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육상무기

지금까지 이런 극한(極寒)실험은 없었다, 국산기술이 적용된 파워팩 장착한 K2전차, 영하32도에서 시동이 걸릴 것인가? 걸리지 않을 것인가?

국방홍보원 2019. 2. 22. 10:25

지금까지 이런 극한(極寒)실험은 없었다,

국산기술이 적용된 파워팩 장착한 K2전차,

영하32도에서 시동이 걸릴 것인가? 걸리지 않을 것인가?



혼합파워팩을 장착하고 저온시험 중인 K2전차. 이상신 PD




 

우리 엔진과 독일산 변속기로 결합된 혼합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106대가 오는 6월부터 양산돼 순차적으로 야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혼합 파워팩을 장책한 K2 전차의 특장점 중 하나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시동이 걸린다는 점이다. 과연 진짜일까? K2 전차 양산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행된 K2 전차의 저온 검사 현장을 공개한다. (파워팩: 엔진과 변속기, 냉각장치 등을 결합한 장치로 전차의 주행 동력 생성을 담당)

 







2차 양산을 앞둔 K2 전차가 통과한 저온 시험은 무엇?


어떤 제품이든지 출시되기 전에 다양한 검사 혹은 시험이 진행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충돌과 주행시험과 같은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한 후, 제품이 출시된다. 전차도 마찬가지. 그러나 일반 도로가 아닌 전장에서 사용되는 차인 만큼, 자동차 테스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테스트들을 통과해야 한다. 충돌이나 주행(이번 시험에 사용된 K2 전차는 3200km의 주행시험을 통과했다)은 기본, 극한(極限)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가 하는 시험이 양산 전 무수히 진행된다. 지난 19~20일 충청남도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K2 전차 2차 양산 최초생산품 저온 시험도 그 중 하나. 극한의 추위 속에서 진행될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밀폐된 실험실(챔버, chamber)K2 전차를 넣고, 챔버 내부 온도를 낮춘 후, 시동이 걸리는 지를 확인하는 테스트다.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는 시험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일단 우리가 흔히 한파라고 생각하는 그런 추위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무려 영하 32도다. (영하 32도는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만든 전차 저온 검사 기준에 따른 것이다) 시험을 통제했던 서동환 ADD 선임연구관은 영하 32도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 자체도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 영하 32도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추위가 아니다라며 영하 32도인 챔버에 들어가면 콧속이 바로 얼어 코털이 빳빳해지며 온몸이 얼어붙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체감기온 영하 32도의 환경에 신체가 노출되면 15분 이내 피부가 얼어붙는다고 한다) 때문에 챔버 내 모든 점검은 10분 안(최대 20)에 이뤄져야만 한다. 서 선임연구관은 영하 32도를 유지하기 위해 틀어 논 에어컨의 강한 바람을 맞으며 꽁꽁 언 손발로 전차 점검을 10분 안에 끝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방한복과 방한화 등 온갖 방한 장비로 무장을 해도 챔버에 들어갔다 나오면 그 짧은 시간에 얼굴이 새빨갛게 상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낙상 등에 사고 위험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긴장의 끝을 놓칠 수 없는 시험이다고 덧붙였다.

 

시험 과정도 꽤 복잡하다. 나흘 동안 총 3회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 단순히 영하 32도에서의 시동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전 정상적으로 시동이 걸리는 전차라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 영하 32도에서의 시동 여부(본 시험), 테스트 후 문제없이 전차가 다시 운행된다는 것을 모두 체크해야 완벽한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다. 서 선임연구관은 시험은 영상 20도에서 시동을 걸어보는 pre-test와 영하32도에서 시동여부를 확인하는 during test, 그리고 다시 영상 20도에서 문제없이 작동되는가를 보는 post-test 3회에 걸쳐 구성됐다고 밝혔다.

온도도 굉장히 세심하게 관리한다. 단순히 챔버 내부만을 영하 32도로 낮추는 것이 아니기 때문. 실험실 내부는 물론 전차 내외부의 온도도 영하 32도로 만들어야 한다. 서 선임연구관은 전차 자체의 온도가 영하 32도여야,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돼 냉각수와 변속기 오일, 연료, 연소공기, 외기온도, 엔진오일 등 총 7곳에 온도계를 부착, 모든 곳의 온도를 영하 32도로 맞췄다(오차범위 ±2 이내)”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전쟁 상황을 감안해, 본 시험인 during test를 실시하기 40시간 전부터 전차를 영하 32도에 노출시킨다. 쉽게 말해 K2 전차를 40시간 동안 꽁꽁 얼리는 것이다. 서 선임연구관은 시험에 목적은 추위 속에서 진행되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 만큼 K2 전차를 꽤 오랜 시간 동안 추위 속에 세워났다고 밝혔다.






 

국산기술 적용된 파워팩으로 시험 성공우리 기술로만 만들어진 전차 양산 시동, 차군차군




상온 20도에서 문제없이 시동이 걸리는 것이 확인된 K2 전차는 지난 218일부터 본격적인 시험에 들어갔다. 상온 20도였던 실험실은 4시간이 흐른 후에야 영하 32도로 내려갔다. 그리고 40시간이 흐른 지난 22018, K2 전차의 저온 검사의 하이라이트인 during test가 진행됐다. 이번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데다, 국산기술이 결합된 파워팩의 저온시험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묘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곧 실질적인 테스트가 진행됐다. 현장 책임원에 지시에 따라, 방한 장비로 무장을 한 수행원들이 각자의 순서에 맞춰 영하 32도의 챔버 안으로 투입됐다. 이들은 각종 계측장비와 전압·전류, 엔진 신호 측정 장비, 주장비, 보조전원장치 등의 이상 유무 등을 확인했다. 그리고 드디어 전차 조종수가 시동을 걸기 위해 챔버 안으로 들어갔다.




조종수는 들어가자마자 시동준비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엔진 시동을 걸었다.

부르르르릉하는 엔진 소리가 들렸다. 긴장감이 가득했던 실험실에 자그마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긴장감이 누그러지지는 않았다. 엔진시동이 10분 이상 유지돼야 하기 때문. 곧 매연냄새가 실험실을 가득 메웠고, 소리 또한 계속 이어졌다. 10분 후, 곧 엔진 정지와 챔버 내 모든 인원은 철수하라는 책임원에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실험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대하는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다음날 이어진 post-test 역시 가뿐하게 성공했다. 4일간 진행됐던 ‘K2 전차의 저온 검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시험의 성공을 모두 기뻐한 이유는 시험이 무사히 마무리됐다는 표면적인 이유 뿐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시험에 성공한 전차는 시동을 거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전차의 심장, 파워팩에 우리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4~2015년에 양산된 K2 전차에는 독일산 파워팩이 장착됐다.



파워팩의 제조 및 생산국을 따지는 데는 굉장히 중요한 이유들이 있다. 가장 먼저, 국산 부품을 활용한 전차를 생산하게 되면, 전차 생산 비용이 줄어든다. 현장 책임을 맡았던 현대로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혼합 파워팩의 가격은 6억 원대, 독일산 파워팩은 9억원 대다.


뿐만 아니라 AS가 신속히 이뤄진다. 전투 현장에서 전차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빠르게 대처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군 전력 강화는 당연한 일. 김기택(육군 중장) 기동화력부사업부장은 국산 변속기의 성능이 조속히 보안되면 3차 양산분에서는 온전한 국산 파워팩을 탑재한 K2 전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국산 파워팩을 탑재한 전차가 우리 군에 도입되면 우리 군의 전력을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