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주관하는 '2016년 환태평양 훈련'(림팩·RIMPAC)이 지난 6월30일,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시작되어 8월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훈련에 참가한 다목적상륙함은 호주의 캔버라급 상륙함과 일본의 휴가 16DDH, 그리고 미국의 와스프급 LHD와 아메리카급 LPH이다. 이들은 항공모함과 같은 전통형 갑판을 갖추고 있어 경항모로도 전용될 가능성이 다분히 높은 함정들이다. 오늘은 경항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각국의 다목적 상륙함 및 헬기항모에 대해 알아보자.

 

주요국 다목적 상륙함

미국
와스프급(Wasp class) LHD(Landing Helicopter Dock)
미국은 역시 강습상륙함에 있어서도 다른 나라와 격이 다르다. 미국은 타라와급(Tarawa class) 상륙함을 와스프급 상륙함으로 교체했는데, 그 이유는 타라와급 상륙함에는 공기부양정(LCAC) 운용능력이 1척으로 매우 빈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스프급은 더욱 대형화된 선체에 3척의 공기부양정 운영이 가능한 상륙함으로 설계 되었다. 현재 총 7척이 운용중인데, 미 해병대의 초수평선 상륙작전(해안선에서의 가시 거리 및 레이더 탐지 범위 밖으로부터 발진되는 상륙 작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보통 40기 내외의 고정익 및 회전익 항공기를 탑재하며, 운용 상황에 따라 각 항공기의 구성을 달리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만재배수량은 40,000톤이 넘어 사실상 여타 운용국의 기준으로 보면 경항모도 아닌 중형 항모로 분류될 정도이다.

 

와스프급(Wasp class)  상륙함. 갑판에 줄지어 늘어선 헤리어기를 보면 웬만한 경항모보다 나을 듯하다.

 

➁ 아메리카급 LPH (Landing Platform Helicopter)
아메리카급 상륙함은 와스프급 8번함을 기초로 보다 대형화된 미국의 차세대 상륙함이다. 기존 와스프급과 비교해 만재배수량이 5,000톤가량 늘어난 45,000톤을 자랑하며, 파나마운하의 통과를 고려해 폭을 32.3m로 제한하였다. 무엇보다도 와스프급과의 결정적 차이는 웰 도크(Well Dock-상륙정이 상륙함을 출입할 수 있도록 물이 들어왔다 빠졌다 하는 공간)을 없앤 것이다. 즉, 전통적인 상륙함으로서의 기능 보다는 항공기(F-35B 및 대형헬기)발진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미 해병대의 초수평선 상륙작전에는 항공기에 의한 병력 및 물자 수송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항공기 운용 및 활용 능력을 강화하여 ‘상륙용 항모’로서의 기능에 집중한 것이다. 약 50여대의 항공기 운용능력이 있으며, 현재 1번함이 운용중이며, 향 후 4척이 더 건조될 예정이다.

 

와스프급보다 더욱 대형화된 아메리카급 상륙함. F-35B가 예정대로 배치된다면 이건 중형 항모나 다름없다.

 

영국

③ 오션 상륙함 (HMS Ocean L12)
영국은 예산부족으로 낡은 경항모를 상륙함으로 개조해 사용해왔으나, 상륙전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부족등의 문제점이 많았다. 결국 영국해군은 1998년, 상륙전용 상륙함인 오션 상륙함을 취역하게 된다. 하지만 오션은 웰 도크를 설치하지 않아서 전차나 공기부양정등의 상륙장비를 운용할 수 없고, 따라서 순수한 헬기탑재항모로써 사용되어지고 있다. 만재배수량은 21,000톤이고 함재기는 최대 18대를 탑재할 수 있다.

 

순수한 헬기탑재항모로 분류되는 오션급 상륙함. 하지만 18대의 항공기 운용능력은 인상적이다.

 

스페인

④ 후안 카를로스 1세(Juan CarlosⅠ)  상륙함
2010년에 취역한 스페인 해군의 강습상륙함 겸 경항모이다. 미국의 상륙함에 비해 작은 만재배수량 27,000톤급의 함정으로 기존 스페인의 경항모에 비하면 그래도 두 배나 커진 것이다. 1990년대부터 해외파병에 적극적으로 나선 스페인은 지중해에서 이탈리아와 함께 맹주로서의 역할을 자처했고, 이를 위해 경항모의 소유는 필수적이었다. 경항모로써는 수직이착륙기를 포함해 최대 30대의 항공기를 탑재해 운용할 수 있고, 상륙함으로 이용할 경우 최대 46대의 레오파드2 전차를 실을 수 있다.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1세 상륙함의 컨셉은 호주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호주는 후안 카를로스1세를 바탕으로 캔버라급 상륙함을 건조하게 된다.

 

유럽산 경항모개념을 받아들여 갑판에 스키점프대가 설치되어있다.

 

호주

⑤ 캔버라급(Canberra class) 상륙함
앞서 밝힌바와 같이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1세의 개념을 채택한 호주 해군은 후안 카를로스 1세함의 호주버전인 2척의 캔버라급을 운용하고 있다. 호주 역시 2000년대 들어 미국과 공조하는 해외파병규모와 횟수가 크게 늘고 있고, 또 유사시에 주변국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불안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므로 신속전개를 위한 상륙함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최대 18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캔버라급 상륙함은 현재 F-35B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사실 이미 호주가 차기 전투기로 F-35A의 도입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F-35B의 도입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후안 카를로스와 마찬가지로 호주의 캔버라급 역시 스키점프대가 설치되어있다.

 

캔버라함의 규모를 알 수 있는 단면도.


