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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북한주민의 식량난을 해결할 무수단 미사일 발사비용

북한주민의 식량난을 해결할 무수단 미사일 발사비용

 

지난 22일,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또 발사했다. 앞서 4월 15일 첫 발사 이후 연거푸 실패하다 6번 째 만에 또 발사한 것이다. 아직 성공여부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무수단은 소형화된 탄두를 탑재하면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최대사정거리 4,000Km급의 위력적인 미사일이다. 한국, 일본을 넘어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식량난을 겪고 있지 않던가? 미사일 발사에 드는 비용이 한두 푼이 아닐 진데 어떻게 북한은 이렇게 미사일을 쏴대는 것일까? 혹, 미사일 발사비용을 북한주민을 위한 식량에 사용한다면 과연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태평양지역 미군 기지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비용
먼저 올해 들어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 일지를 정리해보자. 미사일과 방사포가 섞여있어 발사체로 규정했다.

 

 

북한은 지난 3월부터 무려 26발에 이르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특히 22일 발사한 두 번째 무수단 미사일은 일정부분 성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 당국이 두 번째 발사된 무수단 추정 미사일의 성공 여부를 정밀 분석중"이라며 "일단 400여 ㎞를 비행한 것으로 미뤄 다섯 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성능이 개선됐고 기술도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실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무수단 미사일 한 발의 가격은 얼마일까?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 NK는 지난 5월까지 네 차례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데 든 비용이 약 8천만 달러, 우리 돈 949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한 번 발사하는데 약 2천 만 달러가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에 두 발을 발사했으니 비용은 총 1억 2천만 달러. 그동안 개발비용이 1조원 들어간 것은 논외로 치자. 또한 대당 약 600만 달러인 스커드 미사일 2발과, 대당 1천만 달러인 노동 미사일 2발 가격까지 합하면 올해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 가격의 총 합은 1억 5천만 달러(1728억7천5백만원)다. 미사일에 비해 가격이 미미한(?) 방사포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북한의 식량사정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9일,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 정보·조기 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동아시아 담당관과 인터뷰한 내용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코슬렛 담당관은 “북한의 올해 식량부족량은 4년 만에 최대치에 달했다”며 “최근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배급량도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식량난이 예상했던 것 보다 심각해 북한의 올해 식량부족량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집계됐지만, 북한 당국이 확보한 식량은 부족분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가을 북한이 추수한 주요 곡물의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북한이 올해 외부지원이나 수입으로 충당해야 하는 식량부족량은 7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코슬렛 담당관은 “이런 규모는 2011년 이래 최대 규모이지만 북한이 확보한 식량은 2만3천 톤으로 부족분의 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식량이 부족하다보니 북한당국에서 공식적으로 배급하는 식량양도 대폭 줄어들었다. 코슬렛 담당관은 5월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춘궁기에 외부로부터 식량 지원의 수입이 없을 경우 북한의 식량부족사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슬렛 담당관은 “현재 수확이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수확량은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지난해 9월부터 날씨가 좋았고 올해 초 지난해와 달리 북한의 물 사정이 좋아져 수확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수확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수확중인 이모작 작물은 전체 곡물생산량의 10% 정도 밖에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코슬렛 담당관은 “북한이 7월부터 9월 사이에 식량부족현상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동안 북한의 식량난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 한 우리에게 이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로 다가온다. 무려 100만 톤에 가까운 식량이 당장 필요하다는 것 이다.

 

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북한 주민들. 이들의 식량배급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사일을 식량으로 계산해보자
일단 국제 곡물시장에서 옥수수의 가격을 알아보자. 옥수수는 비교적 저렴한 곡물이기 때문에 국제 식량기구에서 긴급지원곡물로 즐겨 사용되는 작물이다. 북한도 쌀과 함께 옥수수를 식량자원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6월 23일 현재 옥수수의 국제곡물가격은 톤당 154.72달러이다. 이를 단순계산으로 올해 북한이 발사체에 사용한 비용으로 나누어보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 대신 약 98만 2천 톤의 옥수수를 살 수 있다. 북한이 필요한 식량 부족분이 70만 톤이었으니, 이 수치대로라면 북한의 식량부족은 완벽히 해결되는 셈이다. 옥수수보다 다소 비싼 밀로 대체해 계산해 봐도 90만 톤이 넘고, 북한이 가장 필요요로 하는 쌀로 계산하면 가장 값 싼 태국산 장립종의 경우 35만 톤을 확보할 수 있다. 상당한 양의 식량이다. 이 수치를 계산하면서 필자는 심한 분노를 느낀다. 도대체 왜 주민이 식량난으로 고통 받는데, 김정은 정권은 미사일 발사만을 강행하는가? 바로 국민의 안녕 보다는 소수집단의 이익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니, 소수집단이 아닌 김정은을 위시한 극소수의 권력자들만의 권력 야욕이 다수의 북한주민들을 참담한 현실로 내몰고 있다. 미사일 발사의 목적이 그 어떤 정치적 외교적 이유가 있다 할지라도, 국민이 고통 받으면 그런 명분 따위는 개나 줘버려야 할 하찮은 것이 된다. 리더의 조건이란, 아랫사람들의 고통을 몸소 겪으며, 그 어려움을 타개해주기 위해 자기희생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의 조건이다. 오직 한 사람의 안위와 사치를 위해 나머지 2천 8백만이 희생하는 나라. 바로 북한의 극악한 현실이다. 오늘 필자가 계산한 이 단순하고도 어리석은 계산 방식을 북한 주민이 봤으면 하는 작은 희망이 있다.

 

지난 3년간의 김정은 변천사. 주민들은 야위어가는 반면 날로 비대해지고 있다.

 

 

<글,사진 : 이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