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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

적 잠수함을 얼게 만드는 미해군의 대잠작전 능력

미해군의 대잠작전능력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심상치 않다. 급기야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북극성'(KN-11)으로 추정되는 SLBM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480㎞를 날아가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앞서 필자는 북한의 미사일편 기사에서 북한의 SLBM이 향 후 가장 골치 아픈 존재가 되리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다 속은 천연의 스텔스지역이기 때문에 잠수함의 탐지가 매우 어렵고, 북한이 NLL을 넘어 우리 영해에서 SLBM을 발사한다면 이것은 악몽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우리 해군의 힘만으로 북한의 영해에서부터 북한의 잠수함을 막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한·미 공조가 필요하다. 오늘은 세계 최강 미 해군의 대잠능력에 대해서 알아보자.

 

북한의 SLBM 발사장면.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북한의 전략무기이다.

 

대잠전력
일단 미 해군의 최첨단 ‘이지스’ 함이 떠오른다. 사실 이지스 함은 대공방어에 초점을 둔 함정이지만 소나시스템을 통한 대잠능력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 알레이버크급 함정에 달린 견인소나의 유효 탐지거리가 상당히 길고 방대하기 때문에, 여기서 신호를 탐지하면 즉시 대잠헬기를 이륙시켜 적 잠수함의 대략적인 위치에 대잠장비를 투하해 범위를 좁혀나가고, 최종적으로 어뢰를 투하해서 잠수함을 격파하는 이른바 헌터 킬러 전술을 사용한다. 특히 알레이버크급 Flight ⅡA 모델(40척 건조)부터는 MH-60R 대잠헬기를 탑재하는데, 신형 다중모드 레이더인 AN/APS-153는 수면 어디에서 잠망경이 올라오는지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가공할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소노부이의 숫자는 8개로 증가해 대잠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대잠장비를 투하하는 MH-60R. 좁은 해역에서는 막강한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대잠초계기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P-3 ‘Orion’ 대잠기를 꼽을 수 있는데, 무려 700기 이상 만들어져 여러 나라로 수출 된 베스트셀러 대잠기이다. 소나시스템 뿐만 아니라  UYS-1 ASP(잠수함 음향분석 장치)등을 이용해 대잠능력이 대폭 향상되었고, 하푼 미사일을 탑재함으로써 대수상함 공격능력까지 있다. P-3의 후계기인 P-8 ‘Poseidon’ 대잠기는 737-800 계열의 제트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대잠기이다. 기존의 P-3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최고 속도의 증가를 들 수 있다. 터보프롭 항공기인 P-3에 비해 최고속도가 20% 향상된 P-8은 대잠작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의심 해역으로의 진출 시간이 단축되며, 속도가 빨라진 만큼 같은 시간에 훨씬 넓은 구역을 초계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또한 기체가 훨씬 대형화 되어 탐지 장비에서도 P-3와는 상당한 성능 차이가 있는 신형 장비들이 탑재되었고, 장시간 작전이 더욱 편리해졌다. 더욱이 최신형 연안탐지레이더를 장착해 우군의 전투기나 함선이 자체 탐지 정보 없이 P-8의 탐지 정보만으로도 SLAM-ER이나 하푼 미사일 등으로 적 수상함이나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대잠기 P-3C. 우리 해군도 운용중에 있다.

 

P-3C의 후계기 P-8 포세이돈. 막강한 성능의 대잠기이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이 흠.

 

대잠작전능력의 핵심, 공격원잠
하지만 무엇보다도 적 잠수함을 사냥할 수 있는 ‘헌터킬러’ 성격의 공격원잠이야 말로 대잠능력의 핵심이다. 미국은 LA급 공격원잠 45척, 시울프급 공격원잠 3척을 운용 중에 있고, 오하이오급 전략원잠 18척을 현재 공격원잠으로 개량하고 있다. 이 잠수함들은 모두 신형 고출력 원자로를 탑재하였고, 소음감소와 방진기술이 적용되어 정숙성이 매우 뛰어난 잠수함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최첨단 ELF(극 저주파)통신기술을 이용하여 깊은 심도에서도 안전하게 초계하며 통신이 가능해 적 잠수함에게는 사신과 같은 존재이다. 최근에는 링크 16이 도입되면서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져 운용이 더욱 편리해졌다. 특히 시울프급 공격원잠은 적의 전략원잠은 물론 적의 공격원잠이나 수상함 세력까지도 이른바 ‘청소’할 수 있게 설계된 궁극의 초고성능 공격원잠이다. 극도의 정숙성과 첨단 펌프제트추진기관, 최대잠항심도 1,000m, 30년 동안 연료교체가 필요 없는 등의 초고성능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잠수함기술을 단번에 구식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이들 공격원잠들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 운용능력이 있어 상당한 수준의 전략공격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진해항에 입항한 LA급 공격원잠. 북한의 SLBM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공격원잠이 우리 영해에서 작전 할 일이 많아질 듯싶다.

 

 

오하이오급 전략원잠. 현재 공격원잠으로 개수중에 있다.

 

 

미 해군의 시울프급 공격원잠. 최강의 공격원잠이나 예산문제로 3척만이 건조 되었다.

 

사실 공격원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기는 하다. 현대 해상전투에서 잠수함끼리의 전투는 단 한 번도 벌어진 일이 없으며, 따라서 공격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격침시킨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냉전에서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공격원잠이 적성국의 잠수함을 추적한 예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면 아마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것이다. 공격원잠의 주 임무는 적의 잠수함이 출항하는 그 순간부터 추적하여 감시하는 것이다. 자국의 영해에서는 대잠기들이 충분히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지만, 공해상에서 그 넓은 해역을 어떻게 수색할 것인가? 무제한 잠항능력을 가지고 있는 공격원잠을 이용해 적의 잠수함이 출항하는 그 순간부터 견제한다면, 적의 잠수함은 출항 자체를 포기할 수 도 있다. 이것이 바로 공격원잠의 무서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