이탈리아

⑥ 산 조르지오급(San Giorgio class) 상륙함
이탈리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만재배수량 8천 톤급의 산 조르지오급 상륙함3척을 운용 중에 있다. 크기가 작은 관계로 헬기5대만이 운용 가능하지만, 의외로 지상 장비는 전차 30대까지 적재할 수 있어 반도국 이탈리아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즉, 자국 해안에 대한 신속한 병력 증원에 주안점을 둔 상륙함이라 할 수 있겠다. 1번함이 진수된 것이 벌써 1987년이므로 상당히 오래된 함선에 해당된다. 이탈리아 해군은 차기 상륙정 건조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어려운 이탈리아 경제여건으로 인해 건조계획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산 조르지오급 상륙함. 1번 함은 보시는 바와 같이 갑판 전면에 76mm 함포가 탑재되어있다.

 

일본

⑦ 16DDH, 22DDH
일본의 휴가(16DDH)는 상륙함으로 분류되지 않는 헬기 항모이다. 만재배수량 19,000톤으로 최대 11기의 헬기를 운용할 수 있으나, 갑판에 내열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유사시 F-35B와 같은 수직이착륙기를 운용할 수 있다. 더구나 휴가의 항공관제시스템은 회전익기 뿐만 아니라 고정익기 관제도 가능하다. 따라서 일본은 향 후 수직이착륙기의 운용을 강하게 염두하고 있는듯하다. 또한 이지스함과 같은 수직미사일 발사관 16문이 함미에 설치되어 있다. 휴가는 현재 2척이 운용 중에 있다.


 

RIM-162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이 휴가의 후미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되고 있다. 항모형태의 함선에 미사일 수직발사관이 설치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휴가를 더욱 확장시킨 이즈모급(22DDH)은 만재배수량 27,000톤의 경항모 사이즈를 자랑하고 있다. 14대정도의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고, 이전의 휴가급보다 갑판과 엘리베이터가 대형화 되어 경항모의 의심을 강하게 받는다. 일본정부는 이즈모급에 고정익 항공기 운용능력이 없다고 하지만 그걸 믿는 바보는 없다. 현재 1척이 운용 중에 있고, 1척이 진수완료를 한 상태이다.

 


 

한국

⑧ 독도급 LPD
한국 해병대는 미국에 이은 세계 제 2위 규모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동안 상륙함 전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또한 새로운 상륙전 개념인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헬기항공단과 공기부양 상륙정, 병력을 동시에 투사할 수 있는 대형의 다목적 헬기플랫폼이 필요하다. 독도급 LPD(Landing Platform Dock : 웰도크(Well Dock)를 갖춘 멀티플랫폼 형태의 상륙함)은 바로 이런 해병대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건조되었다. 독도함은 대대급 병력과 대형헬기 최대 8대, 중대급 기계화장비를 운송할 수 있는 만재배수량 18,800톤급의 대형 함이다. 또한 솔개급 공기부양정 2척을 적재하고 있어 해병대의 초수평선 상륙작전이 가능한 함이다. 갑판의 길이는 199m, 폭 31m의 평판형 구조로, 각각 선수와 선미에 20톤급의 적재능력을 갖는 2개의 대형 항공기용 엘리베이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수직이착륙기만 있다면 별다른 개조 없이 곧바로 경항공모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독도함의 아일랜드는 적극적인 스텔스설계가 적용되었으며, 국내에서 개발된 지휘통제시스템과 스마트레이더를 통해 400km 이상의 탐지거리와 1,000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독도함은 아군의 공중 및 해상감시체계와 연계하여 함대 부근의 전체적인 위협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2014년 8월 12일 2번함의 건조가 공식 승인되었다. 임시 함 명은 '마라도'. 2020년 까지 전력화가 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에 독도함에서 축적 된 운용데이터를 토대로 건조 될 것으로 보인다. 2번함까지 건조가 완성된다면 우리 해병대의 상륙능력은 배가 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서해와 동해 양쪽 해안에서 동시에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항공모함형태를 가지고 있는 독도함의 모습. 대형헬기 8대를 동시에 이착륙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초수평선 상륙작전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LHA, LPH, LPD?

강습상륙함을 분류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분류코드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LHA, LPH, LPD등이 대표적인데 이는 전문가나 해군관계자들도 자주 혼동하는 내용이다. LHALanding Helicopter Attack의 약자로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헬리콥터공격 상륙함이다. LPHLanding Transport Helicopter, 즉 헬기모함이 된다. LHDLanding Helicopter Dock, 즉 웰 도크가 설치된 헬기모함이라 번역된다.

LHALPDLPH의 장점만을 혼합한 개념으로 불리는데, 사실 이러한 분류법은 그야말로 분류하기 나름이다. 예를 들어 최신형 아메카급 상륙함은 미군에서 LHA로 분류되나 사실 LHA의 특징인 웰 도크가 없다. 아메리카급은 순수 항공기만을 위한 모함으로 분류되며, 영국은 이 배를 경항모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정규항모인 샤를 드골은 42,000톤의 만재배수량을 갖고 있지만 미국의 아메리카급 LHA45,000톤의 항공기만을 운용하는 함정이다. 이를 과연 항공모함이 아닌 상륙함으로 분류해야할까? 결론적으로 현재 LPH, LPD, LHA의 경계선은 무너진 지 오래 이고, 일부 국가의 경우 경항모라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강습상륙함(LHA)’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해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아무리 요리보고 저리 봐도 경항모인 일본의 16DDH22DDH헬기탑재 구축함의 분류코드인 DDH를 사용한다. 어디를 봐서 이것이 구축함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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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Trackback 0 :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