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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저널 인터뷰] 깊은 울림을 주는 배우, 진구

“연평해전을 알리고 싶은 사명감에 영화에 참여했습니다”
깊은 울림을 주는 배우, 진구

 

 


“항상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설렙니다.”
2003년, 진구는 큰 인기를 모았던 SBS 드라마 ‘올인’으로 데뷔했다. 벌써 데뷔한지 14년차가 됐지만 그동안 만났던 작품들은 사실 모두 그에게 첫 작품이나 다름없다. 단 한 번도 같은 연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진구는 데뷔작이었던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을 맡으면서 처음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하루에도 수백 통씩 선물과 편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기는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인기도 거품이라는 사실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다시 주목을 받기 전까지 오랜 시간을 무명처럼 지내야 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이 배우 진구에게는 자양분이 됐다. 인기에 연연하기 보다는 항상 겸손한 자제로 연기를 하는 진짜 배우가 됐기 때문이다.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


“처음에 저를 본 많은 분들이 좋은 눈을 가졌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편한 듯 편하지 않은 듯한 외모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아마 그 덕분에 많은 감정들을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고요. 폭 넓은 역할을 맡을 수 있어서 많이들 기억을 해 주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드라마로 데뷔했지만 그동안 배우 진구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곳은 영화였다. 그의 말대로 진구는 수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어떤 역할을 맡든 그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특히 그의 깊은 눈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관객들의 뇌리에는 진구의 연기가 깊이 각인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의 진정성이 유독 빛났던 작품이 바로 ‘연평해전’ 이었다.

 

제2연평해전의 영웅, 한상국 상사가 되다

“전사하신 고(故) 한상국 상사님과 유가족들에게 최대한 누를 끼치지 않고, 좋은 사람이었던 한상국 상사님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15년 6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울린 영화 ‘연평해전’에서 진구는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 조타장이었던 한상국 상사를 연기했다. 사실 연평해전에 출연해서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실화에서 오는 깊은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남모를 죄책감이 있었다.
해군 헌병대에서 복무했던 진구는 제2연평해전이 발발하기 며칠 전 전역을 한 것이었다. 전역 후 진구 역시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 빠져들었고, 제2연평해전에 대해서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자신과 정말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던 일인데 남 일처럼 지나친 것이 죄송했던 진구는 연평해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한상국 상사를 연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상국 상사는 대원들에게 항상 힘이 되는 큰 산 같은 존재였고, 제2연평해전 당시 조타장으로서 대원들을 지키고자 마지막까지도 조타키를 놓지 않았던 참 군인이었다. 그런 인물이었기에 진구는 자신이 한상국 상사를 연기한다는 것에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고(故) 한상국 상사 아내 김한나 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서 진구의 연기를 보면서 남편인 한상국 상사와 말투, 성격, 감성까지도 쏙 빼닮은 것 같다며 남편의 명예를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 적이 있다. 진구 덕분에 많은 국민들은 한상국 상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의 열기보다 더 뜨거웠던 그들의 이야기를 가슴에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연평해전은 전 국민이 잊지 말아야 할 가슴 아픈 사건이었습니다. 그 사건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사명감이 들었고, 그 사건의 주인공으로 참여하게 된 점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크나큰 영광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번엔 태양의 후예가 되다


연평해전에서 고(故) 한상국 상사를 연기했던 진구, 이번에는 육군 특전사 대원으로 변신했다. 진구가 맡은 서대영 상사는 특전사 알파팀 부팀장으로서 강인한 군인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사랑 앞에서는 한 없이 부드러운 남자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송중기와의 브로맨스까지 더해지면서 진구의 인기 역시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진구는 서대영 상사를 연기하기 위해서 특히 자세에 신경썼다. 항상 군인답게 각이 잡힌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또한 최강 특전사로서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드라마 제작 전 2개월 동안 무술연습에 매진했고, 특전사 훈련장을 직접 찾아가서 레펠 등 여러 훈련을 받았다. 드라마 촬영을 했을 때가 여름이라 무엇보다도 더운 날씨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진구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고생한 덕분에
시청자들의 눈은 즐겁다. 게다가 고생을 한 만큼 큰 사랑이라는 보답을 받고 있지 않은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약 6개월 동안 많은 배우와 스텝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그 보답을 넘치게 받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새로운 진구를 준비하다

과연 다음 작품에서 배우 진구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고(故) 한상국 상사와 서대영 상사를 통해서 참 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진구는 지금 영화 ‘원라인’을 촬영 중이다. 임시완,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 등과 함께 출연하는 이 영화는 대출사기를 하는 사기꾼일당들의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인데, 진구가 맡은 역할은 바로 사기꾼 역할이다. 최근에 맡았던 역할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어떻게 진구만의 모습으로 연기할 지 기대가 된다.
지난 14년 동안 오로지 연기만을 하면서 진구는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좌절의 순간도 많았던 연기 인생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며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었다. 앞으로 항상 건강하고 좋은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배우 진구. 그가 끝으로 국군 장병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무엇이든지 참고 견뎌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입니다.”

 

글 유윤경 국방FM 작가 _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