물건 군수품 돋보기 <22> 신형 방탄복

AK-74에 맞아도 ˝관통 안 되고 충분히 믿을만”

 

신형 방탄복 방탄성능 시연 현장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방탄복 성능시현 직후 신·구형 방탄복의 방탄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특수전사령부의 숙련된 사수들이 45m 거리에 놓인 신·구형 방탄복을 겨눴다. 이들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적의 주력 소총인 AK-47과 AK-74.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 17일 다락대 시험장에서 우리 장병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줄 방탄복들이 충분한 방호력을 갖췄다는 것을 실사격을 통해 증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국정감사 이후 불거진 ‘적 주력 소총에 관통되는 방탄복’ 논란을 불식하기 위함이었다.

실사격에 앞서 육군 관계자는 “이번 방탄 성능 시연에서 신형 방탄복은 AK-74로, 구형 방탄복은 AK-47로 사격하며 모두 관통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후면변형도 44mm 이하여야 한다”는 시험성공 조건을 설명했다.

실사격은 방탄복 규격시험 조건과 동일하게 총구속도가 900m/s인 AK-74 소총탄의 속도가 851m/s에 도달하는 45m 지점에 방탄복을 놓고 3발씩 발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신형 방탄복의 국방규격이 851m/s±9.1m/s에서 관통되지 않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탄착이 돼 약화된 부분에 또 맞는 일이 없도록 3발의 탄착점 간 거리는 5.1㎝ 이상 이격돼야 한다는 조건도 따라붙었다.

AK-47을 든 사수가 구형 방탄복에 3발을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총 6발의 총성이 대기를 가른 직후, 육군 관계자가 국회 국방위원들과 각 참석자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시험에 사용된 방탄복들을 들고 왔다.

육군 관계자가 각 방탄복에서 방탄판을 꺼내 들어보이자 단 한 발도 관통되지 않았음을 참석자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신형 방탄복에 삽입됐던 검은색 방탄판은 관통이 안 됐을 뿐만 아니라 후면변형도 거의 일어나지 않아 방호력에 대한 충분한 신뢰를 심어줬다.

국방색의 구형 방탄복 방탄판의 경우에는 뚫리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후면변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진하 국방위원장은 방탄복을 살펴본 뒤 “AK-47로 쏜 구형 방탄복은 관통은 안 됐지만 조금 두껍게 밀려났는데, 신형 방탄복은 관통도 안 되고 밀려난 것도 조금밖에 안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우리 군의 방탄복을 충분히 신뢰할 수 있겠다는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육군 관계자는 시연을 마친 뒤 “실험실이 아닌 야지에서 실사격으로 검증함으로써 실제 전장상황에서 장병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근 개발 3세대 방탄복 옆구리까지 보호

미군 방탄복 수준… 전투병력 전체 단계 보급

 

AK-74 소총탄을 막아 낸 신형 방탄복(왼쪽)과 AK-47 소총탄에 후면변형이 약간 발생한 구형 방탄복(오른쪽). 이헌구 기자

방탄복은 전장환경에서 예상되는 위협으로부터 전투원의 주요 부위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된 방호체계다.

신체의 어느 부위를 어떠한 위협으로부터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방호할 것인가를 고려해 설계되고 기본 임무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무게와 인체공학적 설계로 활동성을 보장하면서 경제성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방탄복의 발전 추세를 보면 최첨단 세라믹과 우수한 섬유재질을 사용하며 태양열 전지판을 장착해 자체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등 기능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방탄복 발전사

1970년대 이전에는 방탄조끼의 형태로 몸체 상부를 방호하는 정도였으며, 주로 나일론 섬유를 직물 형태로 사용했지만 방호 수준은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한편으로 경량화를 목적으로 섬유펠트(주로 폴리에틸렌 섬유펠트)를 사용해 파편방호용으로 제작했다.

2009년 이후의 방탄복은 직물장갑으로 몸체 상부뿐만 아니라 목 부위와 낭심 부위는 물론 최근에는 어깨의 일부까지 방호하는 형태다.

아라미드 섬유 직물 또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섬유 시트(sheet)로 만들고 있는데 요구하는 방탄 성능에 부합하기 위해 직물판 여러 겹을 쌓은 후 외피를 씌워 제작한다.

방호 수준은 파편의 위협뿐만 아니라 권총이나 기관단총의 위협으로부터 방호를 목적으로 미 법무부(National Institute of Justice: NIJ)에서 규정하는 NIJ Level ⅢA급의 높은 수준으로 설계되기도 한다.

전체 중량은 4㎏ 내외(면밀도 6㎏/㎡)이나 방호 부위가 증가함에 따라 무게는 약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량화를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고성능·고분자량의 폴리에틸렌 섬유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3세대 방탄복은 방호 부위를 대폭 늘려 몸통 전·후면, 목깃, 어깨, 낭심, 옆구리까지 보호하도록 했다.

다양한 분석 기법으로 인체 최적 방호 부위를 도출해 생존성을 높였고, 인체공학적 분석을 통해 착용성 및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작전 수행 능력을 월등히 향상시켰다.

또 신속 탈부착 시스템을 도입해 장구류 결속을 쉽게 했고 유사시 인명 보호가 가능하도록 설계·제작됐다.

주요 소재는 섬유계 하이브리드이며 아라미드와 고성능 폴리에틸렌을 최적의 조합으로 적층했고 방호 성능은 파편 및 직격탄 모두 기존 방탄복에 비해 우수하다.


● 향후 보급 계획

우리 군은 이 3세대 방탄복을 현재 필요한 10만 착은 2017년까지 100% 보급하고 2018년부터는 31만 착까지 확대해 전투병력 전체에 단계적으로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GP와 GOP에는 내년 말까지 이 신형 방탄복 보급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또 장병들의 전투효율성 향상을 위해 신형 방탄복의 경량화와 부대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방탄복 개선도 이뤄진다.

올해 중 어깨와 낭심 보호대를 제거한 형태가 보급되며 2015년 이후에는 일부 규격개정을 통해 장병들이 좀 더 가벼워진 방탄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보급 중인 신형 방탄복은 방탄조끼의 경우 파편과 9mm, 10.9mm 권총탄 방호가 가능하며, 방탄판을 삽입했을 때는 7.62mm 소총탄과 AK-74의 5.45mm 소총탄을 막을 수 있다.

무게는 방탄판 삽입 시 5.8㎏으로 구형보다 1.45㎏가량 무겁지만, 유사한 수준의 방호력을 갖춘 미군 방탄복보다는 2.29㎏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