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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영국, 독일에 선전포고(1914.8.4)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두 발의 거친 총성이 울렸다. 이곳 식민지를 방문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부부가 보스니아의 한 청년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두 발의 총성은 곧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다. 오스트리아는 이 사건을 적극 활용했다. 당시 발칸반도에는 세르비아를 중심으로 범(汎)슬라브 민족이 반(反)오스트리아 전선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오스트리아는 이를 이용, 세르비아를 타도하고 발칸에서의 열세를 일거에 만회하려 했다. 때마침 군비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던 독일도 오스트리아를 부추겨 전쟁 분위기를 고양했다.

 상황은 꼬일 대로 꼬여 유럽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스트리아·세르비아·독일·러시아 등이 전쟁에 뛰어든 데 이어, 그해 오늘 영국도 독일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면서 전쟁이 전 유럽으로 확대됐다. 영국·프랑스·러시아가 세르비아 편에 서고, 독일이 오스트리아 편에 서면서 유사 이래 최악의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을 주도했던 독일은 서부전선에서 신속한 승리를 거둔 뒤 동쪽에서도 러시아를 공격, 단기간에 전쟁을 끝내려 했다. 하지만 서부전선이 삐걱거리며 전쟁은 순식간에 총력전·지구전·참호전으로 바뀌었다. 이 새로운 형태의 전쟁은 기관총은 물론 탱크·원거리 대포·전투기·잠수함·독가스 등의 수많은 신무기를 개발시켰다. 1918년 11월 11일 독일의 항복으로 끝난 전쟁에는 30여 개 나라에서 15억 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사망자는 900만 명에, 재산피해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