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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전투도 잘하면서 따뜻한 피 흐르는 인성 좋은 '정예'키운다

진화하는 특전사, 그 선봉에 선 특교단

<中> 인성과 자질을 구비한 특전부사관 양성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교육단 특전부사관 후보생들이 웃음체조를 한 뒤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대한민국 육군에 편성된 유일한 특수부대 육군특수전사령부(이하 특전사). 그중에서 검은 베레 최정예 특전부사관이 되기 위해 용광로 속으로 뛰어든 이들이 있으니 이들이 바로 특전부사관 후보생들이다. 군인 중의 군인들로만 구성된 특전사 특전부사관, 그 양성과정은 어떨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전사는 되지도 않고 될 수도 없는 일을 해내라고 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부대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명령이 주어지면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둔 채 항공기에 몸을 싣고 고립무원의 적진으로 달려가는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된 이들이 특전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전사라고 하면 ‘체력이 강한 부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전장환경 속에서 더 이상 체력적인 면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따라서 특전사는 능력·창의·합리·인간·안전이라는 5대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체력이 기본이 되는 가운데 인성과 자질까지 겸비한 최정예 특수작전 전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연간 1200여 명의 특전부사관을 양성하는 특수전교육단(이하 특교단)이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특수전교육단 특전부사관 후보생들이 웃음체조를 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올해 특전부사관 양성과정 중 큰 변화는 기존 15주였던 교육과정을 17주로 늘리며 인성교육과 군 리더십 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생들은 가입교 때부터 임관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인성교육을 받는다. 군대예절, 취침 전 부모님 및 가족·친구 등의 편지 낭독, 충혼비 참배 등 가입교 당시 받는 인성교육을 시작으로 군인화 과정에서는 육군 및 특전사 가치관 교육, 올바른 언어문화, 군인복무규율, 장병기본권 교육, 군법 및 인권교육 등을 익힌다. 임관을 앞둔 신분화 과정 때는 장교와 부사관의 역할과 책임, 충·효·예 교육, 성 인지력 교육, 집중 인성 교육, 사생관 교육 등을 받게 된다. 특전부사관 인성교육 확대는 임관 후 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의사소통과 소통, 존중을 통해 ‘인간’ ‘합리’ ‘안전’이라는 핵심가치를 실현하고 특전 선진병영문화를 정착시키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교단은 특히 후보생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함양시키기 위해 신봉수(준장) 단장 취임 이후 1일 5감사, 1주 1선, 1월 2독 등 감사나눔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특교단의 감사나눔 운동은 후보생뿐만 아니라 전 간부와 각 여단 특전장병 및 육군 수탁교육생, 더 나아가 군 가족들에게까지 확대하고 있다. 후보생들은 매일 저녁점호와 교육훈련 종료 시 지역대별로 감사노트에 적힌 감사내용을 낭독하고 서로 끌어안으며 마음을 전하는 등 전우애를 발휘하고 있다. 또 막사 복도에 설치된 감사나눔 릴레이 게시판에는 익명으로 작성된 포스트잇에 동기는 물론 훈육관에게 보내는 감사 글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동안 특전사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풍경이다.
 웃음체조 역시 커다란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특교단의 하루는 웃음체조로 시작해 웃음체조로 마무리된다. 웃을 일 없이 삭막한 후보생 과정 중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마음껏 웃으며 전우들과 끌어안는 것은 힘든 과정을 헤처나가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작은 변화를 통해 특교단의 함성소리에 웃음소리가 더해지면서 ‘해피 바이러스’가 확산돼 가고 있다.

특교단 특전부사관 후보생들이 웃음체조를 한 뒤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1주 1선 운동’ 역시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고된 훈련에 쫒겨 정작 자신을 성찰할 시간이 부족한 간부들이 선행을 배풀면서 건강한 신체를 갖고 살아감에 감사를 느끼고 있다. 특히 양성과정 공수기본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우 중사는 고등학교 때 위독하신 친구 어머니를 위해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13년간 130회, 성인 13명의 혈액량인 5만2000㎖의 혈액을 제공해 온 사실이 후보생들에게 알려져 귀감이 되기도 했다.
 특교단은 또 후보생 인성 함양을 위해 북카페를 통한 독서 풍토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교단은 장병들이 생활하는 건물마다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후보생들도 일과를 마친 후 개인정비 시간을 활용해 독서에 열중하고 있다. 북카페가 후보생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면서 부대 개방행사를 통해 특교단을 찾은 후보생 부모님들이 아들, 딸을 위해 양서를 들고 오는 경우도 있다. 후보생들에게 독서는 부모님께 감사하고, 자기비전을 새롭게 설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교단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교육생들과 장병들이 독서를 즐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교단은 후보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신앙심을 기르도록 권장하고 있다. 신앙심이 고립무원의 적지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특전요원이 마지막으로 갖추어야 할 부분이 ‘영적인 힘’이라는 것이다. 후보생들 가운데 가입교 당시 종교가 없는 인원은 30% 정도다. 가입교 때는 3개 종파의 군종장교가 종교 소개 교육과 종교를 통한 사생관 교육을 하며, 후보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종교활동을 함으로써 모든 인원이 종교를 갖고 임관하게 된다. 후보생들은 종교활동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힐링을 한다고 한다. 모든 종교활동이 그렇듯이 후보생들은 기도를 통해 고된 교육을 이겨낼 수 있는 ‘영적 파워’를 기르고 있다. 후보생들에게 종교는 교육훈련 이상의 것이다. 적지에 투입돼 임무를 완수하는 힘은 혹독한 교육훈련이겠지만 자신감과 믿음을 통해 나오는 임무완수 능력은 영적 힘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특전사의 미래다”라는 후보생들의 구호는 이런 영적 힘을 통해 신념화되고 있다.
 체계적이고 혹독한 훈련,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인내력, 이 모든 과정을 이겨내야 검은 베레를 쓴 특전부사관으로서 영예를 얻을 수 있다. 모두들 할 수 없다고 할 때 임무를 완수해 내는 능력과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는 창의성,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합리적 결단, 실행을 결과로 만들 수 있는 힘…. 이것이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특전사가 특전전사들에게 요구하는 자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