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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 다음 세대 전쟁은?


지난 5월 6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전군 주요 지휘관을 불러 국방개혁 ‘307 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쟁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자군 중심의 이기주의를 버리고 군 합동성 강화를 적극 주문하였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전쟁 패러다임’에 대하여 알아보고 향후 전쟁 양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상상해 보겠습니다.

                     -  5월 6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http://www.president.go.kr)

지난 5월 3일 모든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일간지의 1면을 도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국이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간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을 완수했다고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10년 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범지구적으로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비단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뿐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에서 알카에다를 상대로 전쟁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전쟁 수행방식은 19세기와 20세기의 기존의 전쟁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최근 21세기의 전쟁양상은 9.11테러 이후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알카에다 등과 같은 테러집단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국가의 권력공백을 노리고 있습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테러공격은 전쟁에 대한 염증과 함께 국가의 지지를 떨어뜨려 국가혼란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9.11테러, 아프간 전쟁이후 미국이 테러집단과 수행한 전쟁방식은 기존의 전쟁방식의 패러다임 틀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 패러다임의 정의(국어사전)

전쟁을 수행하는 무기체계가 발전함에 따라 그 전쟁의 시, 공간적인 범위가 다양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토마스 S. 쿤은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의 진보가 누적적이라는 종래의 귀납적인 과학관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 혁명적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과학이 혁신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변화되는 무기체계가 기존의 전쟁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기 1세대 전쟁은 근접적인 보병전이 주를 이루는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의 전장공간은 육지 또는 해상에서의 제한된 2차원 전투가 되었고 전쟁수단 역시 창, 칼, 방패, 활 등이나 말과 코끼리를 이용한 기병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2세대 전쟁과 3세대 전쟁에서는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무기체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전투공간이 확장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탱크, 항공기와 같은 유인 기동수단이 전투수단이 되었고 이들의 전력은 얼마나 대량살상이 가능한가에 따른 ‘전력지수(Power Factor)'가 전력의 척도가 되었습니다.                                                              (참조: 미래정보전(황금알))

그러나 최근 미국이 수행한 전투방식을 보면 기존의 전쟁방식(1, 2, 3세대)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적의 군대가 아군의 군대와 대치하여 맞서 싸우는 정규전 대신 게릴라식으로 자신의 실체를 감춘 채 공격하는 비정규전이 그것입니다. 또한 최근의 전쟁양상은 국가 간 전쟁보다 이념/종교 등 다른 신념을 가진 비국가 행위자들의 국제적 반란행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

물론 비정규전이 9.11 이후에만 존재하였다는 것은 아닙니다. 로마 공화정 말기, 검투사들이 이탈리아 본토에서 반란을 일으킨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이나 나폴레옹 전쟁 중, 스페인 반란전, 중공의 국공내전, 월남전 등 세대마다 비정규전은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비정규전이 부각되는 이유는 미국의 첨단군사기술의 절대적 우위를 갖춤에 따라 미국을 상대하는 쪽은 간접적인 전쟁수행 방식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3일 후, 알카에다는 이를 정식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들은 빈 라덴이 사살되었다 할지라도 미국과 동맹국들을 겨냥한 테러전은 계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전쟁양상에 4세대 전쟁, 즉 테러진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21세기는 전쟁수행의 밑바탕이 되는 민간의 지지를 겨냥하여 전쟁의 염증을 유발하는 테러전이 주를 이룰 것입니다.

한철희 기자(cp161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