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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육상무기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친해지기]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④

[이세환 기자의 밀리터리 친해지기]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④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①편 '1차 세계대전과 특수부대의 총기' 읽기 : http://demaclub.tistory.com/2425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②편 '2차 세계대전과 특수부대의 총기' 읽기 : http://demaclub.tistory.com/2437

지난 특수부대 총기 발달사 ③편 '베트남전과 특수부대의 총기(1)' 읽기 : http://demaclub.tistory.com/2449

 

베트남전과 특수부대의 총기(2)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SMG의 한계가 들어나기 시작했다. M-16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자 SMG는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로 취급받기 시작했고, 아무리 단시간 안에 화력을 퍼붓는다고 해도 권총탄을 쓰는 만큼 정글에서의 위력부족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M-16 역시 기존의 M-14보다는 짧아졌지만 여전히 1m가까이 되는 길이는 정글에서 휘두르기 불편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M-16을 짧게 줄여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사실 이미 그런 총이 있었다. M-16을 생산하던 미국의 콜트사는 이미 여러 종류의 M-16 변형들을 판매하고 있었고, 그 중 M-607 SMG라는 단축 모델이 존재했던 것이다. 전체 길이가 73cm에 불과한데다가 신축식 개머리판을 접으면 66cm까지 길이가 줄어들었고, M-16에 쓰이는 5.56mm 탄을 그대로 쓸 수 있어 기관단총의 위력부족을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M-6071966년에 미 육군에서 상당량을 구입해가기에 이른다.

 

 

 

M-607의 모습. 총의 전체적 크기에 비해 대형의 소염기가 달려있는데, 짧아진 총신에서 나오는 지나친 화염과 총성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이다. 대형소염기의 컨셉은 XM-77E1/E2에서도 이어진다. (사진제공:필자)

 

 

M-607은 실전에서 테스트를 거치면서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되었고, 이런 문제점들을 개량하기위해 등장한 것이 1967년에 등장한 XM-177E1/E2이다. E2는 유탄발사기 장착문제로 인해 E1을 약 3.8cm 늘린 모델이고, 베트남의 특수부대들에게 가장 널리 쓰인 주력화기이다. XM-177E2는 작고 편하다는 이유로 정규군의 장교나 부사관들도 많이 사용했다. XM-177E2는 여러 개량을 거쳐 현재 미군이 주력으로 쓰고 있는 M-4로 진화하게 된다.

 

 베트남전 특수부대의 상징 XM-177E1/E2. 사진은 E1 모델이다. 한눈에 봐도 M-16에 비해 현격히 짧아진 느낌이 있다. (사진제공:필자)

 

 

이제 문제가 하나하나 해결되어가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수작전에서 강력한 화력지원은 필수적이었지만, 30발들이 탄창을 쓴다 하더라도 XM-177E2로는 충분한 제압효과를 발휘하기는 힘들었다. 이왕이면 기관총도 좀 더 작고 가벼운 것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베트남전에서 기관총이라면 누가 뭐래도 M-60. 하지만 M-60은 길이가 110.5cm에 무게만 해도 10kg이 훌쩍 넘었다. 더구나 사용하는 탄약 역시 M-16용의 5.56mm가 아닌 7.62mm탄을 쓰던 관계로 탄약의 무게마저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 네이비 씰 등의 미군 특수부대들은 적에게서 노획한 RPD를 사용했다. 같은 7.62mm라도 RPD에 쓰이는 탄은 좀 더 가벼웠고, 총 자체의 무게도 M-60에 비해 1kg 이상 가벼웠으며, 쇠톱으로 총신을 잘라 쓰면 정글에서 휘두르기도 적당했다. 하지만 노획 장비는 어디까지나 노획 장비. 안정된 탄약 공급도 불가능할뿐더러 고장이 나면 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10Kg이 넘는 총을 특수작전에서 영화처럼 다룬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히트 앤 런 식의 작전에서 총기의 무게는 그것을 다루는 특수대원의 체력을 심하게 갉아먹는 (비록 일당백의 특수부대원이라 할지라도)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용 탄이 소총과 상이하면 2중으로 급탄을 해야 하는 곤란함 마저 생긴다. 사진은 M-60을 한손으로 난사 중이신 소싯적의 아놀드 전 주지사. M-60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람보와 코만도라면 당신은 올드보이. (사진제공 : 필자)

 

 

 

 

 

베트남 전쟁 당시 네이비씰팀의 한 컷. 왼쪽의 대원은 총신을 잘라 짧게 만든 RPD를 휴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미군은 노획장비를 즐겨 썻다.

(사진제공 : 필자)

 

 

이런 이유로 네이비씰은 M-16을 개발한 유진 스토너에게 5.56mm 탄을 쓰는 기관총을 주문했고, 그 결과 Mk23이 개발되었다. Mk23은 원래 소총에서 경기관총까지 다양한 무기를 부품교체만으로 간단히 변형시킬 수 있는 M-63이라는 시스템 웨폰(System Weapon)을 개량한 물건이었다. 5.56mm탄을 마치 M-60같은 기관총처럼 탄띠로 연속 사격할 수 있는 Mk23M-16등에 비해 화력은 압도적으로 강력하면서도 M-60에 비해 무게가 2/3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벼운 제압화기를 원하는 네이비씰에게 이상적인 무기였다. 100발의 탄띠를 장착, 막강한 화력을 발휘하면서도 반동이 낮아 다루기 쉬웠던 Mk23의 등장으로 네이비씰은 베트콩과의 전투에서 막강한 화력의 우위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Mk23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정비를 게을리 하면 비교적 고장이 잦았고, 일부에서는 관통력이 약한 5.56mm탄을 지원화기로 쓰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어서 결국 베트남전 이후에는 쓰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역사는 돌고 도는 법. 5.56mm 경기관총의 컨셉을 주목하던 벨기에의 총기회사 FN은 걸작 MINIMI를 내놓게 되고, MINIMI는 다시 M-249라는 제식 명칭으로 1982년 미군에 채용된다.

 

 

 

 

 

 

 

 

 

 

 

 

 

 

 

 

 

 

 

 

 

 

 

 

 

 

Mk23을 들고 작전 중인 네이비 씰 대원. 베트남전에서 네이비 씰은 특히 베트콩과의 게릴라전에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진제공:필자)

 

 

 

 

  

M-249를 사격중인 미국 101공수부대원. 5.56mm 경기관총 개념은 결국 돌고 돌아 미군에게서 안착된다. (사진제공 : 필자)