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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강한군대 현장을 가다] 시누크·코브라 헬기 동원'도하 속전속결'

육군3야전군 공병단 - 리본부교 궁중수송훈련

 

물보라가 일었다. 아니, 파도였다. 하늘은 푸르건만 물줄기가 쏟아졌다. 고요하던 북한강 일대는 시누크(CH-47) 헬기의 굉음으로 요동쳤다. 시누크가 조심스레 하강하며 매달고 온 교량가설단정을 강 위에 내려놓았다. 경계작전을 펼치던 3명의 정찰대원들이 3인용 정찰단정(고무보트)을 이용해 교량가설단정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물결은 방해가 되지 않았다. 시누크가 남긴 잔풍도 그들의 임무수행 의지를 막지 못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 진행된 강변의 도하작전. 지난 28일 육군3야전군사령부 공병단이 북한강 일대에서 시행한 ‘리본부교 수송 작전’이었다.

 

공병부대 중심으로 타 병과와 협동작전 '큰 성과'

강 위에서 '5교절문교' 완성···전차 육지 이동 완벽

 

 

육군3야전군사령부 공병단 장병들이 지난 28일 진행된 ‘리본부교 공중 수송 훈련’ 중 3인용 정찰단정과 강가에서 대기하며 시누크 헬기의 교량가설단정 진수를 기다리고 있다. 이경원 기자

 

●시누크 및 코브라 헬기까지 동원 공중수송작전
 날은 더웠지만 훈련 열기는 더 뜨거웠다. 북한강의 시원한 강바람도 무더위에 열풍으로 변했다. 하지만 한낮의 따가운 햇살보다 더 뜨거운 것은 실전과 같은 현장 분위기였다. 시누크와 아파치, 500MD 등 항공자산과 K1A1 전차까지 동원한 입체적 훈련은 한여름 무더위를 무색하게 했다. 더위에 고갈된 몸과 정신에도 잠시 눈 돌릴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훈련은 주 기동로가 단절돼 차량 도하가 제한되는 전장상황을 가정했다. 항공수송자산을 이용해 빠르게 궤도차량을 도하시킬 수 있는 문교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한 전차 도하작전을 재현했다. 아군이 확보한 공격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초 작전이었다. 부대 관계자는 “그동안 부대 자체로 진행하는 도하훈련은 많이 했지만 이렇듯 항공자산을 이용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단순한 도하훈련이 아니라 공병부대가 중심이 돼서 타 병과와 상호 협동하며 실질적인 훈련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훈련은 약 10㎞ 떨어진 거리에서 거대한 시누크가 정찰대원을 수송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이후 시누크는 단절된 육상기동로를 극복하기 위해 교량가설단정과 내부교절, 진입교절을 강으로 운반했다. 시누크가 기동하는 동안 코브라 헬기와 500MD가 멀리서 함께 움직이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태를 대비했다. 이른바 안전 확보다. 훈련 통제관으로 참가한 육군항공작전사령부 관계자는 “500MD가 정찰과 지휘를 하는 동안 아파치 헬기는 시누크의 엄호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병단 장병들이 공중 수송으로 완성된 ‘5교절문교’에 K1A1 전차가 탑재되자 문교 진입교절의 진입판을 정리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5교절문교’ 완성되자 K1A1전차 탑재
 시누크 헬기의 바람은 거셌다. 구조물 진수를 위해 물 위로 내려앉을수록 물결이 커졌다. 프로펠러 바람으로 이는 물보라가 장관이었다. 내부교절을 내려놓는 과정은 생각보다 경쾌했다. 육중한 철제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고무보트를 내려 놓는 듯했다. 시누크가 처음으로 진수한 가설단정을 정찰단정을 이용해 확보하는 과정도 이채로웠다. 가설단정이 위치한 약 150m를 거리를 노를 이용해 기동했다.
 훈련에 참가한 신바다(중사) 교량가설단정 운용관은 “헬기 바람에 자칫 정찰단정이 날아가거나 빨라진 유속으로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수한 내부교절은 가설단정으로 인양했다. 인양된 각 교절은 강 위에서 신속하게 조립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3개의 내부교절과 2개의 진입교절로 구성된 ‘5교절문교’가 완성됐다. 완성된 문교는 전차 수송을 위해 다시 가설단정의 동력을 이용해 강가로 이동했다. 강물 위에서 진행하는 훈련임에도 그 흐름은 막힘이 없었다. 이제까지 수없이 반복 숙달해온 훈련으로 북한강의 강물처럼 자연스러웠다. 육중한 구조물을 물 위에서 운용했지만 교량구축대원들의 모든 동작은 어긋남이 없었다.
 탑재 준비가 완료되자 강변 한쪽에서 대기하던 K1A1 전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K1A1전차는 굉음을 내며 문교 위로 올라섰다. 문교는 가상의 후방 포병부대의 호위 속에 전차와 함께 강물을 헤치고 나아갔다. 성공적 임무 완수였다. 부대 관계자는 “항공자산을 활용한 도하 훈련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이라는 점에서 뜻깊었다”며 “오늘 습득한 노하우는 완성된 부교 일부가 적의 공격으로 훼손됐을 때 이를 복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교 도하작전 성공 후 공병단 장병들이 상륙을 위해 돌진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