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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함께하는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근데 누구시더라?


 

 “아이구 저걸 콱” 
 
“저 버릇없는 녀석 같으니라구!”

이제는 ‘남자!’가 된 유승호 군이
아역 시절
버르장 머리 없는 꼬마
역으로 출연한
영화 <집으로> 를
 보면서 많은 어른들이
했던 말입
니다.
필자 역시, <집으로>를 보
면서 혀를 ‘쯧쯧’ 
찼던 1인 인데 이
제 ‘사내’의 페르몬을 풀풀 
풍기는 승호군을 볼라치면 속절 없이 가
슴만 
화르르 타오릅니다.그를 떠
올리다 보니 본래의 의도와는 달
리 
기사가 산으로 가는 군요.여행
을 떠날 뻔한 이성을 붙들어 놓고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영화 <집으로> 포스터-


<집으로>는 도시에서 자란 꼬마 유승호 군이 할머니와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관한 영화로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감성 영화입니다.

 


영화 내내 꼬마 승호군의 위아래 모르는 행동 (온
갖 짜증과 반말 등)이 그
리 귀엽게 보이지
만은 않
았지만 엔딩 장면 한방으
로 어린 승호의 미운털을
 싹 뽑아 갔었습니다. 
◀바로 이 장면! 
승호군이 집으로 돌아가
게 되던 날, 
자신이 보고
싶거나 할머니가 아플 때에 
편지를 하라며 수신인과 발신인을 적어 놓
은 엽서를 할머니에게 건네는 장면 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주목할 것은
눈물을 쏙 빼는 그 따뜻한 감성이
아니라
바로, 이 엽서에 있습니다.
「받는이 성동구 금호동의 상우
보내는 이  ‘할머니’」입니다.
보통, 엽서나 편지 우편물에는 
내는 이와 받는 이의 이름을 명시
하게 
되어 있는데요, 극중 장면에
서도 받는이 에는 어린 승호의 극
중 이름이  또박또박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보내는 이의 할머니의 이름은
 ‘할머니’일 뿐입니다.

물론, 영화의 흐름상, 감정상 할머니의 극중 이름을 넣는 것은 부자연스럽
지요.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혹은 우리 본인이 할머니에게 엽서 한 장을 보낸다고
합시다.

받는 이 ‘할머니’의 이름에 우리는 할머니의 이름을 애인의 이름을 쓰듯, 
학점을 박하게 주는 교수님의 이름을 시험지에 쓰듯 바로 쓸 수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들의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까?


우리나라의 3대 명절인 추석이 올해도 어김없이 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다가 왔습니다.물론, 며느리들은 갖가지 전을 부치며 기름으로 화장하고
 닦고 닦아도 끝이 없는 
설거지감 때문에 땀으로 온 한벌을 쫙 빼는 가혹한
 날이기도 합니다.

혼기가 꽉 찬 싱글남녀들은 실시간 작두에 올라 자기방어에 긴장을 늦출
수 없지요. 

꼭, 동네에 한집 정도 친척끼리 싸움에 큰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추석의 의미인 혈연간의 화목이라는 의미가  무색해 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문자나 전화가 아닌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
않나.
이 날이 아니면 우리 가족이 또 언제 다 모이겠는가 싶습니다. 
그만큼 점점 단촐 해 지는 핵가족화 시대에 명절은 가족을 모아주는 참으
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자, 이렇게 모인 가족들, 우리의 귀한 손자 손녀에게 영화 ‘집으로’의 승호
군처럼
“받는 이는 할머니, 할아버지고, 보내는 이는 너희들이야” 라고 말
하며 엽서를 한 장 
쥐어 줘 봅시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부터는 ‘보내는 이’ 란에 대차게 자기 집 주소며 이름을
써나가지만 받는 이의 칸에는 달랑 ‘할머니,할아버지’ 뿐입니다.
얼굴이 시뻘개지고 망신살이 돋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그 형색은 비단 우리 아이만이 아닙니다. 
올케의 아들 형님의 딸에게 조부모의 이름을 물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아이들에게 이제껏 할아버지의 이름은 성은 ‘할아’이고 이름은 ‘버지’이고
할머니는 ‘할’성에 ‘머니’가 이름이 됩니다.

잠깐! 아이들을 혼내기 전에 잘 생각해 봅시다! 
우리 어른들, 아이들을 앉혀 놓고 아이들의 조부모님의 함자를 알려준 적이 있을까요?

아이들은 그저, 어디서 언뜻 들었거나, 운 좋은 친구는 삼촌이나 고모의 결혼식 청첩장에서 조부모님의 함자를 스치듯 잠깐 보았을 뿐입니다.

08년 ‘오마이뉴스’ 기사에 따르면 2~6학년 아이들 22명을 모둠별로 모아 
‘조부모님의 이름을 알고 있나’라고 물었을 때, 오로지 한명의 아이만이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은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을 포함 50%이상이 조부모의 이름을 전혀 알지 못하고 리투아니아 역시 한 포털 사이트에 의하면 2009년 기준 리투아니아 학생들의 53%가 조부모 이름을 모르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모르고 심지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훗날, 아이들이 그들 자식들을 데리고 조부모님의 묘지를 찾을 때 함자를 몰라 묘비를 찾지 못하고 엉뚱한 묘지에 절을 하며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을 구구절절 읊으며 그리워하게 될 수 있는 노릇입니다.

요즘 우리아이들 참으로 배울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우리의 어른들 역시, 가르칠 것도 많고 해주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우리는 모두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을 골라서 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조부모님의 함자를 알려주는 일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나를 있게 한 아버지 어머니의 이름을 자식에게 나를 있게 한 아버지의 아버지 이름을 알려주는 있는 필요 여부가 떠나 있습니다.

올 추석 우리 아이들이 조부모님의 존함도 모르면서 (‘모르는 사이’에) 용돈만 냅다 받는 '먹튀' 얌체 짓은 하지 말도록 귀향길 차안에서라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선의 기자 (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 기자단)
 
참조
[사진] 영화 ‘집으로’
[통계] 오마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