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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65년...참전국 주한대사를 만나다 <7·끝>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

함께 싸워 강해진 우리…교류협력으로 더 탄탄히

그 후 65년...참전국 주한대사를 만나다 <7·끝>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

 

전쟁의 아픔에 공감해 참전 … 한반도 평화 기대

참전용사에게 감사 마음 가져야 …양국 협력 강화 노력
 
작년 연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초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Rubber Duck). 많은 국민에게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달한 이 작품은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공공미술이다. 지난달 29일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로디 엠브레흐츠 대사(사진)와 인터뷰하던 도중 러버덕이 떠오른 것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그의 진심 어린 바람 때문이었다. “전쟁은 정말 참혹한 것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안정과 행복, 평화적 남북통일을 바랍니다.”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두 나라의 오랜 우애와 발전적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두 나라의 랜 우애와 발전적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두 나라의 오랜 우애와 발전적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두 나라의 
오랜 우애와 발전적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000명 이상의 군인 파견…평화적 재결합 원해

 “1950년은 네덜란드에도 전쟁의 기억과 고통이 생생했던 시기입니다. 고통받는 한국을 돕기 위해 유엔의 요청에 응하기로 했죠.” 로디 엠브레흐츠 대사가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당했던 네덜란드는 1945년 연합군에 의해 자유를 찾았다. 해방 이후 네덜란드는 수년간 배급제를 시행했다. 그만큼 경제적·군사적으로 열악한 가운데 우리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이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전쟁은 오직 인간의 고통으로 이어질 뿐”이라며 “6·25전쟁 때 네덜란드의 옆에서 함께 싸운 유엔군과 한국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보병 1개 대대, 해군 구축함 1척을 파견했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네덜란드의 6·25전쟁 참전이 한국과 네덜란드를 더욱 강하게 결속시켰다고 보고 있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만 무려 5000명 이상의 군인이 파견됐다”며 “한국의 자유를 위해 침략자에 맞서 싸웠다는 사실은 친밀했던 우리의 관계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진심으로 한반도에서 어떠한 군사적 충돌도 없기를 바라고 있다”며 “네덜란드는 대한민국이 평화적으로 재결합(peacefully reunite)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 복무는 성장의 기회…평화를 지키는 힘 중요

 네덜란드는 1993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했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마지막 징병제 대상자로 20여 년 전 군 복무를 했다.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했던 것이 조금 억울하지 않은가?”하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어린 시절 보수적 가정에서 자란 나를 크게 성장시킨 것이 바로 군대”라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는 젊은이들이 리더십을 기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답했다.

 엠브레흐츠 대사가 군 복무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참전 군인에 대한 추모다. 그는 지난 5월 네덜란드 참전기념비 추모 행사에 참가한 데 이어 6월에는 강원도 화천에서 6·25 상기 기념행사에 참가했다. 

   대사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용사들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날 세계적인 강국들은 국방력을 기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덜란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국방예산 부족으로 곤란을 겪었던 상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엠브레흐츠 대사는 “전후 군사력의 중요성을 덜 느꼈던 과거와 달리, 최근 평화를 지키기 위해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17세기부터 시작된 인연…다방면 협력 확장

 한국과 네덜란드의 관계는 이미 17세기에 시작됐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헨드릭 하멜이 하멜 표류기로 서방국가들에 ‘조선’을 알렸다”며 “이렇게 한국과 네덜란드는 6·25 참전 이전에 시작된 오랜 인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무역이야말로 양국 협력관계의 초석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강조한 분야는 바로 ‘농업’이다. 대사는 ‘네덜란드는 세계 2위의 농업국가”라며 “이미 80개 네덜란드 농업회사가 한국에 진출해 있고 무역·투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의 정치적 협력 역시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엠브레흐츠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를 공식 방문했고, 이에 대한 답방으로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했다”며 “두 정상의 노력이 양국 협력관계에 중요한 획을 그었다”고 표현했다.

 대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양국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두 나라는 교육, 관광, 문화적 측면에서 교류가 급증했음은 물론이고, 연구개발(R&D),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도움의 손 내민 나라
전통 우방국으로 대북정책 적극 지지
 
    65년 전…중공군에 맞서 한국군 지킨 ‘횡성전투’

 네덜란드는 6·25전쟁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에서 막 탈출한 상태로 경제력은 물론이고 군사력도 미약한 수준이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유엔안보리의 결의에 호응해 참전에 동의한 네덜란드는 해군 구축함 1척을 급파했고 이후 한반도의 사태가 악화하자 추가로 육군의 1개 보병대대를 파병했다. 특히 1951년 횡성전투에서 네덜란드 대대는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후퇴하고 있던 국군을 엄호해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그 후 65년…정상회담 통해 협력 강화

 네덜란드는 참전 이후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북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인권문제를 비판하는 등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은 왕세자 시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 자격 방문을 비롯해 총 4번이나 방한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