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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유관순 잠수함으로 다시 나다

순항미사일 탑재…적 핵심시설 정밀 타격 가능

공기불요추진체계로 물 속에서 2주간 작전 수행

 

 

일제의 만행과 강압에 항거하다 꽃다운 나이에 순국한 유관순(1902~1920) 열사(烈士)가 최신예 잠수함으로 부활했습니다.

7일 오후 경남 거제군 대우조선해양에서 214급 잠수함 6번함 ‘유관순함’ 진수식(進水式)이 열린 것. 진수식은 장비와 무기체계를 탑재한 군함을 처음으로 바다에 띄우는 의식입니다.

해군은 군함 최초로 여성 이름을 함명으로 부여한 유관순함 진수식을 축하하고, 열사의 독립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여성 독립운동가와 여성·독립운동단체 관계자를 행사에 초청했습니다.

 

 

군함 최초로 여성 이름 함명

 

 

 

유관순 열사의 조카며느리 김정애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 본인은 물론 조부·부모·언니·형부 등 전 가족이 독립운동에 몸바친 오희옥(89) 여사,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이혜훈 회장, 3·1여성동지회의 이화옥 회장, 유관순교육사업회 김숙희 이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오희옥 여사의 부친 오광선 선생은 전쟁기념관이 선정한 ‘5월의 호국인물’이기도 합니다.

특히 독립운동가 청암 한봉수 의병장의 손자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주빈으로 참석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진수식은 해군의 전통적인 절차에 따라 국민의례, 건조 경과보고, 함명 선포, 진수 테이프 절단, 샴페인 브레이킹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은 이 자리에서 명명장 제462호를 통해 함명을 ‘유관순’으로, 선체번호를 ‘78’로 부여했습니다. 이어 한 장관의 부인 곽정임 여사가 손도끼로 진수 줄을 절단하자 오색 꽃가루와 풍선이 날렸으며, 역사적인 첫 기적이 울려 퍼졌습니다.



한 장관은 축사에서 “유관순함은 특유의 은밀성과 생존성으로 해양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핵심 전략무기이자 강한 해군력의 상징”이라며 “해군은 국익과 해양주권을 굳건히 지켜낼 수 있도록 잠수함 전력의 운용 개념을 발전시켜 한 차원 높은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장관은 또 “튼튼한 안보는 국가 존립의 기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의 토대임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해군 장병들은 우리 영해와 뱃길을 수호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싸워 이기는 ‘정예화된 선진강군’의 모범이 돼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오희옥 여사는 “여성의 이름을 딴 유관순함 진수식에 자리를 함께해 감격스럽다”며 “유관순 열사의 이름에 걸맞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해군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연료 재충전 없이 미국 하와이 왕복


해군은 광복 70주년과 해군 창설 70주년, 유관순 열사 순국 95주기라는 뜻깊은 해를 맞아 214급 잠수함 6번함의 함명을 유관순으로 제정했습니다.

우리 해군 역사상 ‘여성 군함’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영국·프랑스는 항공모함과 이지스구축함, 헬기항모 등에 여성 이름을 붙인 사례가 있습니다.

해군은 항일 독립운동에 공헌하거나 국가 위기극복에 기여한 위인의 이름을 214급 잠수함 함명으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해군을 창설하고 초대 참모총장을 지낸 손원일 제독을 1번함으로, 고려 시대 수군 창설과 남해안 왜구 격퇴에 큰 공을 세운 정지 장군을 2번함으로 명명했습니다. 3번함부터는 안중근함, 김좌진함, 윤봉길함 등 항일 독립운동가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이화학당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월 5일 서울 남대문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어 4월 1일 충남 갈전면 아우내장터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일제에 체포됐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 열사는 일제의 모진 고문으로 1920년 옥중 순국했습니다. 정부는 열사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습니다.

유관순함은 수중배수량 1800톤급으로 길이 65.3m, 폭 6.3m, 최고 속력은 20노트(시속 37㎞)입니다. 승조원 40여 명을 태우고 연료 재충전 없이 미국 하와이를 왕복 항해할 수 있습니다.

공기가 없어도 축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 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탑재해 수면 위로 부상(浮上)하지 않고 2주 동안 작전이 가능합니다.

국산 잠대지 순항미사일 ‘해성’을 장착해 적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으며, 수중에서 300개의 표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대함·대공·대잠전은 물론 공격기뢰 부설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항해용 레이더·잠망경·소나 등 탐지센서와 적 어뢰를 회피할 수 있는 기만체계 등을 탑재,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관순함은 2016년 11월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취역·전력화 과정을 거친 뒤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하게 됩니다.

 

<국방뉴스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