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하며 피서?…혹서기 방수훈련 ‘일석이조’

폭염 극복 현장을 가다 <하> 함정 승조원 방수훈련·경계헌병 근무 여건 개선

 
해군8전단, 차디찬 물줄기 맞고 전투력 복원 손상통제
진기사 경계헌병들 무더위 속 임무 수행에만 전념하게
냉방기 설치한 이동식 부스·파라솔에 스프링클러도 설치
 
연이은 불볕더위로 군(軍) 야외 교육훈련에 비상이 걸렸다. 각군은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야외 교육훈련을 조정·통제하고 있다. 해군은 온도지수가 31도를 넘으면 일체의 야외훈련을 금지하고, 일일 6시간 이내로 활동을 제한한다. 그러나 덥다고, 춥다고 대비태세까지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법. 해군의 각 함정은 승조원들의 생존성과 전투력 복원 능력 배양을 위한 손상통제훈련의 하나인 소화방수훈련 및 평가를 혹서기에 집중 시행한다. 진해기지사령부(진기사) 헌병전대는 해군의 모항(母港)을 수호하는 경계헌병들의 근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온열손상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23일 해군 8전투훈련단 손상통제훈련장 내 방수훈련장에서 황도현함 장병들이 파이프 패칭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차디찬 물줄기 콸콸 ‘시원한 훈련’ 

 
“디젤기관실 순찰 결과 파공(破空) 및 해수·청수 라인 균열 발생!”

폭염이 기승을 부린 23일 오후 해군8전투훈련단(8전단) 손상통제훈련장 내 방수훈련장. 손상통제 평가를 수행 중인 해군2함대 유도탄고속함(PKG) 황도현함 승조원들이 함정 피격에 따른 방수절차에 돌입했다. 방수훈련은 적의 공격이나 암초 충돌로 선체 손상을 입었을 때 이를 신속히 수리함으로써 전투력을 복원하는 훈련이다.

신속대응팀(조사반)의 보고를 받은 함정 손상통제본부는 방수반원 배치를 명령했다. 방수반원들은 각종 도구를 챙겨 함정의 격실을 재현해 놓은 방수훈련장에 진입했다. 훈련장은 찢기고, 갈라지고, 구멍 난 곳에서 유입된 물로 바닥이 흥건했다.

방수반원들은 차디찬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손상 개소를 메우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파공을 메우는 대표적인 방법은 지주법이다. 금속의 피로·굴곡·팽창을 방지하기 위해 구조물의 측면, 하부, 상부에 기둥을 대는 방식이다. 손상된 갑판과 격벽을 지지하고, 침수를 막도록 임시 격벽을 설치하는 데 사용한다.

방수반원들은 손상 부위의 범위·크기·압력을 고려한 삼각지주법, 경첩식 보편, 철재 방수함, 철 지주법 등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물줄기를 막았다. 8전단 관찰관들은 규정과 절차에 의한 긴급조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방수반원들의 행동을 주시했다.

잠시 후. 방수반원들의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에 손상 부위가 메워지고, 허리까지 차오른 수위도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다.

 

손상통제 능력 확보 굵은 땀방울

그러나 방심은 금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각양각색의 파이프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평가는 파이프 패칭(Pathching)으로 전환됐다. 해수·청수 등을 운반하는 파이프 계통이 손상됐을 때 응급처치를 하는 방법이다.

황도현함 방수반원들은 파이프 파손 위치와 형태에 따라 연성(Soft) 패칭, 쥬브리(Jubilee)식 패칭, 고압 스트랩(High Pressure Strap)식 패칭, 플렉시블 파이프 커플링(Flexible Pipe Coupling) 패칭 등을 적용했다. 방수반원들의 일사불란한 동작에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던 물줄기가 잦아들었고, “방수반 배치 해제” 명령과 함께 평가가 종료됐다.

윤상민(소령) 황도현함장은 “살아남아야 싸울 수 있고, 싸워야 이길 수 있다. 함정 수리 기간이지만 승조원들의 생존능력과 전투력 복원 능력을 점검·향상하기 위해 손상통제 평가를 받았다”며 “무더운 날씨에도 함정 수리·정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평가를 원활히 수행한 승조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손상통제 능력은 함정 승조원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요소이며, 소화방수가 대표적인 훈련이다. 함정 승조원들은 소속 함대에서 1년에 최소 1회 이상 훈련을 시행해야 하며,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진해 지역에 배치된 함정은 8전단에서 훈련·평가를 진행한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23일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1정문에서 헌병전대 소속 장병들이 대형 그늘막과 에어컨이 설치된 환경에서 근무를 서고 있고, 정문 인근 도로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시원한 물줄기를 뿜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60도 넘나들던 지열 ‘뚝’…임무에만 전념

진해기지는 해군의 핵심 전력과 시설이 밀집된 곳으로 빈틈없는 방호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방호태세 확립의 주축인 경계헌병의 근무환경이 열악해졌다.

이에 김영수(대령) 헌병전대장과 이정재 주임원사를 비롯한 간부들이 머리를 맞대고 경계헌병이 임무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근무환경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헌병전대는 근무환경 개선책의 하나로 진해기지 1·3정문에 냉방기를 설치한 이동식 부스를 마련했다. 2인1조로 근무에 투입된 경계헌병들은 30분씩 교대로 이동식 부스에서 더위를 식힌다. 또 대형 파라솔을 지원해 뙤약볕과 자외선을 차단함으로써 피부 온열손상을 방지하고 있다.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진해기지 정문의 도로는 지열이 최고 60도를 넘는다. 헌병전대는 살인적인 지열을 낮추기 위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물을 지속적으로 뿌려줌으로써 지열을 최저 25도로 낮춘 것.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스박스를 보급해 근무자들이 언제든지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했으며, ‘또 다른 적’인 모기·날파리 등의 해충 접근을 막을 수 있는 목걸이형 퇴치기를 제공했다.

경계헌병 박기훈 상병은 “여름철 근무가 가장 꺼려지는 이유는 더위와 해충 때문인데, 이번 조치 덕분에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폭염이 지속되고 있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철통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헌병전대장은 “진해기지 정문 근무자들은 해군의 얼굴이자 수문장”이라며 “이들이 임무 완수에만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근무 여건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방일보 윤병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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