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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국방일보

명절 때 고향은 못 가지만 알차고 즐겁게 !

명절 때 고향은 못 가지만 알차고 즐겁게 !

육군2기갑여단 추석 전 풍경 스케치

 

내일부터 닷새간의 한가위 연휴가 시작된다. 명절을 앞두고 군에 아들 딸을 보낸 부모님은 자식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송편은 먹었는지’ ‘뭘 하면서 지내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 않은가. 서부전선의 육군2기갑여단을 찾아 한가위 연휴를 앞둔 부대 풍경을 스케치했다.

 복싱·밴드·만화·바리스타·축구 등 동아리 모임  복지타운에서 먹고 마시고 다양한 혜택도 누려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장병들.>

 

<기갑수색중대 장병들이 카페에서 차와 빵을 나눠 먹으며 전우애를 다지고 있다.>

 

<민족의 명절 한가위에 육군2기갑여단 장병들은 카페와 회관, 도서실, 풋살장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복지타운에서 알차고 즐거운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여단 본부근무대 장병들이 인조잔디 풋살장에서 경기를 즐기고 있다.>

 

 

● 총 94개 동아리… 군 생활-전투력 잇는 선순환 고리

 한가위를 정확히 일주일 앞둔 지난 12일 오전, 육군2기갑여단 본청 앞은 대학축제 현장 같았다.

 강도 높은 교육훈련과 병영생활 틈틈이 동아리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장병 종합예술제’ 행사를 앞두고 중앙 무대에서는 밴드 동아리의 리허설이 한창이었고, 그 양편으로 자선바자회장과 미술·시·만화 동아리 전시회장, 바리스타 동아리가 제공하는 무료 시음회장이 속속 자리를 펴느라 분주했다.

 “대대와 직할대까지 포함해 총 94개 동아리를 운영 중입니다. 장병들이 스스로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형성된 자기계발 분위기가 군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투력 상승을 견인하는 선순환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훈공보참모 양태석(육사58기) 대위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전시회장 한쪽에 전시된 반짝반짝 빛나는 트로피와 메달이 눈에 들어왔다. 복싱 동아리 장병들이 지난달 제23회 생활복싱대회에 나가 전국에서 날고 긴다는 복서들과 겨뤄 따온 승리의 산물이었다.

 그 옆에 미술·만화 동아리는 프로급 팝아트와 유화, 캐리커처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공개에 앞서 막바지 손질이 한창인 ‘예비 화가 장병들’의 얼굴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의 만족스러움과 기대감으로 환했다.

 
● 우리에겐 복지타운이 있다 !

 이어 부대 장병들로 늘 붐빈다는 정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스칸디나비아풍 카페! 군부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곳에서는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향긋한 원두커피는 물론 팥빙수까지 준비돼 있었다. 메뉴판 가격도 1500~2500원 사이로 ‘착했다’. 수익금은 다시 장병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된다고.

 카페 바로 옆에는 지난해 4월부터 병사들에게도 개방한 영내 회관이 있었다. 삼겹살·탕수육·오리로스 같은 고기류와 각종 식사류는 물론 신세대 병사들이 좋아하는 분식류도 저렴하게 판매했다. 특히 돈가스와 냉면이 인기가 좋고, 메뉴가 다양하다 보니 면회객들의 음식장만 부담까지 줄여주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목욕탕·도서실·인조잔디 풋살경기장·치킨 가게·베이커리·야외 가든 파티장·충성마트까지…. 장병들을 위한 모든 편의·복지시설이 가까운 동선에 모여 있었다. 이처럼 부대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공간 창출과 배치 노력은 경기도와 파주시, 그리고 1사 1병영 자매결연 기업인 LG이노텍의 관심이 더해져 장병들의 사기를 크게 높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인 ‘복지’가 군에서도 중요시되면서 장병들의 병영 생활은 물론 명절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었다. 군에서 두 번째 한가위 명절을 맞는 기갑수색중대 최윤석(23) 상병은 “명절을 가족과 보내지는 못하지만, 저희가 각자 위치에서 나라를 지키는 덕분에 가족들이 편안한 연휴를 보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고향은 못 가도 전우들과 합동 차례도 지내고, 복지타운에서 즐겁고 알찬 연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투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병사들과 연휴에도 동고동락한다는 수색중대 소대장 심명보(24·학군 51기) 소위도 “최근 강도 높은 야외전술훈련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소대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함께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고, 회관에서 돈가스도 먹고, 직접 만든 제기로 전통놀이를 하면서 소대 단합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 전투준비·교육훈련·복지…유사시 전승 이끄는 삼총사

 육군2기갑여단은 요즘 그야말로 ‘상복(賞福)’이 터졌다.

 지난해 말 ‘교육훈련 우수부대’로 뽑혀 군사령관 표창을, 최근 불시 점검에서는 ‘총기탄약 관리 우수부대’로 선발돼 ‘연달아’ 군사령관 표창을 받았다. 다음달에는 ‘국군의 날 부대 표창’을 수상한다. 그야말로 육군의 ‘대세’라 할 만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한순간에 조성된 것은 아닐 터.

 이에 대해 여단장 오광세(육사 41기) 준장은 “강도 높은 전투준비와 교육훈련을 병사 체감형 복지로 밑받침한 것이 내실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타운 조성과 동아리 활성화, 문화예술 공연 등 여단에서 추진하는 유·무형의 장병 복지 개선이 병사들을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전사로 만들고, 이러한 힘이 결국 조직의 목표인 전투승리와 건전한 민주시민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장병들과 혼연일체가 돼 언제나 흔들림 없는 대비태세를 확립하겠습니다.” 

 

<송현숙 기자  rokaw@dema.mil.kr, 사진 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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